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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間/밥 먹여주는 경제경영

치마 길이가 짧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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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뉴욕 패션 위크에 출품한 의상 가운데 80%는 지난해보다 스커트와 드레스의 길이가 짧아졌다. 올해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는 '치마길이 이론(skirt-length theory)'이라고도 알려진 '헴라인 지수(Hemline Index)'에 근거해서다. 이 지수는 지난 1926년 경제학자인 조지 테일러가 주장한 것으로 경기가 좋을 때 여성이 실크 스타킹을 보여주기 위해 치마를 짧게 입고 경기가 나쁠 때는 스타킹을 살 돈이 부족하기 때문에 치마를 길게 입는다.

이 예측이 맞다면 디자이너들이 경제학자보다 더 필요한 세상이다. '치마길이 이론'은 지난 결과를 평가한 것이다. 경기가 좋아진다면 좋은 일이다. 스커트 길이가 짧아졌으니 경기가 좋아질거라 예측한다. 대중들은 그 예측을 믿고 소비가 활성화 된다. 그로서 그 예측이 맞아진다.

우리는 보여주는 대로 보고 있다. 그래서 예측이 결과를 만든다. 누구의 의도에 의해 보여주는 것일까. 행간에 들어있는 숨은 뜻을 볼 수 있는 혜안을 길러야 한다.

예측은 결과를 만든다. 예를 들어 연초에 어느 경제 연구소에서 올해는 빨간색 옷이 유행할 것이라고 예측을 한다. 올해의 트렌드는 강렬한 원색이며 그 중심에 '핫 레드' 컬러가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 예측에 따라 많은 의류 회사와 패션업계는 빨간색 옷을 대량 생산한다. 빨간색 옷, 구두, 가방, 양말 ... 시장에는 빨간색 옷이 대량으로 유입된다. 상점마다 자신들이 디자인한 가장 예쁜 빨간 옷을 진열해 놓는다. 소비자는 '역시 빨간색이 대세'라며 그 옷을 산다. 거리에는 빨간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물결을 이룬다. 마침내 빨간색 옷이 유행하는 것이다. <틀을 깨라> 265쪽


올해 여성들의 치마 길이가 짧아지면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기가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인터넷신문인 비즈니스인사이더는 '2012 뉴욕 가을∙겨울 패션 위크'에 출품한 25명 디자이너들의 2,092개 의상을 조사한 결과 스커트나 드레스의 길이가 전년보다 짧아져 올해 주식시장 강세와 경기 호조를 기대할만하다고 21일 보도했다.

이 같은 전망은 '치마길이 이론(skirt-length theory)'이라고도 알려진 '헴라인 지수(Hemline Index)'에 근거해서다. 이 지수는 지난 1926년 경제학자인 조지 테일러가 주장한 것으로 경기가 좋을 때 여성이 실크 스타킹을 보여주기 위해 치마를 짧게 입고 경기가 나쁠 때는 스타킹을 살 돈이 부족하기 때문에 치마를 길게 입는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불황에는 치마 길이가 짧아진다는 속설이 있지만 역사적인 연구들은 정반대임을 증명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1920년대 컬럼비아 경영대학원 폴 니스트롬 교수의 '패션 경제학'에서는 불황에는 오히려 치마 길이가 길어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제학자인 마브리 역시 경기가 호황이면 치마 길이가 짧아진다고 해석했다. 그는 1971년 뉴욕의 경제 상황과 치마 길이와의 상관관계를 연구하면서 "경기 호황이 곧 미니스커트의 인기"라며 치마 길이가 짧아지면 주가가 오른다고 주장했다.

올해 헴라인 지수는 44.38포인트로 지난해 뉴욕 패션 위크 때보다 9.34포인트 올랐다. 유명 디자이너인 마크 제이콥스의 올해 헴라인 지수는 45.6포인트로 지난해 41.1포인트보다 4.5포인트 상승했다. 미국의 패션브랜드인 로다테(Rodarte) 역시 지난해보다 17포인트 급등한 37.0포인트를 나타냈다.

신문은 "이번 뉴욕 패션 위크에 출품한 의상 가운데 80%는 지난해보다 스커트와 드레스의 길이가 짧아졌다"며 "헴라인 지수가 맞는다면 이번에 출품된 의상들은 앞으로 경제가 완만한 경기 상승으로 방향을 잡거나 주가의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사라질 것으로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이어 "헴라인 지수는 경기 변동에 따라 나타나는 하나의 현상의 상관관계를 나타낸 것으로 '정통 경제학'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현재 경제가 어떤 상태인지를 참고하는 데는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2008년 미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무너지면서 금융위기의 시작을 알렸을 때 대다수 디자이너가 검정색이나 회색과 같은 무채색을 선호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스커트 경제학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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