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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듣고 느낀 한마디

심청이는 효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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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알드 달의 <백만장자가 된 백설공주>을 읽고 우리가 알고 있는 우화들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했다. 그것은 그것을 강요하는 누군가에 의도에 의해 만들어진 작품일 것이다. 보여주는 대로 보지말고 행간에 감춰진 내용을 읽을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하다.

예문당님의 나도 이런 딸이 될 수 있을까? - 심청전을 읽었다. 양친이 모두 돌아가셔서 효에 대한 생각을 한동안 하지 않았다. 하지만 뒤집어 본다면 워낙 효가 바닥에 떨어졌기에 강조하고 가르치기 위하여 이같은 구전이 생긴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공자가 살던 시대에도 '요즘 젊은 것들'에 관한 이야기 나왔다고 했고 석가모니불이 생존하던 시기에도 미륵불을 염원했다고 했으니 효가 바닥에 떨어졌다고해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심청이는 자신의 죽음으로 아버지의 눈을 뜨게하려 한다. 이야기는 원래 심청이의 이도와는 다르지만 결론은 해피엔딩이다. 아버지의 눈도 뜨게하고 자신도 죽지않았다. 효를 행하면 모두 잘 된다는 교훈을 알려주려 한다. 한데 아버지의 눈을 뜨게하기 위하여 자신을 몸을 바치고 아무도 없는 아버지를 홀홀단신으로 남겨두고 떠나는 것이 진정으로 아버지를 위한 일인가. 그것이 효인가. 세끼 밥은 누가 챙겨주어야 하는가. 모든 것이 힘드니 목숨을 내려놓은 것은 아닌가.

다른 쪽으로 많이 갔다. 복거일의 말도 절대적으로 맞다는 것이 아니다. 세상에 옳은 진리는 없다. 모든 것들이 자신의 입장을 반영한다. 자신의 입장도 중요하지만 상대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한 세상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

자식이 부모를 위하여 자신의 몸에 해로운 일을 하는 것은, 부모가 자식을 위해 하는 것과는 달리, 근본적으로 반생명적이다.
어른이 자신의 자식으로부터 장기를 받는 것은 그가 이룬 가장 중요한 업적인 자신의 유전자의 전파를 허무는 것이다. 그성은 결코 '파레토 개선'이 될 수 없다.
그런 행위를 효도라 칭찬함으로써, 비슷한 처지에 놓인 다른 젊은이들에게 그런 행위를 본받으라고 사회적 압력을 넣고 있다.
...
그런 잘못된 칭찬이 끼치는 사회적 손실은 보기보다도 크다. <쓸모없는 지식을 찾아서> - 복거일


2012-02-11 
보고 듣고 느낀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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