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팔린다'와 '안 읽는다'

2012.11.20 07:30 해우소

대부분 제조업체나 유통업체는 장사가 되지 않으면 물건이 팔리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단 한 군데만 "요즈음 독자는 책을 읽지 않는다. 책을 사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한편으로 이해는 가지만 공감할 수 없는 말이다.

매출 문제는 소비자가 아니라 판매자의 몫이다. 유통질서, 즉 출판시장의 왜곡을 말하지만 어느 유통도 그만큼 왜곡되지 않은 업종은 없다. 시장의 왜곡을 만든 것도 자신이기에 해결도 자신이 해야 한다.


사자 위장에 탈이 나면 풀을 먹듯이 병든 인간만이 책을 읽는다. 오늘날의 사람만이 그런 것이 아니라 인류 역사에서 책을 읽은 이는 전체 숫자와 비교하면 몇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우리는 책을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린다. 대다수 사람이 행하고 있다 하여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며, 압도적 다수가 책을 읽지 않는다는 사실을 놓고 보면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은 소수 책 읽는 이가 벌이는 일종의 음모임이 틀림없다. _《책과 세계》, 강유원


이 지구에 살아 있는 사람 중 절대다수가 책을 읽지 않는다고 한다. 지극히 당연하다. 책을 읽지 않는다며 위기감과 강박관념을 조장하는 것은 일종의 음모일 수 있다. 문자는 소수의 전유물이었고 우리도 자금처럼 책이 활자화되어 대중화 된 것은 불과 100여 년 전이다.


과연 출판시장은 기사회생할 수 있을 것인가. 나는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본다. 완전 도서정가제가 도입되면 매출 내림세는 바로 오름세로 되돌아설 것이다. 그러니 출판계가 온 힘을 모아 도서정가제의 입법화에 총력을 매진해야 한다. _한기호


책 판매 활성화 방법으로 도서정가제를 주장한다. 사실 나 같은 불량 독자는 도서정가제에 관심이 없다. 많은 출판사가 없어지고 또 많은 출판사가 새로 생길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다. 많이 팔려서 (많이 팔아서가 아니다.) 큰 출판사가 되었다고 꼭 좋은 책을 만든다는 확신이 없다. 그런 출판사는 다시 많이 팔리는 책을 만들 것이다.

그들이 궁금한 점은 강유원의 말처럼 "고전이라는 사실이 그 책을 널리 또 열심히 읽게 하는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다. '널리' '열심히', 특히 '널리'를 결정하는 요인은 책의 내용과는 무관한 것일 수 있으며, 이것을 명쾌하게 밝혀내기만 한다면, 오늘날에도 출판시장을 단숨에 장악할 수 있을 터"일 것이다.

널리 읽히는데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지만 상당한 영향을 주는 것에 하나가 그 책을 추종하는 집단의 규모이다. 성서가 최고의 스테디셀러인 것은 성서 자체의 내용에도 원인이 있겠지만, 성서를 경전으로 삼는 집단이 성서를 널리 읽히는 결정적인 요인이라는 강유원이 지적처럼 널리 읽히려면 책을 추종하는 추종세력을 만들어야 한다. 책의 내용보다도 추종집단을 만드는 게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구텐베르크 이야기만 나오면 우리의 목소리는 근엄해진다. "우리 금속활자는 무려 이백 년을 앞선" 하면서, 가치를 폄훼해서는 안 되겠지만, 중요한 것은 활자가 아니라 인쇄술이다. 활자를 고정해서 얼마나 많은 문서를 능률적으로 인쇄하느냐는 문제. _《또 한 권의 벽돌》, 서현


활자보다 많은 문서를 능률적으로 인쇄하는 게 중요하다. 능률적으로 인쇄보다 어떤 텍스트를 담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널리 읽히기 위해서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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