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리뷰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2012.05.20 07:30 行間/인간이 되기 위한 인문

조선일보에 리뷰가 실리면 5천만 원 이상의 광고 효과가 있다고 한다. 측정할 수 없는 매스미디어 효과이니 확언할 수 없다. 마케터가 선호하는 매체임이 틀림없다. 한데, 매체의 리뷰가 칭찬 일색이 아니라면 광고 효과는 얼마나 될까? 책을 파는데, 도움이 될까 아니면 해가 될까. 이런 리뷰가 실리는 것도 득실을 떠나 고무적이다.

조선일보를 구독하고 있다. 요즈음 어떤(?) 먹잇감을 물어 연일 물어뜯고 있다. 논조는 마음에 들지 않지만, 신문의 편집과 일관된 취재는 여타 신문이 따라올 수 없다. 동아, 중앙은 말할 것도 없고 한겨레, 경향도 많이 배워야 한다. 특히 북리뷰에 관한 챕터는 인터넷과 더불어 매체 중에서 제일이다.


오늘(19일) 최근 읽은 북리뷰 중에서 멋진 리뷰를 보았다. (읽었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신문은 보는 것이다.) 쪽수와 가격이 엄청나다. 1,404쪽, 5만 8,000원이다. 상상만으로도 부담스러운 가격과 쪽수이다. "조선일보 기자인 저자는 삼성 창업자 이병철 회장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이 논어라는 점에 궁금증을 갖고, 5년에 걸쳐 연구 · 집필해"서 《논어로 논어를 풀다》를 출간했다. (조선일보 기자, 이병철 삼성 회장에 가장 큰 영향이라니 조선일보에 딱 맞는 책이다.) 기자가 리뷰를 작성하지 않고 성균관대 유학동양학과 이기동 교수가 리뷰를 했다. '논어 관련 책'에 꼭 맞는 리뷰어이다.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책의 내용이 아니고 이기동 교수가 지적한 문제점이다. 책의 내용은 리뷰를 읽어 보거나 책을 읽어 보면 알 수 있다. 지적한 문제점은 이 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오늘날 고전이라는 이름으로 나오는 많은 책에게 말한다.

(저자의 해석법의 문제는) 저자는 논어로 논어를 푼 것이지 공자로 공자를 푼 것이 아니다. 논어에 나오는 군자라는 말 중에는 공자가 한 말도 있고 제자가 한 말도 있다. 이런 경우 각각 의미가 다르다. 저자는 이를 구별하지 않았다. 그 결과 공자가 한 말의 의미를 제자가 한 말의 뜻으로 해석함으로써, 오히려 공자의 말이 왜곡된 곳이 없지 않다.

저자의 해석법이 가진 또 다른 문제는 논어에 나오는 말을 말로만 이해하려 한 데 있다. 말이란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므로 말을 완벽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화자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공자의 말을 온전히 이해하는 데서도 텍스트를 넘어 공자의 마음을 알지 못하면 안 된다. 공자 마음을 이해하려면 공자의 말 한마디를 음미, 또 음미해야 할 뿐만 아니라 공자가 아파했던 삶의 흔적을 이해해야 한다. 공자처럼 아파보기도 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이 곰삭아 공자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을 때 비로소 공자의 말도 제대로 해석되는 법이다. 책에는 이런 흔적이 안 보인다. 공자의 말 하나를 이해하기 위해 논어 속의 또 다른 말들과 연계해 파악하고 이해하는 데 급급해 보인다.

공자의 말만 이해하는 데 주력한다면, 공자의 마음에 이르기란 어렵다. 공자의 말을 이렇게 저렇게 해석하더라도 공자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면, 오늘날의 문제를 공자의 눈으로 바라볼 수도 없다. 고전을 읽는 목적은 결국 오늘날의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찾는 데 있다. 논어를 읽는 가장 중요한 목적도 이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리뷰를 읽으면서 종교 원리주의자가 떠올랐다. 저자도 "예수님 말씀 자체보다 '요한복음' 편찬자인 요한의 편찬 의도를 추적하듯, 논어 편찬자가 했던 작업을 역추적해 편찬 의도를 찾아내는 방식"이라 말했다. 구절 하나하나의 해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기동 교수의 "공자 마음을 이해하려면 공자의 말 한마디를 음미, 또 음미해야 할 뿐만 아니라 공자가 아파했던 삶의 흔적을 이해해야 한다"는 말이 적절하다. 공자를 공자로만 논어를 논어로만 읽는다면 고전의 의미가 없다. 우리가 "고전을 읽는 목적은 결국 오늘날의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찾는 데 있다."

이기동 교수는 마지막에 "위에서 말한 점이 보완된다면 책에서 시도한 새로운 해석법의 가치는 더욱 빛날 것이다"며 책의 독특한 시각의 칭찬으로 리뷰를 맺는다. 지적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어렵다는 것은 이기동 교수가 더 잘 알 것이다. 그래도 리뷰는 그렇게 끝을 맺는다. 하나 배웠다.

노신이 일찍이 말한 바와 같이 "공자를 떠받드는 데는 다른 목적"이 있다. 목적이 달성 안 되는 공자 사당은 필요치 않다고 했다. 중국은 아직 공자가 필요해서 복권되어 세계화의 기수로 만들고 있다. 우리도 공자가 복원되고 있다.

공자와 논어가 유행이다. 인문학을 논할 때 가장 먼저 말하는 것이 공자의 논어이다. "학이시습지 불역역호아" 이렇게 시작하는 구절은 한국 사람이면 대다수가 알고 있다. 나 또한 알고 있다. 온라인 서점에서 논어, 공자를 조회하면 수도 없이 나온다. 그렇게 많은 책이 나왔는데도 한국 사회가 이따위라면 책이 잘못되어 팔리지 않아 읽히지 않거나 공자가 틀렸다.

노신은 일찍이 공자는 다른 부류의 성인이라 했다. 물론 노신이 죽고 공자가 복원되었다. 노신 염려한 그 이유 때문이다.

중국에서 공자는 권력자들이 떠받들었고, 권력가나 권력가가 되려는 사람들의 성인이었지, 일반 민중들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었다. 그런데 권력가들도 공자를 모시는 데에 일시적으로 열심이었을 뿐이다. 공자를 떠받드는 데는 다른 목적이 있어서, 목적이 달성되면 공자 사당은 더 이상 필요 없어지고, 목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더더욱 필요 없다.
_ 노신, <공자와 권력자>

덧_
신문 리뷰도 온라인 서점의 이벤트나 오프라인 서점의 매대처럼 가격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닐런지. 기사 장사도 하기에 쓸데없는 의심을 해본다. 결국,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말인데....



논어로 논어를 풀다
이한우 지음/해냄



덧붙임_
논어 어려운가? 논어 속에 그 답이 있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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