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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間/향기로운 시와 소설

그리워하는 누군가에게 만년필을 들고 편지를 써야겠다 :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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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이란 제목의 책을 알게 된 것은 1년이 되어간다. 세븐툴즈에 올라 온 목록에서 처음보았다. 제목이 주는 새로운 느낌에 바로 위시리스트에 올려놓았다. 이런 저런 사유로 읽기를 미루다가 '가제본'이라는 말에 미루던 읽기를 위하여 신청하였다. 한참(?)을 기다리다 책이 도착하였다. 가제본은 아니고 판매본과 구판이 함꼐 도착하였다.

'2010년 책을 읽는 방법'이라 다소 유치한(?) 방법으로 책읽기를 한정하였다. 매달 소설 1권 이상을 포함한다는 한정이 이 책을 선택하는데 주요하게 작용했을 수도 있다. 편지 형식의 책이라 낯이 설어서 처음에는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았다. 그 이후에는 책장이 넘어가는 속도는 좋았다. 잔잔하게 진행되는 이야기라 약간은 지루하게 느껴진다.
- 매달 1권이상은 여행기와 관련된 책, 1권 이상의 소설책을 포함한다. 편향된 독서에서 벗어나야한다.
- 가능하면 읽었던 책을 1권정도 다시 읽는다. 사고의 변화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보고싶다. 두번 읽어도 같은 생각인가? 그렇다면 독서의 방법에 문제가 있을 것이다.
- 읽은 책의 80%는 리뷰를 작성한다. 맘에 들지 않는 책일수록 필히 작성한다. 왜? 그러한 생각을 했는지를 다시 돌아본다.
- 구매한 책의 60% 이상을 읽지 않으면 다음 달 책 구매는 하지않는다. 책만 구매하는 습관을 버리고 보고 싶은 책이 있다면 구매한 책을 읽어라.
소설이라고 지칭되는 것을 언제 읽어보았는지 찾아보았다. 작년 11월에 <책이 되어버린 남자>가 최근이다. 그 이전은 김연수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이다. 하지만 모두들 좋다는 책이지만 나는 보는 관점이 달라서인지 감흥이 나질 않았다. 그래도 6월에 읽은 <더 리더>는 참 재미있게 읽었다. 주기를 보니 3~4개월에 소설을  한 권 정도를 읽고 있었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매달 1권씩 읽기를 정한 것이다.

왜 이렇게 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이유는 익숙해지지 않은 나의 소설읽기 때문에 이 책의 감흥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닐런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기도 먹어 본 놈이 잘 먹는다'고 소설과 고전에 무심했던 나 자신에게 문제를 돌리고 싶다.

서간집으로 기억이 나는 것은 노신(? 나는 뤼신을 이렇게 부르고 싶다)의 편지를 모아놓은 서간집을 본 것이 마지막이다. 지금은 이메일, 지금은 그것도 길어 문자나 메신저로 편지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하지만 누군가를 생각하며 편지를 쓰고 지우고 또 쓰고 한 기억이 있다면 편지로 주고 받는 이 책에 대하여 관심을 가질 수 있다.

사람이 사람을 그리워하며 또한 그를 생각하며 글을 적고 공유한다는 것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서로의 공감을 바로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배달되고 답장 올때까지의 셀레임은 다른 어떤 것보다 크다. 내가 이 책을 보면서 느낀 점은 건지섬에서 주고 받은 편지에 대한 잔잔함과 셀레임보다 내가 그러한 셀레임과 그리움을 잊고 살았다는 것에 한 방에 먹었다. 바쁘다는, 삶에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나를 버리고 잊고 있었다.

그리워하는 누군가에게 만편필을 들고 편지를 써야겠다.
그리고 그이에게서 답장이 오기를 기다리는 셀레임을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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