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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間/새로 나온 책

2012년 4월 4주 새로 나온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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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도킨스가 극찬한 뇌과학 분야의 개척자 라마찬드란 박사의 역작. 인간이 신의 피조물인가, 아니면 진화한 원숭이인가라는 화두는 과학계와 종교계의 오랜 논쟁거리였다. 저자는 '인간은 짐승이라는 육체 속에 갇힌 천사'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도대체 왜 인간이 특별한가?'라는 질문에 답을 내기 위해 오랜 시간 철학적 사색과 과학적 탐구를 해왔다. 신경과학계의 마르코 폴로로 일컬어지는 저자는 복잡한 이론이나 수식을 동원하지 않고서도, 그의 주장을 솔깃하게 만들고 있다. 우리의 뇌는 원숭이의 그것과 달리 엄청난 진화를 거듭했고, 그 결과 어떤 종도 따라올 수 없는 지적 능력을 갖게 됐다는 것. 결국 인간을 특별하게 만든 것은 바로 이 '뇌'의 진화다! 

라마찬드란 교수가 인류의 진보를 이끌어온 뇌의 능력으로 지목한 것이 또 있다. 바로 거울신경세포(Mirror neuron)다. 저자에 따르면 텔레비전에 맛있는 음식이 나오면 입에 침이 고이고, 영화 속 연인의 애정표현을 보면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것은 거울신경이라는 뇌 속의 특정 뉴런이 활동하기 때문이다.

그는 거울신경세포가 모방과 언어 습득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거울신경세포는 동물이 다른 개체의 특정 움직임을 관찰할 때 활동하는 신경세포다. 이 신경세포는 관찰자가 타인의 행동을 보면서 자신이 스스로 행동하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

예를 들어 어떤 행동을 수행할 때와 마찬가지로 그 행동을 지켜볼 때도 동일한 신경세포가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중요한 발견이다. 즉 인류 문명을 발전시킨 주요 동력인 `모방`이 바로 이 거울신경세포에서 비롯됐다고 가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문화는 엄청나게 많은 복잡한 기술과 지식으로 이뤄져 있으며, 언어와 모방이라는 두 가지 핵심 수단을 통해 자자손손 전달된다. 거울신경세포는 초기 인간 진화과정에서 오늘날의 인터넷과 위키피디아, 블로그 같은 역할을 했다고 말할 수 있다."

명령하는 뇌, 착각하는 뇌
V.S. 라마찬드란 지음, 박방주 옮김/알키

인간 창조적 능력은 뇌의 공감각서 생긴다
뇌의 착각속에서 인류문명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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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게바라 평전』(2000)으로 대중들에게‘게바라’열풍을 일으켰던 실천문학사가 이번에는 그동안 혁명가 혹은 낭만주의자의 이미지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경제 관료로서의 그의 지성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책을 내놓았다. 1959년에서 1965년까지 쿠바 혁명 정부의 국립은행총재, 산업부흥부장, 산업부장관을 역임한 체 게바라. 그는 자본주의와 영합하지 않고 독자적인 사회주의와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골몰했다. 저자는 혁명 정부 때, 게바라와 함께 쿠바 경제 재건에 참여했던 동료들과의 인터뷰 및 자료 조사를 근거로 지적 혁명가로서의 게바라를 그려냈다. 당시 게바라가 쿠바 경제에 도입한 시스템이 현재 유일하게 남은 사회주의 국가, 쿠바 경제의 기틀이 돼 어떻게 지속 가능한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게바라는 저발전 상태, 사회주의 이행기의 쿠바에서 자본주의적 지렛대에 의존하지 않고 생산 능력을 높이는 방법에 골몰했다. 하지만 소비에트 시스템은 대안이 될 수 없었다. 게바라의 생각에 소련은 ‘자유시장’의 효율성은 얻지 못한 채 이윤만 탐닉하는 혼합 체제에 불과했다. 산업화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경쟁, 이윤, 물질적 인센티브 등을 이용할 경우 결국 자본주의적 사회관계와 의식을 재생산하게 되리란 판단 때문이었다.

“우리는 빈곤과 싸우지만 소외와도 싸운다”는 발언에서처럼 그가 고안한 예산재정시스템은 물질적 인센티브 대신에 교육과 훈련을 통한 도덕적 인센티브를 강조하며 이윤이 아닌 인간을 중심에 두고 발전을 추구했다.

체 게바라, 혁명의 경제학
헬렌 야페 지음, 류현 옮김, 김수행 감수/실천문학사


체 게바라가 제시한 제3의 경제시스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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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약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오랜 경험으로 정보와 과학기술로 식품 속에서 유용한 성분을 추출하여 만든 제품이다. 우리가 ‘약식동원’, 즉 약과 음식은 근원이 같다고 말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책은 좋은 음식이 어떻게 우리 몸에 약이 되는지 의학적, 과학적으로 쉽게 설명을 하면서, 식품에 대한 여러 가지 궁금증을 명쾌하게 해석해주고 있다. 게다가 우리의 전통 음식은 세계가 주목하는 웰빙 식단이다. 매일 가정에서 먹는 음식만 제대로 알고 먹어도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미국의 통합의학, 약학의 선구자 앤드류 와일 박사는 그의 저서 『자연치유』에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 몸은 항상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려고 하며, 균형이 깨어졌을 때 이를 정상적으로 회복시키는 치유시스템이 있다.”그렇지만 이 치유시스템도 한계점을 넘기면 되돌리기 어려우므로 평상시에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함은 자명하다.
우리 몸을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다. 우리의 주변에는 몸을 해칠 수 있는 수많은 질병과 장애요소가 자리 잡고 있으며, 여간해서는 건강을 챙기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아무리 신경 쓰고 노력한다 해도 사람의 힘으로 예방할 수 없는 일도 생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몸을 가장 안정적이고 건강한 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바로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이다. 이 방법은 아주 쉽고 올바른 해결책이다. 그렇다면 어떤 음식이 좋은 음식일까?

우선 소화가 잘되는 음식이어야 한다. 아무리 영양가가 높고 몸에 좋은 성분을 풍부하게 함유했더라도 흡수가 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또한 소화를 도와주는 효소를 많이 포함하고 있는 신선한 과일과 야채는 우리 몸에 좋은 음식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우리 전통 음식은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훌륭한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영양학적으로도 완벽하고, 열량을 과잉 공급하지 않으며, 조리 방법 역시 저온에서 조리하여 영양소의 파괴를 최대한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집 건강식탁 프로젝트
노봉수 지음/예문당

약이 되는 음식이야기 ‘우리집 건강식탁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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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는 공공재다. 그런데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오늘의 자본주의 양식을 대표하는 주식회사가 총수의 사유물이 됨으로써 거기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기업의 노예가 되었다. 지은이는 그것에 대한 해결책으로, 자금을 출자한 주주와 거기서 일하는 노동자를 소유권자와 경영권자로 분리할 것을 제안한다. 노동자의 경영권 법제화를 촉구하는 지은이의 가열한 주장은 “주주에겐 배당금을, 노동자에겐 경영권을!”이라는 전언 속에 온전히 담겨 있다. 여기에는, 기업이 국가보다 더 커진 오늘의 현실에서는 “정부가 아니라 기업을 민주화하기 위해 싸우는 것이야말로 지금 우리 시대의 진보적 과제”라는 지은이의 평소 신념이 반영되어 있다. ‘삼성 공화국’이 은유가 아니라 실재라면, 그 공화국을 민주주의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은 누구의 것인가>는 자본주의자나 사회주의자 모두에게 불편한 책이다. 우선 주류 경제·경영학자들은 주주들의 수가 너무 많아서 어느 특정인이 불가피하게 경영을 도맡게 된 것이라고 항변하면서, 노동자의 경영권 접수는 사유재산 침탈이라고 반박할 것이다. 또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주주에겐 배당금을, 노동자에겐 경영권을!”이라는 주장을 빼다 박은 조합주의적 수사로 치부하면서, 노동해방은 프롤레타리아 독재라는 국가적 기획에 의해서만 완수될 수 있다는 교조적 이론을 되풀이할 것이다.

1990년대부터 기승을 부렸던 신자유주의는 많은 사람들을 바보로 만들었다. 예컨대 신자유주의 초기에는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회유와 협박에 못 이겨, 구조조정과 비일용직 양산을 용인했다. 그런데 신자유주의의 위세가 한풀 꺾이고 폐해가 드러나면서 거기에 대한 반동으로, ‘바보야, 문제는 정치야!’라는 담론이 유행처럼 번진다. 하지만 정치를 배제한 경제 담론이 우리에게 희생을 강요한 것처럼, 경제가 없는 정치 담론 역시 유권자를 동원하려는 정치인들의 ‘뽐뿌질’에 지나지 않는다. 더 이상 바보가 되고 싶지 않다면, ‘정치경제’에 대한 동시 접근이 필요하다. <기업은 누구의 것인가>는 그것을 해낸다.

기업은 누구의 것인가
김상봉 지음/꾸리에

바보야, 문제는 기업의 민주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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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생각할 것이 많으며, 돌보거나 신경써야 할 것도 넘치고, 중요한 결정이나 결단을 가장 자주 내려야 할 시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유혹도 많은 나이다. 그래서 일찍이 공자는 논어에서 나이 마흔을 ‘불혹(不惑)’이라 하지 않았던가?

마흔 즈음은 이런 때다. 직업적으로는 지금껏 몸담아온 회사에서 언제까지 일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현재 직장에서 10년을 더 일할지, 나머지 반평생을 위한 새로운 일을 시작할지 방황하는 시기다. 회사 밖에서는 앞으로 40년을 함께 할 친구와 그렇지 않은 사람이 분명하게 나뉘는 때이며, 자녀의 교육비가 가장 많이 필요한 시기이자 배우자에게 무관심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문득 ‘참 오래 앞만 보며 달려왔다.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아직 해야 할 일도 많고 남아있는 인생도 긴 시기가 바로 마흔 즈음인 것이다.

이 책은 이런 때 가장 힘이 되는 것이 사람이라고 강조한다.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신중하게 고민해야 하는 것도 사람 문제고,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도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경계하라고 이른다. 인생의 절반을 누군가의 마음에 들기 위해 살았다면, 나머지 절반은 마음에 드는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바로 마흔 이후에 알아야 할 인간관계의 원칙이라는 것이다.

‘저 친구를 위해서라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주고 싶다.’ 당신은 이런 사람을 몇이나 두고 있는가? 이것이 바로 ‘생애의 친구’이며, 새 책 ‘마흔, 인간관계를 돌아봐야 할 시간’은 바로 생애의 친구와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짓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 구분이 인생의 마흔에서 왜 꼭 필요한지도 설명하고 있다.

마흔, 인간관계를 돌아봐야 할 시간
가와기타 요시노리 지음, 송소영 옮김/걷는나무

마흔 이후 고민, 인간관계가 해결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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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4만여 종의 신간이 국내 출판 시장에 쏟아진다. 하지만 재빨리 베스트셀러 목록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대다수는 금세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자취를 감춘다. 이 가운데 놓쳐서는 안 될 좋은 책을 찾아내 다시 한 번 알리고 그 의미를 조명해 보자는 취지로 시작한 기획이 '아까운 책' 시리즈다.

지난해 7월에는 연례 발간에 앞서 2000년부터 2010년까지 21세기 첫 10년을 결산하는 『지난 10년 놓쳐서는 안 될 아까운 책』을 출간했다. 독자는 물론 언론과 출판 종사자, 저자들로부터 큰 관심과 호응을 얻었고, "1등만 기억하는 시장에서 보기 드문 좋은 기획"으로 평가 받기도 했다.

첫 시도의 연착륙에 힘입어 연례 발간의 출발인 『아까운 책 2012』 작업으로 순조롭게 이어졌다. 이번 책에는 정혜윤, 목수정, 김갑수, 듀나, 강양구, 제윤경, 홍기빈, 이은희 등 각 분야 전문가들과 내로라하는 탐서가 50인이 참여했다. 필자들은 지난 한 해 출간된 책 가운데 아깝게 묻혔으나 재조명할 가치가 충분한 문제작을 한 권씩 선정하고 심도 있는 서평으로 소개했다. 인문, 사회, 경제·경영, 문학, 어린이·청소년, 과학, 문화·예술 등 7개 분야에서 모두 50권의 추천작을 가려냈고, 더불어 필자가 추천하는 '함께 읽으면 좋은 책'과 '저자의 다른 책'도 안내한다.

지난 해 '아까운 책' 시리즈의 첫 책을 접한 독자들이 가장 많이 던진 질문 중 하나가 "도대체 '아깝다'의 기준이 무엇인가?"였던 바, 여기서 밝히자면 사실 '아까운 책'의 선정은 온전히 필자들의 주관성에 맡겨진다. 올해에도 국내 대형 서점의 2011년 베스트셀러 순위 100위 내에 들지 못한 책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최소의 기준만 있었을 뿐이다. '아까운 책'은 오히려 필자들 각자가 지극히 주관적인 눈으로 발견하고 그 가치를 평가했기에 독자에게 더 깊은 울림으로 다가갈 수 있는 타이틀이다. 필자들의 주관성과 전문성이 만나 논의가 더욱 풍성해지고 공감대의 스펙트럼은 넓어졌다.

아까운 책 2012
정혜윤.김갑수.강양구 외 지음/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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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인류역사의 주체이다. 반면 마약은 인류역사의 과정에서 존재하는 수많은 객체의 하나이다. 이 연구는 역사의 주체인 인간과 역사의 객체인 마약과의 상호관계를 가능한 객관적으로 설명하고 해석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이 연구는 인간의 역사에서 함께 존재해온 마약의 의미를 탐구하는 것이다. 이 연구는 사회행위자로서 인간이 과거에서 현재까지 역사과정 속에서 마약을 어떻게 인식하고 그런 인식이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가?에 대한 역사적 분석이다. 역으로 마약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역사적 구조 속에서 제한받는 인간의 인식이 어떻게 사회구조를 변화시키는 지에 대한 연구도 함께 이루어질 것이다. 이를 통해 이 연구가 오늘날 국가적 차원은 물론 글로벌 차원에서 나날이 심각해지는 마약이슈와 문제에 대해 올바른 이해의 길잡이가 되기를 희망한다. 나아가 가까운 장래 마약의 오·남용에 적절한 해결방안을 위한 지혜를 획득하기를 바란다.

마리화나, 아편, 코카 잎과 같은 천연마약 그 자체는 개념적으로 가치중립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마약의 역사에서 마약은 인간의 질병을 치료했지만 마찬가지로 인간을 부패시켰다. 마약의 사용을 인간이 어떤 식으로 접근하느냐하는 문제에 따라 마약은 인간에게 ‘좋은 것’ 혹은 ‘나쁜 것’이 될 수 있는 이중성을 지니고 있다. 적어도 그리스?로마시대까지 사람들의 마약에 대한 일반적 인식은 개인의 자유에 의한 개인적 선택의 문제였다. 마약의 선악은 복용비율에 따라 선약도 될 수 있고 독약도 될 수 있다고 경고한 히포크라테스의 격언은 현재는 물론 미래의 인류에게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제공한다. 이러한 선악에 대한 중립적 입장의 마약이 서구역사가 기독교화 되면서 중세 마녀사냥의 희생양이 됐다. 그리고 마약에 대한 마녀사냥의 전통은 현재까지 종종 정치적 희생양의 수단으로 이어지고 있다.

마약의 역사
조성권 지음/인간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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