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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間/육아育兒는 육아育我

책으로 집을 지은 악어 : 비틀어 보는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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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것도 없는 악어가 있다. 수줍고 말도 더듬고 돈도 없어 무허가 건물에 살고 있다. 이런 악어가 책을 좋아한다. 취미가 책 모으기다. (왜 취미가 책 모으기일까? 하기야 모으다 보면 읽기 마련이니... 악어처럼.)
책을 모으다 보니 많이 읽었다. (책은 보기 위해 사는 게 아니라 산 책 중에 읽는 것이다.)

 

 

그 마을 사람도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우리 마을 사람들도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른들은 돈 번다고, 아이들은 노느라고 정신이 없다.
책에 묻혀 사는 악어를 보고 모두 손가락질하며 말한다. "말도 제대로 못하는 악어가 책을 본다니.. 정말 웃기는군." (어디나 비슷한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틀리다고 말한다.)

 

마을 사람은 보기 싫은 책이 있으면 전부 악어 아저씨네 마당에 던졌다. (그래도 악어 마을 사람은 버릴 책을 있으니 현실의 우리 마을보다 좋은 마을이다.)
책을 좋아하는 악어는 너무 좋아한다. 점점 더 책이 많아지니 악어는 배도 고프지 않고 심심하지도 않았다. "책이랑 결혼하고 싶을 정도야"라고 말하기도 한다.

 

 

책은 점점 더 많아졌다. 책에 관심이 없는 마을사람에게는 쓰레기처럼 보인다. (악어 마을 주민과 우리 마을 주민은 같다.)
시청으로 달려가 환경담당 뚱보 직원에게 쓰레기를 치워달라고 요청한다. (왜 뚱보일까? 대머리에 배불뚝이가 전형적인 관료의 모습이다.)

 

 

뚱보는 악어을 내쫓을 방법을 궁리한다.
무허가에 사는 것을 안 뚱보는 한 번의 경고로 포클레인으로 악어의 집을 단번에 부숴버렸다. (무허가로 사는 것이 죄인인지라 포클레인으로 밀어대는 뚱보에게 반항도 하지 못하는 악어가 우리 마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뚱보는 지저분한 것을 보지 못하도록 주변에 높은 울타리를 둘려 쳤다. 깨끗하게 정리한 뚱보는 기분이 좋아 마을 사람을 위해서 일하는 소중한 일터로 돌아갔다. 

 

높은 울타리가 있어도 마을 사람들은 계속 책을 버렸다. 계속 책을 버려 높디높은 울타리위로 책이 보일 정도였다. (악어 마을 사람은 좋은 사람들이다. 책만 버린다. 우리 마을 사람은 아무거나 버릴 텐데. 참 좋은 사람들이다.)

 

 

악어는 산더미처럼 쌓인 책으로 뭘 할지 고민한다.
고민고민하다가 책으로 집을 만든다.
멋진 집을 만든다.
그 안에 날마다 날마다 즐겁게 책을 읽었다.

 

멋지게 만든 집을 마을 사람이 알아버렸다. (마을 사람들에게 들켜버렸다.)
마을 사람은 뚱보에게 달려가 이번에는 울타리를 허물어 달라고 요청한다.
뚱보는 주민들의 요구에 울타리를 철거한다.
악어가 책으로 만든 집을 보자 뚱보는 눈이 튀어나올 뻔했다.

 

 

아이들은 집으로 들어가 책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악어는 금새 유명해졌다.
방송국 기자와 신문 기자가 서로 몰려 취재를 했다.
하루에 100번도 넘게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책에는 관심이 없고 선정적인 찌라시를 남발하는 기자 나부랭이는 우리 마을과 같다.)

 

시장님도 악어의 이층집을 구경하였다.
깜짝 놀라며 말했다.
"우리 시의 명물이 되겠는걸! 아주 멋진 도서관이야!" (정치인에게 중요한 것은 그 자체의 의미보다 자신을 이슈화할 수 있는 사건이 중요하다.)
시장은 악어를 도서관 관장으로 임명하고 사람들에게 소개한다.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무슨 일이든 자신이 한 것처럼 하는 능력은 정치인의 가장 큰 덕목이다.)

 

 

하지만 악어는
"책을 사랑하는 여러분이 바로 이 도서관의 주인입니다"라는 멋진 연설을 합니다. ("이 땅의 주인은 여러분입니다"라고 말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래도 '세상에서 가장 멋진 멋진 도서관'이 생겼으니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

책을 권하는 사회는 '사람 사는 세상'이다.
아이에게 책 권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권하느냐는 것이다. (아이는 꼭 아이만을 말하지 않는다. 몸만 커진 어른 아이도 ...)
책을 권하는 책들이 많다. 그중에 하나가 "책으로 집을 지은 악어"다.

전반적으로 좋은 내용이다. 그것보다 어떻게 받아들이냐가 중요하다.
이 책을 다시 보며 이렇게 하기도 힘들지만 아이에게 비틀어 보는 시각을 주고자 한다.
편향된 시각을 아이에게 주지 않을까 하는 염려로 비틀어 다시 보고자 한다.

좋은 세상만 보여주어야 하는 것인지.
현실은 불공평함을 어려서부터 알려주어야 하는지.
세상은 생각하는 것처럼 관대하지 않음을 미리 알주어야 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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