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

2012.09.06 07:30 行間/향기로운 시와 소설

인터넷에 떠도는 많은 글이 그 출처를 알 수 없다. 출처를 알지 못하는 것에는 다른 위험 요소가 도사리고 있다. 저작권에 관한 문제가 그 하나이고 글의 진위를 알 수 없다. 저작권이야 책에서 인용하지 않는다면 운신의 폭이 있다. 하지만 잘못된 글이 퍼져 당연시되는 것은 큰 문제다.

"인생은 5분의 연속이다." 라는 제목으로 인터넷에 떠도는 글이다. 아마도 'OO 편지' 같은 메일링 업체에서 만든 글이 아닐까. 누가 작성했는지 모르지만 사연이 있는 이야기이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 많은 생각을 하는데 기적적으로 살아나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더구나 위대한 작품을 남겨 톨스토이와 비견되는 대문호가 되었다. 그의 이름은 도스토예프스키이다.

읽는 이가 감동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비록 그의 작품은 읽어보지 않았어도 '도스토예프스키'를 모르는 한국인은 없다. 더구나 한국인이 위대한 지성으로 여기는 그에 대한 이야깃거리니 더 감동적이다.

한데 이 죽음의 문턱을 오가는 것이 (박노자의 표현을 빌려) '훈육을 위한 연극'이라면 어떨까.

니콜라이 1세는 체포된 지식인들을 사형에 처할 생각은 없었으나, 당시 확산하고 있던 급진주의 정치 모임들에 대해 경고하고자 직전에 특별 사면할 계획으로 사형을 선고하였다. 도스토예프스키를 비롯한 회원들은 이 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총살형이 집행되기 직전에 형 집행이 중지되고 시베리아에 유형을 가는 것으로 감형되었다. _위키백과

죽음 문턱을 경험한 도스토예프스키는 시베리아 감옥에서 4년을 지낸 후 사회주의를 포기하고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전향한 이들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더 열정적으로 반대편의 길을 걷는다. 니콜라이 1세의 경고는 성공했다. 이 사건이 도스토예프스키 개인에게는 충격적인 사건이었을 것이다. 그 때문에 전향했고 자신의 삶과 문학이 일치하지 않게 되었다.

사람과 신의 관계는 장난꾸러기 소년과 파리의 관계와 같다. 그들은 우리를 장난삼아 죽인다. _《리어왕》

도스토예프스키의 삶을 안다면 이 사연이 감동적일 수 있을까? 자신도 모르게 누군가 나를 조종해 거기에 놀아났음을 알았다면 나는 그 조종자를 어떻게 생각할까. 그와 더불어 손잡고 그를 추종할 수 있을까.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는 조종자와 손잡았다. 범인凡人은 하기 어려운 일이다.


+

인생은 5분의 연속이다.

사형수의 몸이 되어 최후의 5분이 주어졌다.
28년을 살아오면서 5분이 이처럼 소중하게 느껴지기는 처음이었다.
이 5분을 어떻게 쓸까?

옆에 있는 사형수에게 한 마디씩 작별 인사하는데 2분,
오늘까지 살아온 생활을 정리해 보는데 2분,
나머지 1분은 대지를 ...
그리고 자연을 둘러보는 데 쓰기로 작정하였다.

우선, 눈에 고인 눈물을 삼키면서 작별인사를 하고 가족들을 잠깐 생각하는데 벌써 2분이 지나 버렸다.
그리고 자신에 대하여 돌이켜 보려는 순간
'3분 후면 내 인생도 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자 눈앞이 캄캄해졌다.

지난 28년이란 세월을 아껴 쓰지 못한 것이 후회되었다.
"다시 한 번 더 살 수 있다면 ······ 이제 죽었구나" 하는 순간 기적적으로 풀려난 그는 사형대에서 느꼈던 '시간의 소중함'을 평생 잊을 수가 없었으며
그 결과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죄와 벌》,《영원한 만남》 등
수많은 작품을 발표하여 톨스토이에 비견되는 대문호로 성공하였다.



그의 이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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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예프스키



덧_
'도스토예프스키'는 2005년 12월 28일에 발표한 러시아 어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도스토옙스키'로 써야 한다. 같은 사람을 이렇게 어렵게 해야 하는지. 다음에 표기법이 바뀌면 '토스토옙스키'로 안 바뀐다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표기법 제정을 장난처럼 툭툭 던지지만 그걸 맞는 이는 혼란스럽고 소통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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