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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間/인간이 되기 위한 인문

삼국지가 재미있는 이유는 모두 '3'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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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 시대라는 역사적 시대가 후세 사람으로부터 이 정도까지 사랑을 받고 줄곧 이야기된 것 또한 '3'이라는 수와 무관하다고 생각할 수 없다. 이야기꾼은 대체로 전란과 분열의 세계를 다룬다. 평화롭고 안정된 시대의 이야기는 들어서 재미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분열된 난세가 아무리 재미있다고 해도 너무 복잡하게 여러 축으로 나뉘져 버리면 이야기로 꾸며 내기 어렵다. 반대로 두 영웅의 대결 구도는 자칫하면 단조로워질 우려가 있다. 그렇다면 그 사이의 셋 정도가 가장 적당하지 않을까.

삼자정립은 분열과 항쟁의 관계에서는 갖아 안정된 성질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두 영웅은 양립하기 어렵지만, 삼강의 정립과 경합은 그 나름대로 구조적인 안정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남녀 간의 삼각관계에서도 잘 드러난다. 우리는 이 삼각 관계에서 모든 인간 관계의 원형을 볼 수 있다.

중국은 숱한 분열과 전란의 시대를 거쳐 왔지만, 세 개의 세력이 정립하여 맞서 싸운 것은 삼국 시대를 빼면 달리 없다. 더구나 삼자에게는 승자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위, 촉, 오 세 나라는 통일을 목표로 싸웠지만, 모두 성공하지 못한 채 차례로 망했다. 이것은 이 시대가 순수한 낭만의 시대로 존재하기 위한 또 하나의 중요한 조건이 되었다.

삼국지가 재미있는 것은 과연 어떤 이유일까? 여러 가지 답이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들 수 있는 것이 숫자 '3'이다. <삼국지연의>를 보면 곳곳에 '3'이 이야기 속에 녹아져 있다.

먼저 제목에는 물론이고, 유비, 관우, 장비 세 사람의 의형제를 맺은 도원결의, 이 도원결의를 있게 한 황건의 장각, 장보, 장량의 삼 형제가 나온다. 호뢰관에서 여포와 세 번 싸우다, 도공조가 세 번 서주를 양보하다, 둔초산에서 관공이 세 가지 일을 약속하다, 유비가 공명을 만나기 위한 삼고초려, 공명의 천하 삼분의 계책, 형주성에서 공자 세 번 계책을 구하다, 적벽에서 삼강三江 어구에서 도망치던 조조가 세 번 웃다, 공명이 조자룡에게 세 비단 주머니의 계책을 준다, 공명이 세 번 주공근을 화나게 하다, 후반부 공명이 북벌에서 세 성을 지혜로 함락한다, 가유가 한 가지 책략으로 세 현인을 해친다 등 소설 곳곳에 의도적으로 '3'을 사용하였다.

중국인에게 '3'은 특별한 숫자이다. 중국인의 사고방식에 따르면 대개 수라는 것은 1, 2와 3 이상으로 분류된다. 3은 그 이상 무한대에 이르는 모든 수를 대표한다. 또한, 중국인은 만물을 창조하는 근본으로서의 도道가 있고 그 도에는 음과 양 둘이 있다. 그 음양의 상호작용에 의하여 만물이 만들어진다고 본다. 그렇게 해서 이루어진 세계를 더 단순화하여 상징적으로 표현하면 천, 지, 인 즉 삼재가 된다. 이것이 고대 중국인의 세계관이다. <노자>에서도 "도는 1을 낳고, 1은 2를 낳고, 2는 3을 낳는다"고 했다. 사마천의 <사기>, <율서>에서는 "수는 1에서 시작되어 10으로 끝나고, 3에서 이루어진다"고 하였다. 이것들은 모두 3을 중시하는 중국인의 사고방식을 말해 준다.

<논어>에서 "하루에 나 자신을 세 번 돌이켜 본다(三省)." 그리고 맹자의 모친이 세 번 이사한 것 등 3을 담은 표현이 많은 것도 그 때문이다. 3은 3 이상의 모든 수를 대표하므로, 세 번 돌이켜 보거나 세 번 이사함은 반드시 세 번이 아니라, 자주 몇 번을 의미한다.

덧_
임금 王자의 연원.
하늘 아래 모든 연원이 되돌아가는 곳을 말함이며 원래는 구슬玉자가 원뜻이다. (홍산문명의 玉은 세계최초, 최고의 玉문화로 옥을 가지고 있는 자가 바로 왕을 의미 하므로 왕은 帝보다 오래되었다 볼 수 있습니다.) 전한 시기 하북성의 유학자 董仲舒가 이르기를 王은 석 삼자의 세 획 중 가운데를 의미한다. 三자 가운데를 연결하여 王자를 만들었다 하였다. 공자가 이야기하길 세 개 획을 꿰뚫어 왕이라 일컬었다.

덧_둘
김문경, <삼국지의 영광> 참조


삼국지의 영광
김문경 지음/사계절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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