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로 산 자가 이득을 취한다 ... 개뿔

2010.05.20 17:02 行間/돈 안되는 정치
 
내일 초파일이다. 다른 말로 부처님 생일이다. 누가 종교가 뭐냐고 물으면 모친이 절에 다니신다고 말한다. 절에 다니기는 하지만 종교가 있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명절(설날, 추석)과 초파일은 절에 간다. 그곳에 모친과 부친을 모셔두었기 떄문이다. 내 종교를 말하려 장황하게 설명한 것은 아니다. 이렇게 일년에 3번은 절에 간다. 절이름은 공개하기 어렵지만 검색신공을 사용하면 어딘지 충분히 알 수 있다.

절은 예전부터 내려온 절이 아니라 돌아가신 큰스님이 불사를 일으킨 절이다. 비닐법당에서 시작해서 대웅전과 관음전 그리고 큰 건물을 까지 둔 제법 모양새가 갖춘 절이 되었다. 스님들에게는 개척교회의 목사와 마찬가지로 불사를 일으키는 것이 좀 더 부처님에게 큰 공양을 한다고 믿는 경향이 있나보다. 신도들도 많아지고 큰스님을 따르는 여러 부류(?)들도 생기고 신도회다 뭐다 많아지게 되었다. 문제는 7~8년전 큰스님이 열반하신 다음에 시작된다.

큰스님을 따른던 여러 부류들의 이권싸움이 시작되었다. 서로 우리가 큰스님의 적통이니 우리가 주지를 하여야 한다며 각목과 머리 짧은 이들이 동원되어 절이 멍멍이판이 되었다. 남아있던 중(? 이렇게 불고 싶다)들과 신도회라는 이상한 이름의 온갖 집단들이 서로 싸우며 절은 요상한 상태가 되었다. 하지만 절도 먹고 살아야 하기에 정리가 안된 상태에서도 신도들을 모아야 했으며 그래야 몇 푼이라도 불전을 거두어 드렸다.

제대로 된 주지가 있지않으니 강연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는 돌아가신 큰스님의 비디오를 틀어 대신 하는 것이었다. 한두번은 정리를 필요한 시기이니 참았지만 요즈음까지 이 같은 작태를 하고 있다. 돌아가신 큰스님을 너무 팔아 먹고 사는 인간 군상들이 너무 많다.

나는 이런 멍멍이 같은 경우가 어디있냐고 매번 푸념을 했다. 하지만 절을 옮기지 못하고 있다. 절에 모신 부모님들을 어디로 옮겨야할지 쉽사리 정하지 못하였고 또 그간 돌아가신 큰스님과의 정도 있는데 어찌 무 짜르듯이 옮기겠냐는 약간의 미안한 감정도 있다. 이 모든것이 내가 결단력이 없고 좋은게 좋다는 식의 행동방식때문이다. 추석에는 절을 옮겨야겠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떠오른 것은 요즈음 트위터를 보면 위에서 말한대로 죽은자를 팔아 산자들이 먹고 사는 형국이 똑같아 보인다. 모두들 같은 사진으로 도배를 하고 지방선거에 나온 이들은 서로 죽은 이의 적자라고 말한다. 한데 웃기는 것은 서로 적자라고 하면서 당은 다르다. 하기야 우리나라 정당이란 이념으로 모인 곳이 아니라 이익으로 모인 이익집단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익이 되면 서로 당을 만들고 이익이 다르면 따로 당을 만들고 이념이나 강령은 어디에서고 찾아볼 수가 없다.

죽은 자를 팔아 내가 이득을 취한다면 과연 그것이 죽은 자의 뜻일까? 절집의 이득에 눈이 멀어 서로 적통이라 말하는 것이 꼭 산중에서만 일어니는 것이 아님을 보니 서글프다 못해 측은한 생각이 든다.

공명의 경우에도 죽은 자신을 이용하여 산 자들의 목숨을 구한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죽은 자의 이름으로 계승이라는 명목으로 내 뱃속을 차리는 것은 아닐런지 궁금하다. 그렇게라도 산 자에게 도움이 된다면 죽은 자는 좋아할까? 개뿔.


2009-05-20 
보고 듣고 느낀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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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욕지꺼리를 할 게 있다는 것이 얼마나 정신적인 면에서 신나는(?) 일인지 모릅니다. 아무 불만도 없고 잘못된 것도 없고 바꿀 것도 없는 무릉도원에 산다면 아마도 제 스스로 권태에 겨워 자살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오늘 우리나라는 욕할 것도 많고 바꿔야할 것도 많고 싸워야할 것도 많은 어찌보면 축복받은 시기가 아닐런지요?
    천안함, 언론장악, 대일 대미외교, 비리 안하무인격인 정치인과 관료들. 술 한 잔 마시면서 안주 안시켜도 씹을 게 지천에 널린 아주 행복한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스트레스를 즐겨 활력소로 삼으시길 바랍니다.
    • 불평안하고 살아보기를 해보려 했는데 너무 힘들군요.
      그래서 김명인의 새로운 영화가 더 보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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