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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間/새로 나온 책

2011년 11월 3주 - 새로 나온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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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까지 넓게 보면 조선 초기까지의 자유연예는 언제부터 남녀칠세부동석이라는 이상한 것이 생겼을까. 임진왜란 이후라 알고 있다. 우리는 조선에 대해서 아는 것이 너무 없다. 그래서 흥미로운 책이다.

평소 신사임당이 현모일지 모르지만 양처는 아니라는 생각이 이 책에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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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임당은 남편을 잘 내조하고 아들을 잘 교육한 ‘현모양처’의 대명사로 인식되어 있지만, 정확한 사료를 통해 들여다보면 오히려 ‘자유부인’ 또는 ‘조선의 불량주부’에 가깝다. 신사임당은 시댁이 있는 서울에선 10년밖에 안 살고, 친정 강릉에서 인생의 대부분인 38년을 살았다. 그리고 자녀 교육보다는 그림 그리기 등 자기만의 세계를 파고들었다. 이런 신사임당이 유교적인 훌륭한 어머니로 만들어진 것은 율곡의 학통을 이어받은 송시열이 칭송했기 때문이었다. 지은이는 그동안 신사임당은 아들 율곡을 낳았다는 이유로만 현모양처로 만들어진 경우에 가깝다고 평하고, 자신의 감정과 재능에 충실히 살며 율곡과 큰딸 매창이 자신의 길을 스스로 찾아가도록 여유를 준 신사임당은 구시대적 모델이 아니라 오히려 21세기가 요구하는 어머니상으로 재해석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남귀여가혼(男歸女家婚)’으로 불리는 이 같은 혼인 풍습은 18세기까지 이어진다. 남귀여가혼은 고려 이래 내려오던 혼인 풍속으로, 신부 집에서 결혼식을 치른 뒤 부부가 일정 기간 신부 집에서 사는 전통이다. 결혼한 딸이 바로 출가하지 않으니, 혼인한 딸에게도 아들과 똑같이 재산을 나눠주고 가정에서 여성의 권위를 인정했다. 남귀여가혼의 관습 때문에 당시에는 여자 집의 영향력이 컸음은 물론이다. 요즘도 ‘장가(丈家)간다’는 말을 하는데 이는 ‘장인 집에 들어간다’는 말로 이 같은 혼인 관습에서 비롯된 것이다.

제사 또한 아들과 딸이 돌아가며 지냈다. ‘윤회봉사’나 ‘분할봉사’를 통해 딸이 친정 부모의 제사에 참여하는 것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던 것. 가령 아버지 제사를 올해는 큰아들이 지내고 내년에는 작은아들이 지내는 것은 윤회봉사고, 아버지 제사는 아들이, 어머니 제사는 딸이 맡으면 분할봉사다. 저자는 “현재 여자들이 명절 제사에 부담감을 느끼는 것은 몸이 고단하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주인이다’는 생각을 갖기 어렵기 때문이다”며 조선의 이런 관습이 남아 있으면 오늘날 며느리들이 겪는 ‘명절 스트레스’도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시스템은 조선 후기로 접어들면서 변하기 시작한다. 부계성이 강화되면서 딸의 정체성보다 며느리의 정체성이 더 강해진다. 남자들이 장가를 가는 것이 아니라 여자들이 시집을 가 ‘시집살이’를 하게 된 것이다.

여성들은 딸로서의 권리는 잃어갔지만 며느리나 적처로서의 권리와 위치는 더 강하게 보장받기도 했다.

조선의 가족, 천 개의 표정
이순구 지음/너머북스

신사임당이 ‘조선시대 자유부인’이었다고?
16세기 조선, 출가외인은 없고 처가살이는 있더라
男歸女家婚… 조선 전기 男과 女는 동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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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낼리는 우리에게 이 슬럼프의 본질을 꿰뚫어 볼 것을, 그리고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숙고하고 행동에 나설 것을 주문한다. 이 책은 출구가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 고통받는 민중들을 위한 경제위기 교과서이자 실천의 지침을 담은 팸플릿이다.

2008년의 위기를 촉발시킨 악성 은행 채무는 결코 사라진 게 아니다. 다만 그 악성 채무가 정부의 공공 부채로 이전된 것뿐이다. 사적인 채무가 공적인 채무로 형태만 바꾼 셈이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탈바꿈의 부작용이 2010년 초반의 그리스에서처럼 더 분명히 드러남에 따라, 은행권 위기는 주권국가의 채무 위기로 그 형태가 변화된다. 다른 말로, 2008~2009년의 경제위기는 실제로 아직 끝난 게 아니다. 그 위기는 형태만 변화되었을 뿐이다. - 본문 중에서



글로벌 슬럼프
데이비드 맥낼리 지음, 강수돌.김낙중 옮김/그린비


위기는 계속된다, 형태만 바꾼 채
원시님이 공역한 [글로벌 슬럼프] 책의 핵심적 내용 소개(by 원시)
경제위기상황에서 '진보'가 할 일은? - <글로벌 슬럼프> 저자 인터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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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과 매춘 흥미롭다. 그곳에 이발사의 후예들이 있어다니. 지금의 외과의사는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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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봉건제 사회였던 중세 유럽에서 비주류 인생을 살았던 사람들의 삶은 어땠을까. 독일에서 20여년 동안 비교종교학과 비교문화학을 공부한 저자가 쓴 이 책엔 거리의 악사, 거지, 사형집행인, 동물 가죽 벗기는 사람, 가축 도살자, 목욕치료사 등 중세 유럽의 주류 역사에서는 외면받았지만 중세 도시 인구의 절반을 차지한 거리의 비주류 인생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종교적 거지가 아닌 거리의 구걸자들은 그 수가 셀 수 없이 불어나자 ‘동맹’을 결성해 외부에서 온 거지를 몰아내기도 했다. 시 당국은 거지 동맹에 대처해 거지들에게 ‘거지 증서’를 발급하기도 했다. 증서를 가진 거지들만이 허락된 시 안에서 구걸할 수 있었던 것이다.

향락과 매춘, 치료의 장소로 사교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공중목욕탕과 목욕치료사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책에 따르면 중세인들은 목욕을 즐겼다. 목욕탕을 하루 서너차례나 옮겨다니며 목욕은 물론, 이발과 이빨 치료, 외과수술, 술과 향락을 즐기며 자식들의 혼담을 나누기도 했다.

중세의 뒷골목 풍경
양태자 지음/이랑


봉건제 굴레 속 ‘길거리 인생’에 관한 秘史
거지… 매춘부… 중세유럽 밑바닥 인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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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소셜미디어 활용 전략』은 일관된 소셜미디어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데 참고할 만한 완벽한 안내서로서, IT, 고객 서비스, 판매, 커뮤니케이션뿐 아니라 조직의 소셜미디어 목표에 들어맞는 그 외의 다양한 분야를 한데 모은 포괄적인 자료를 제공한다. 월런과 스미스, 그리고 이들이 이끄는 액센츄어 팀이 정책, 절차, 역할, 책임, 지표, 전략, 인센티브, 그리고 진행 중에 발생할 수 있는 법률적 이슈를 설명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

□ 직원과 팀에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조직 전반에 걸쳐 효율적인 소셜미디어 활용
□ 소셜미디어 ROI를 측정함으로써 중장기적 관점의 적절한 기업 가치 성취
□ 신속하고 스마트한 의사결정과 수행


기업 소셜미디어 활용 전략
닉 스미스 외 지음, 액센츄어코리아 옮김/에이콘출판


액센츄어 컨설턴트가 전하는 기업 소셜마케팅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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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니 이 책에 더 관심이 간다. 한 마디로 말한다면 관습의 틀을 깨라.

빌리 빈이 데려온 선수들은 기존의 관점에서 보면 확실히 무언가 ‘문제’가 있거나 부족한 선수들이었다. 예를 들어, 기존의 선수 평가에서는 타율이나 홈런, 도루 등을 중요하게 여기는데, 그렇기 때문에 선수의 타고난 힘과 빠른 발 등에 주목한다. 하지만 빌리 빈은 그런 요소들에 대한 평가가 지나치게 높다고 생각했다. 대신에 통계학적으로 고려한 결과, 아무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은 출루율과 장타율 등에 주목한다.

기존의 기준으로 평가하는 다른 구단들은 이런 능력을 등한시했기 때문에 빌리 빈은 그런 선수들을 낮은 몸값으로 데려올 수 있었으며, 게다가 실제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그리고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들을 높은 몸값을 받고 다른 팀으로 트레이드하고, 그렇게 마련한 자금이나 신인 지명권으로 다시 자신의 기준에 맞는 선수들을 확보할 수 있었다. 오클랜드가 가난한 재정 상태에서도 놀라운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머니볼
마이클 루이스 지음, 김찬별.노은아 옮김/비즈니스맵


브래드 피트의 '머니볼', 책으로 읽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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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통증>이 떠오른다. 통증이 없다는 것은 불행이다. 책에서도 말한다. 통증은 축복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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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은 인간이 존재할 때부터 짊어진 숙제이자 축복이라 할 수 있다. 상처를 입거나 병을 앓으면 심한 통증을 느끼고 이는 상처 부위를 보호하거나 치료를 받도록 경고하는 구실을 한다.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무척추동물은 수많은 후손을 남기거나 신체 재생능력을 가졌기에 생존이 가능했지만 인간이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면 존재 자체가 불가능했을지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러시아 태생의 미국 소설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주인공이 “인류 역사는 통증의 역사”라고 선언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그리고 비록 ‘연대기’라고 하기에는 성글지만 통증의 역사를 문화사적으로 또 의학적으로 살핀 이 책을 읽는 것은 흥미로우면서도 유익해 보인다.

통증 연대기
멜러니 선스트럼 지음, 노승영 옮김/에이도스

어떤 아픔은 쾌락이고 어떤 고통은 통증인가
통증은 신이 내린 벌? … 아니다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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