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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듣고 느낀 한마디

김연아 스타플레이어라는 "특수한 상황"을 배려해야 한다 ... 개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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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제일 강력한 말이 무엇일까? "특수한 상황"이라는 말이다. "군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할 때" 인정해야 한다, 배려해야 한다, 무엇을 인정하고 배려해야한다는 말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얼마전 김연아의 교생실습을 두고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김연아의 교생실습은 특혜"라고 주장한 것이 일파만파 파장이 일고 있다. 잘못된 말도 아닌데 왜 김연아 측(개인이 아닌 그녀를 둘러싼 집단이라는 의미이다)은 왜 발끈하고 황교수를 김연아 개인이 고소를 했을까? 내가 '측'이라 말한 것처럼 그것을 의식하여 개인이 직접 고소했다고 보인다.


사건의 전모는 인터넷에 너무나 시끄러우니 생략하고 '측'이 이상한 방향으로 여론 몰이를 하는 것을 살펴보고자 한다. 한국스포츠산업협회 김종 부회장은 "스포츠계는 스포츠라는 학과의 특성, 그리고 국가 대표 선수라는 특수한 상황을 배려해야 한다"는 특권을 말한다. "각 대학마다 운동선수에 따른 교육 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따라 운동선수들을 관리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죠. 수업을 교실에서만 해야 된다고 보는 그런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는 이상한 논리를 말해준다. (스포츠산업협회는 뭔지. 이 나라에는 뭔 '협회'가 이리도 많은지. 누구의 권익을 보호하는 협회인지 모호하다.)

김연아의 '측'인 구동회 올댓스포츠 부사장은 “황 교수의 주장에는 다분히 숨은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전제하고 “현직 연세대 교수가 경쟁 학교인 고려대 출신 선수의 학업태도에 대해 언급한 것을 보면 이 같은 의도를 볼 수 있다”면서 음모론을 제기했다. 김연아가 고려대 학생으로 학교의 위상을 높인 데 대해 연세대 측이 질시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연아를 말하는 데 고대생과 연세대를 끌고 들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선을 확장하자는 의도이다. 황 교수의 주장을 음모론으로 몰아 문제의 쟁점을 흐려 관점을 나누자는 전술이다. (개인적으로는 멋진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야기의 주체가 잘못되었다. '측'이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어느만큼 신뢰할 수 있을까.)

고려대가 김연아를 이용해 고대생의 자존심을 세웠다고 여러번 광고했다. 김연아가 금메달을 따면 고려대의 위상이 올라가며 고대생의 자긍심이 생기는 걸까? 일부(아니 거의 할 수 있는 대부분) 대학에서 스타급 체육특기생을 홍보 도구로 삼아 대학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교육은 물론 뒷전이고 출석과 성적에 상관없이 잘 졸업시킨다. 이러한 문제는 체육특기생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아이돌스타를 특기생으로 받아 학교 홍보 도구로 삼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체육특기생은 되고 기부입학은 안되는 이유를 알 수 없다. 어차피 졸업장 장사를 한다면 특기생이나 기부입학자들에게 등록금을 많이 받아 일반등록금을 인하하면 될 일이다. 하지만 이조차 믿을 수 없다. 기부입학을 허용하면 그 돈을 딴 주머니에 채울 것이 뻔하기에 허許할 수 없는 이유이다. 똥개 눈에는 모든 것이 똥으로 보여 먹으려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몇 년전 ㄱ대학에 갔더니 운동장은 다 없어지고 어울리지도 않는 조경을 해놓고 운동장 밑바닥은 주차장과 일부 도서관을 만든 것을 볼 수 있다. 이것도 애해한다. 학생들의 교육 환경을 위하여 도서관을 만들기 위한 궁여지책이라 이해하자. 한데 학교에 뭔 새로운 건물이 그리 많은지 이해하기 어렵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학생 수는 변함이 없다. 건물을 많이 지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그 건물에는 한결같이 대학에서 명예박사를 준 기업 총수가 있는 회사의 로고나 이름이 들어가 있는 건물들이다. 하지만 박사학위와 건물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을 것이라 믿고 싶다. 정말 믿고 싶다. 하지만 그것이 오버랩되는 것은 왜인지 알 수가 없다.

다시 김연아, 아니 체육특기생으로 돌아가서 대학도 그들은 영리집단이라 생각하니 홍보 도구로 이용하는 것을 이해하자. 그냥 특혜를 인정해 달라고 말하는 것이 솔직하다. 학교도 스타마케팅을 위해 입학시켰으니 졸업장을 주는 것도 당연하지 않은가하고 자신있게 말해야 한다. 스타 선수라는 "특수한 상황"을 이해해 달라고 말해야 한다.

결론은 어떻게 될까. 재판과정에서 들어날 김연아의 수업일수, 시험 그리고 고려대의 허접한 학사관리 등등이 재판 과정에서 드러날 것이다. 누가 더 부담이 될까. 황 교수는 피고소인이기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끝까지 가는 수 밖에. 이 사건을 종료시키는 방법은 고소를 취하하면 된다. 결국 결론은 간단하게 유야무야...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다른 사람도 다 그런데 왜 나만 가지고 그래. 나의 "특수성"을 배려하지 못하는 당신들이 루저이고 찌질이다. 한국이란 사회는 "특수한 상황"이라는 말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데 뭘 그리 야단법석인지. 그래도 나는 광고찍고 내년 2월이면 졸업한다. 나는 스타플레이어라는 "특수성"이 있으니까.

2012-06-09 
보고 듣고 느낀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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