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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間

독서공동체 문화를 복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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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다문화주의에 관한 우리의 편견이 인종주의 내지는 신인종주의 근간이 있다는 내용의 포스트를 작성했다. 얼마전 (3월 발행이니 얼마전이 아니라 한참전이라 해야겠다) 보았던 <기획회의>의 다문화사회와 출판에 관한 연재 생각나 찾아보게 되었다.

그러나 또 삼천포(삼천포에서 나쁜 의미니 쓰지말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다른 말이 생각나지 않아 그대로 쓴다.)로 빠졌다. 대부분의 잡지(신문도 마찬가지다)를 목차를 보고 뒤에서 습관에 맨 뒤의 발행의 말을 보았다. 그때는 무심코 남긴 이야기가 지금은 맘에 와닿는다. 늘 뒷북이다.

발행인은 마쓰오카 세이고를 빌어 우리에게 이야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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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저자가 무엇인가를 쓰고, 편집자가 책을 만들고, 그 책이 서점에 진열되고, 독자가 책을 구입해서 읽는 과정에 공통적으로 ‘의미의 작용’이 흐르게 되며 책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는 이른바 ‘의미의 시장’이 확립되어 있다고 말한다. 이 의미의 시장은 출판사, 인쇄소, 출판물류회사, 서점이라는 영역을 뛰어넘어 아이들이 왁자지껄하게 떠들 수 있는 ‘장소’라는 ‘이해의 커뮤니티’가 확립되어 있어야 제대로 작동한다.

그래서 마쓰오카는 북클럽 같은 독서 공동체의 복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일본에서 공동체가 발달하지 못하는 이유로 사회경제적인 이유 외에 세 가지가 있다고 봤다.

첫째, 커뮤니티와 의미의 시장이 도막도막 단절되었다는 것이다. 활기 넘치는 지역 도서관이나 대형서점이 있다 해도 의미의 시장과 연결되어 있지 못하다고 말한다.

둘째, 책은 혼자서 읽는 것이라고 단정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서양에서는 어린이 교육의 중심을 ‘다독’과 ‘토의’에 두는데 일본에서는 독서체험을 개인의 수면이나 휴식처럼 여기고 있어 ‘북 코뮌’이 성립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이런 리터러시 교육과 함께 ‘공독共讀’의 새로운 재미를 먼저 느껴야 한다고 했다.

셋째, 책을 추천하는 구조가 발달되어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에도 시대에는 인연이 강조되고, 취향을 공유하기 위해서 다양한 표현문화를 추천하곤 했는데 어느 순간 그런 문화가 쇠퇴해버렸다는 것이다.

한국사회라고 다르겠는가. 출판인들은 사재기를 통해서라도 베스트셀러를 만들어 부를 축적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그런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책의 가치에 대한 생각은 조금도 없어 보인다. 공교육시스템은 아이들을 하루에 16시간이나 형틀에 묶어놓고 단순 암기만을 강요하고 있다.

이런 망국 현실은 하루빨리 개선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해의 커뮤니티라는 공간이 절실하다. 현 단계에서 그 장소로는 학교도서관만한 것이 없다. 우리나라 학교도서관의 형식적인 설치율은 세계적 수준이라지만 실제 운영수준은 밑바닥을 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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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정보화도서관

동대문정보화도서관

발행인은 학교도서관이 제 역할을 해야 독서공동체가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초등학교 도서관은 그나마 아직까지는 희망이 있다. 적어도 아이들이 시험공부를 하러 도서관에 가지 않기 떄문이다. 학교나 일반 도서관의 칸막이 열람실을 없애야 하고 (동대문구 정보화도서관은 일반열람실을 없애고 운영하고 있다. 다른 도서관도 변했는지 모를 일이다. 한데 아마도... 부정적이다.) 도서실은 조용히라는 선입견을 어린아이들에게 심어 주어서는 안된다고 하는 것이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발행인은 학교도서실이 독서공동체를 복원하는 첨병이라 말하지만 (물론 그 의견에는 공감한다) 도서관이 그에 못지않는 역할을 담당때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꼭 도서관만이 아니라 대형서점이 아닌 작은 책방도 그 공동체 복원에 지대한 힘이 되지 않을까? 내가 바라는 미래의 작은 책방에서 말했지만 소통하고 전문적인 책방이 많이 존재해야 한다.


덧붙임_
제목은 기획회의 268호 발행인(한기호)의 말의 제목을 그대로 빌어 왔다.

덧붙임_둘
잡지의 내용을 옮겨적다가 검색신공을 발휘하여 구글리더에 공유해놓은 글로 타이핑을 대신했다.

덧붙임_셋
도서관에 관하여 적은 몇 가지 단상들.

찾은 책을 대출하지 않고 도서관 안의 열람실에 두고 볼 수도 있다. 영국이라는 곳은 멋진 나라다. 도서관이 아닌 독서실인 한국에서는 불가능하다. 이민가고 싶어진다. 한국은 국제경쟁력이 있을까?

일반 열람실 없고 '정숙' 푯말도 없네?
사람들이 도서관을 가기 꺼리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가봐야 볼만한 신간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도서관은 신간을 언론사로 배포하는 서비스 업체 ‘여산통신’과 계약해 책을 구입한다. 신간이 1주일 안에 도착하는 ‘원-위크(one week) 시스템’이다.
왜 이곳만 이렇게 운영이 되는 것일까? 답은 ‘운영 주체’에 있다.
이우정 관장은 “도서관에서는 도란도란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 라고 말했다. 왜 도서관이 "정숙"만을 강요하는지 의문이었다. 도서관은 독서실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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