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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를 버려야 복수도 구원도 얻을 수 있다 : 피에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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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은 복수를 원한다. 하지만 모두 그에 대해 자유롭지 않다. 나를 버림으로써 원수에게 복수를 나에게는 구원을 원한다. 나를 버리지 않고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단순한 진리가 전반에 흐른다. 구원만 생각한다면 이창동도 마찬가지다. 《밀양》에서도 구원을 말한다. 다만 구원의 주체가 나인지 아니면 하나님인지가 문제이다. 또 《시》에서는 죄에 관한 사과를 말한다. 하지만 김기덕은 인간을 말한다. 그래서 이창동보다 김기덕이 좋다.

이명박이 김기덕에게 상을 안겨주었다. 청계천 복구하여 개발공화국을 이어나가며 많은 사람이 떠나고 죽어나갔다. 청계천 복구를 하지 않았다면, 하더라도 복구한 청계천과 울리지 않는다고 재개발을 하지 않았다면, 인간이 매년 수십억 원을 들여 물을 흘려보내는 청계천보다 조금 더 귀하게 생각했다면 《피에타》는 나오지 않았다. 김기덕은 수상소감에서 이명박에게 감사해야 했다.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으니 훌륭한 영화인가? 천만 관객이 보았으니 좋은 영화인가? 상업영화 · 예술영화로 구별하여 말하는 게 아니다. 영화를 상업영화 · 예술영화로 구별하려는 작태가 문제이다. 영화는 태생부터 모두 상업영화이다. 흙 팔아 장사하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할리우드 영화에 대해 스크린쿼터를 말하는데 그 스크린쿼터에서 작은영화(예술영화가 아니다.)를 위한 스크린쿼터가 있어야 한다. 10년 후에도 한국영화를 계속 보려면 말이다. 그래야 김기덕의 영화도 계속 볼 수 있다.

영화를 보기 전 나름의 예상하고 영화를 보았다. 김기덕은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가다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극단으로 마무리한다. 영화를 보고 나서 생각하니 극단이 아니었던 영화가 있었던가. 혹자는 얼마나 잔혹한지 말하지만 지금까지 김기덕 영화중에서 가장 온순하고 작정하고 해외영화제를 겨냥했다. 김기덕에게 임권택의 향기가 난다. 영화제를 수상해야 할 목적은 다르지만 길이 같은 두 사람이 중첩된다.

김기덕의 영화를 지금까지 그랬듯이 계속 볼거다. 하지만 김기덕을 좋아하는 이를 잃었으며, 그를 좋아하는 더 많은 이를 얻을 것이다. 


덧붙임_
강도가 일하는 사채회사 이름이 수호금융이다. SH금융. SH공사를 떠오른다. 로고도 유사하다. 죽음과 이주하게 한 사채업자, 섬세함을 느낀다.

덧붙임_둘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 이후



피에타 (2012)

Pieta 
8.9
감독
김기덕
출연
조민수, 이정진, 우기홍, 강은진, 조재룡
정보
드라마 | 한국 | 104 분 | 2012-09-06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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