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하라, 그러면 행복할 것이다 : 《대통령과 루이비통》

2012.10.23 07:30 行間/밥 먹여주는 경제경영

소비심리 탐구란 일상생활 속에 나타나는 다양한 소비현상을 탐색하고 사람의 다양한 소비 행동을 통해 그들의 감춰진 심리를 추리하면서 그 사람의 속마음, 진짜 마음을 알아보는 과정이다. 전반에 걸쳐 소비자의 소비심리를 왜 탐구해야 하는지에 관한 글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비심리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소비심리는 소비자인 나를 알고, 또 나 자신을 효과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나의 삶을 행복하고 즐겁게 살아가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가 그 어떤 것보다 선행해야 할 과제는 소비심리의 분석이다.

'동기연구의 아버지'로 알려진 마케팅 전문가 어니스트 디처 박사는 소비심리 연구는 어떤 물건을 가지고 싶다는 욕망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사람은 그것을 어떻게 인지하고, 또 실행에 옮기는지 탐색하는 일이다. 자신에게 한정된 자본을 어떤 것에 우선순위를 두고 사용하는가는 자신이 "무엇에 가치를 두고, 무엇을 중요시하는가?"를 보여준다. 이것이 바로 경영학에서 다루는 소비심리와 다른 심리학의 소비심리이다. 즉 "소비하는 인간 자체에 초점을 둔 심리학적 소비심리"이다.

오늘날 소비심리 연구는 고객이 왜 특정 물건에 더 관심을 두는지, 소비자가 특정 물건을 소비함으로써 자신을 어떤 방식으로 드러내려고 하는지, 그리고 대중이라는 사람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만들어가는지에 관심을 둔다. 어떤 물건이 잘 팔리는가에 초점을 두기보다 특정한 물건을 사는 사람은 누구인가를 이해하려고 애쓴다. 즉 물건이 아니라 소비자인 인간에게 초점을 둔다. 인간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이지 않으며 비합리적이다. 이런 소비자의 마음을 탐색한다.

위기 상황은 같아도 대처하는 모습도 나라마다 문화권마다 다르다. 그런데도 대학에서는 미국인의 '소비자 행동론', '소비심리'를 마치 한국인의 것인 양 가르친다. 한국인도 미국인과 같은 소비 행동을 할 것이라 믿을 수도 믿으라 할 수 없다. 한국 사회 문화와 맥락 속에서 일어나는 소비 행동을 우리의 눈으로 제대로 읽을 때, 소비심리를 제대로 알 수 있다.

한국인은 특정 이슈나 사안에 관해 자기 생각과 마음을 정확하게 밝히는 데 매우 서툴다. 가장 큰 이유는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진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자신의 심리코드가 무엇인지 알지 못할 뿐 아니라 자신과 다른 마음을 나타내는 "타인의 심리코드를 전혀 읽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인이 추구하는 가치의 특성은 무엇보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과 속으로 충족하려는 것이 다르다"는 데 있다. 다시 말해 "겉으로 보이고 싶어하는 것"과 "속마음이 바라는 것"이 다르다. 욕망의 갈등이다. 자신의 욕망이 충족되었더라도, 그것이 정말 자신이 원했던 욕망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일까지 벌어진다. 따라서 다른 그 무엇이 아닌 자기 자신 안에서 '가장 먼저' 모순을 경험한다.

무엇보다 먼저 자신의 속마음을 정확하게 이해한 후 가치를 정립하고, 자신이 속한 사회의 습성과 문화를 바로 알고, 당당하게 주체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우리는 비로소 소비의 노예에서 벗어날 수 있다. 자신이 남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거나 자신의 부나 권력을 과시하고 싶을 때 소비는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편리한 수단이 된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 실체가 없는 막연한 기대일수록 반대급부로 그 실망감은 더욱더 커진다. 책이 나오기 전 <쾌도난마>에서 보여준 모습에 대한 환상이 이 책에 관한 기대에 투영되어 있다. TV에서 말했던 많은 내용이 책에 나와 있다. 아, 저자의 직업이 대학교수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떠올랐다.

또 한가지 제목 《대통령과 루이비통》이 그가 했든, 출판사가 했든 시류에 편승하려는 시도를 깎아내릴 생각은 없다. 하지만 그 제목으로 원래 저자가 의도하고자 했던 소비심리학보다는 12월에 있을 대선에 관해 무언가 말해주길 기대한다. 하지만 어느 누가 활자로 천기누설하겠는가. 그저 낚였다고 생각하면 속이 편하다.

그럼에도 소비심리학에 관한 이해의 폭을 넓혀주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소비심리학이 소비자보다는 마케터에게 필요하다고 느껴진다. 맞다. 소비자보다 마케터와 기업에 더 필요한 학문이다. 하지만 이 땅을 살아가는 사람은 소비자인 동시에 마케터이다. 황상민은 이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다른 사람이 만들고 제공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활용한다는 측면에서는 소비자이다. 하지만 자신의 삶을 위해 무엇이든 자신이 가진 무엇을 남에게 제공하고 그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마케터이기도 하다. 자신의 재능이든 노동력이든 무엇인가를 남에게 팔아야 한다."

소비심리를 알고 지혜롭게 살아가는 것이 이 땅을 살아가는 사람이 소비자이자 마케터이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아니다. 소비심리는 소비자인 나를 알고, 또 나 자신을 효과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나의 삶을 행복하고 즐겁게 살아가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루이비통
황상민 지음/들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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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비자의 마음을 탐색한다"라는 말씀에, 문득 아침에 일어나 몇 시간 지나지 않았음에도
    벌써 많은 소비를 하고 있는 저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어떤 심리였을까 공부해보고 싶어지네요.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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