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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間/새로 나온 책

2013년 3월 5주 새로 나온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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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잘되는 사업이라도 정체기가 온다. 앞으로 나아갈 수도 멈출 수도 없는 상황에서 경영자들은 '이 위기만 넘기면'이라는 소망을 붙들고 하루하루를 버틴다. 미국 컴퓨터 기업 올멕의 경영자 마이크 미칼로위츠도 그랬다. 설립 4년 만에 거의 100만달러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성장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비용은 많이 들고 현금은 전혀 돌지 않았다. 그때 그의 멘토인 사업가 프랭크가 말했다. 사업을 키우고 싶으면 "고객을 해고하라"고.

미칼로위츠가 본인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을 키우는 방법을 담은 책 '펌프킨 플랜'을 펴냈다. 현재 컨설팅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불량 고객을 줄이고 우수 고객에게 집중하는 것이 사업을 크게 키울 수 있는 비법이라고 말한다. 모든 고객에게 집중하다 보면 우수 고객을 챙길 시간이 없기 때문에 차라리 나쁜 고객은 없는 게 낫다는 것이다. 우수 고객, 최고 고객은 사업 원칙을 공유하며 성장할 수 있지만 수만 늘리려는 나쁜 고객은 영양분만 빨아 갈 뿐이라고 주장한다.

책 제목은 거대 호박을 키워낸 농부의 농사 비법에서 착안한 것이다. 그는 한 지역신문에서 본 500㎏짜리 초대형 호박을 키운 농부 이야기를 보고 불량 고객을 제거하는 법을 대형 호박을 키우는 법에 비유한 '펌프킨 플랜(pumpkin plan)'을 구상했다. 농부는 더 튼튼하고 빨리 크는 호박을 파악하고 그보다 덜 유망한 호박은 모두 제거해 대형 호박 단 하나만을 키웠다. 평범한 호박은 언제나 잊히지만 거대한 호박은 지역신문에도 실리는 '전설'이 된다는 점이 그가 펌프킨 플랜을 사업에 도입하게 된 이유다.

따라서 책은 '사업을 시작하는 법'이 아니라 '시작한 사업을 키우는 법'에 초점을 맞춘다. 금융업, 항공업, IT기업 등 그가 상담한 다양한 사례를 동원해 케이스에 따라 펌프킨 플랜을 적용한 방법을 소개한다.

저자는 사업가들이 '그렇게만 된다면' 병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한다. '한 건만 따내면' '큰 고객 한 명만 잡으면' 하는 식으로 사업을 일군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사업 전략을 유지한 채 '그렇게만 된다면'이라고 생각하는 건 사업이 내리막길을 걷는 것을 방관하는 것과 다름없다. 사업 전략을 바꾸지 않으면 실패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안 되는 일은 종양처럼 잘라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어떻게 고객을 제거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을 위해 고객을 해고하는 방법까지 알려준다. 책에는 고객을 평가할 수 있는 항목이 적힌 고객평가표가 수록돼 있는데 그는 이 표를 이용해 우수 고객과 그렇지 않은 고객을 파악하라고 말한다. 그 후 불량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거하고 우수 고객이라 할 수 있는 스타들을 우선시하며, 전체적으로 가격을 올려버리라고 조언한다.

우수 고객을 편애하는 과정에서 그 고객에게 질문을 던져 그들 희망사항을 알아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대형 항공사와 경쟁이 되지 않는 작은 항공사로서는 '한시적 할인을 할 때만 당신 항공사를 이용하는 고객'이 불량 고객이고 '급한 회의가 생겼는데 다른 항공사들이 모두 만석일 때만 당신 항공사를 이용하는 막바지 고객'이 우수 고객이라고 그는 조언한다. 그는 우수 고객에게 비행기 탑승까지 걸리는 시간을 반으로 줄이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와이파이 공유기 등을 설치하는 서비스로 우수 고객을 키워 내라고 말한다. 고객이 '열혈 추종자'가 되면 거대 호박을 키워낼 수 있다고 그는 설명한다.

펌프킨 플랜
마이크 미칼로위츠 지음, 김태훈 옮김/페퍼민트(숨비소리)

"모방이 혁신 지름길" "불량고객 해고하라" 역발상 경영학
[經-財 북리뷰] 펌프킨 플랜
불량 호박은 불량 고객, 그들을 솎아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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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문부과학성이 '독도 영유권' 주장을 담은 고등학교 사회교과서 검증을 통과시키자, 지난 27일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 낸 논평입니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아예 서한을 보내 "일본 사회과 교과서에 독도 기술이 확대되고 가해자로서의 역사인식이 희박한 일본정부의 입장이 교과서 기술에 반영됐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독도는 우리 땅'은 불변입니다. 하지만 과연 일본만 우리 역사를 심각하게 왜곡하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명박 정권 들어 현대사를 재해석하는 시도가 끊임없이 제기되었습니다. 뉴라이트 핵심 인물이자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 이사장을 지낸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는 "일본이 독도를 일본 것이라고 주장할 만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 "위안부를 강제 동원했다는 객관적인 자료는 하나도 없다"며 일본 극우와 근현대 인식이 비슷합니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들어 '5.16군사반란'을 '쿠데타'로 부르지 못하는 고위공직자들이 수두룩했습니다. 그 중 한 사람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한 일본에 항의 서한을 보낸 서남수 교육부 장관입니다. 문제는 현대사만 왜곡된 것이 아니라 고대사(고조선·한사군·임나일본부)가 주류 역사학자들에 의해 심각하게 왜곡됐다고 주장하는 역사학자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일제식민지사관 시각을 가졌다고 강하게 비판합니다. 이들 중 한 사람이 이주한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연구위원입니다.

"한국 주류 역사학계에는 '한국'과 '역사학'이 없다. 중국의 변방사나 일본의 지방사로 한국 역사를 보니 한국이 사라졌다. 역사적 사실에 성실하기는커녕 사실을 외면하거나 과장하고, 견강부화하거나 억단해서 진실을 매몰시키니 '역사학' 없다."-<한국사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이주한 지음 ㅣ 역사의 아침 펴냄) 서문에서

주류 역사학계가 한국사를 중국 '변방사'나 일본 '지방사'로 봤다는 주장에 동의하기 힘들지만, 이주한은 한국사 '거두' 이병도 전 서울대 교수와 그의 후예들이 얼마나 한국사를 왜곡시켰는지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 한국사가 필수과목에서 빠져 논란이 빚어지고, 아직도 수능은 선택과목이라 역사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제가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 국사는 필수였고, 학력고사(1986년 학년도)는 20점짜리 필수였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나는 것은 '태정태세문단세...'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우리는 우리 역사를 제대로 배우지 못했습니다.

아직도 한국사를 '암기과목'으로 생각하니 제대로된 역사관을 가질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 고대사가 일제식민사관 지배를 받고 있는 주류 역사학계 주장이 '정설'이 된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한 책이 <한국사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입니다.

"1945년 조선총독부는 해체되었지만, 조선총독부 산하 조선사편수회는 한국 주류 역사학계로 승계되었다. 광복 후 독립운동가가 친일파의 손에 청산되면서 한국사 원형과 진실은 철저하게 부관참시 당했다. 조선사편수회가 날조하고  왜곡한 역사는 이른바 '실증주의'로 치장되었고, 조선사편수회가 가장 두려워한 독립운동가의 과학적 역사학은 '신념이 앞서 관념론, '국수주의'로 전락했다. 그렇게 한국사는 죽었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자신의 나라를 사랑하려거든 역사를 읽을 것이며 다른 사람에게 나라를 사랑하게 하려거든 역사를 읽게 할 것이다."고 했습니다. 단재 선생은 또 역사를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으로 해석했습니다.

이같은 인식은 밖으로는 아의 단위인 우리 민족과 국가의 주체성을 강조하고, 안으로는 각 시대 다양한 역사적 모순은 투쟁을 통해 사회발전 한다는 변증법적 역사관입니다. 이주한은 "주류 식민사학자들은 단재를 죽이지 못해 안달이다. 그들과 단재는 양립할 수 없다. 식민사학자들은 조선총독부의 시각으로 한국사를 본다"면서 "일본 극우파 시각으로 한국사를 본다. 그리니 양립할 수 없다"고 질타하면서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이 지은 <단채 신채호 평전>(시대의 창)을 다음과 같이 인용합니다.

"한국 사학계가 단재의 고대사만 제대로 연구하고 고증에 충실해왔다면 감히 중국이 요즘 같이 황당무계한  역사 왜곡의 망설을 들고 나오지 못하였을 터이다. 이런 의미에서 단재의 고대사에 대한 인식과 100년 앞을 내다보는 진정한 사가의 진면목을 보인다."

이주한은 단재 선생이 역사를 보는 주체적 관점을 무엇보다 강조했다면서 "주체적 관심이란 누가, 어떤 시각으로 역사를 바로보는가 문제"라고 합니다. 단재는 중화주의나 일제 식민주의 관점에서 보는 것을 가장 먼저 경계했다고 이주한은 강조합니다. 그 이유는 "침략과 지배의 관점에 서면 반드시 역사를 왜곡하기 때문"이란 것이 단재 신채호의 역사를 보는 관점이었습니다.

그럼 식민사관은 어떻게 우리나라에 생겨났을까요?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역사학)는<식민사관은 어떻게 생겨났는가>에서 "일제 어용학자들은 한국사 연구를 '한국침략'이라는 그들 정책에 맞춰 진행시켰다. 따라서 식민주의사관은 일제가 한국 침략과 지배를 한국의 역사로 정당화 합리화 위해 고안해 낸 역사관"이라고 말합니다. 이에 근거해 이주한은 "이만열 분석은 정확하다"며 "침략과 지배를 위해 고안함 역사가 제대로 된 역사일 수 없다. 학문이 아니고 정치이고, 이론이 아니라 폭력이다"고 식민주의사관을 맹비난합니다.

옛 서독 대통령 바이체크가 2차 대전 패전 40돌 기념식에서 "기억을 생생하게 간직하는 게, 왜 중요한지 이해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과거의 극복이 아니다. 과거에 눈을 감은 사람은 현재도 보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주한도 말합니다.

"기억은 인간을 인간답게 살게끔 한다. 기억이 없는 인간은 인간의 정체성과 존엄성을 지키기 어렵다. 역사는 기억이다. 기억되지 않는 역사는 얼마든지 농락되고 누군가에 의해 지배당할 수 있다. 역사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그러나 역사를 기억하는 자는 결코 쓰러지지 않는다."(책 서문)

우리 역사를 기억해야 합니다. 친일파와 수구기득권세력이 끊임없이 역사를 왜곡하고, 제대로 된 역사를 가르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식민사관은 역사만 아니라 현대사 전반에 걸쳐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식민사관 논란은 단순히 역사학계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역사관은 그 시대의 세계관을 함축한 것이어서, 정치·경제·사회·문화·종교·젠더·교육·법·예술 등 사회 전 영역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국사회의 모든 문제가 식민사관에서 비롯되지는 않겠지만, 그로부터 자유로운 것도 없다. 식민사관은 오늘도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사가 죽어야 한국이 산다는 말이 성립하는 것이다."(본문에서)

'한사군'(낙랑·진번·임둔·현도), 시험 때마다 많이 외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사군 위치를 두고 주류사학계는 한반도 서북부라고 주장합니다. 우리들도 그렇게 배웠습니다. 하지만 이주한은 한사군이 한반도가 아니라 요동이라고 강하게 주장합니다.

서기전 1세기경 <사>》나 서기 1세기경 <한서>, 3세기 후반 <삼국지>, 5세기경 고대 남송의 <후한서>를 비롯한 중국 고대 사료들에서 한사군의 위치를 추적해야 한다. 1차 사료를 해석한 2차 사료보다 1차 사료를 우선해야 한다. 이것은 역사학의 기본이다. 중국 고대 사료는 일관되게 한사군 중심지인 낙랑이 요동에 있었다고 기록했다. 고조선과 한나라의 국경인 패수가 지금의 난하라는 사실도 중국 고대 사료에 근거해 어렵지 않게 비정할 수 있다. "패수가 압록강이다, 청천강이다" 하는 고정관념만 버리면 그렇다. - <한사군은 한반도에 없었다>

한사군이 한반도가 아니라 요동이나 중국에 있었다는 주장은 이전부터 제기되었습니다. 아직도 첨예한 논란입니다. 그러므로 이주한 주장이 완전한 정설로 받아들이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한산군 위치가 어디인지에 따라 중국 동북공정을 반복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것임은 분명합니다.

이주한 같은 주장을 '국수주의'로 비판할 수 있지만, 이주한은 "하나의 정설만 있어야 하는 한국사는 이미 역사도 아니고 학문도 아니다"면서 "이미 답이 다 정해져 있으니 연구할 필요가 없다. 역사는 늘 '왜'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고 강조합니다. 어떤 학문이던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논쟁과 토론을 해야 합니다. 사료를 통해 상대방의 역사 해석을 반박할 때만 한국사는 발전하고 우리 사회 역시 진보할 것입니다.

우리 사회의 많은 분야 중에서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할 것이 역사관이다. 역사관은 한 사람의 종합적인 인식체계이자 한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시도한 발상의 전환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이 순간 영혼의 소리에 집중해보자. 우리의 사고와 의식, 일상을 지배하는 가치를 각자의 장에서 문제제기하고, 새로운 꿈을 구하고, 찾고, 두드리며 연대의 장으로 나오자. 모두를 위한 역사는 없다. 일제 식민사관에 균열이 생길 때, 우리는 역동적으로 굽이치는 변혁의 물결을 맞을 것이다.

한국사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
이주한 지음/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일본만 역사를 왜곡한다고? 과연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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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무라이들에게 1870년대는 고난의 시기였다. 사무라이들이 중심이 된 막부(幕府)는 7세기 이후 천 년이 넘도록 일본 사회를 주름잡았다. 그러나 상징적인 존재에 머무르던 메이지(明治) 일왕이 서구 사회와 손잡고 1867년 일본의 지배자로 나서면서 무사 계급의 몰락이 시작됐다. 일왕은 서구 문물을 적극 받아들여 군대를 총포로 무장시키고 사농공상(士農工商) 제도를 폐지했다. 또 폐도령(廢刀令)과 단발령(斷髮令)을 내려 무사들이 칼을 차고 다니는 것을 금지했다. 길거리에서 ‘촌마게(일본식 상투)’도 잘랐다.

사무라이는 본래 강인하고 잘 교육받고 단결된 집단이었다. 1100년간 권력을 이어온 무사 계급의 권위가 어떻게 한순간에 바닥으로 떨어질 수 있는가. 저자는 사무라이의 운명 속에서 인류 문명들의 명멸을 읽어낸다. 고대 이집트 문명, 로마제국, 아스텍 문명, 이스터섬 문명 모두 한때 빛났지만, 결국 사라졌다.

공통점은 뭘까. 유럽 명문 경영대학원인 IESE의 교수인 저자는 트렌드의 변화와 뒤늦은 대응에서 찾는다. 모두가 필연적으로 다가온 트렌드를 미리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가 어찌할 바를 몰랐다는 것. 특히 ‘어떤 사건’이 갑자기 발생해서 기존 질서을 흔들 경우, 아무리 발전된 문명이라도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른바 ‘블랙 스완’의 출현. 예측 불가능하고 기존 통념을 뒤집는 사건을 지칭하는 이 단어는 이제 경영학계에서는 보통명사가 됐다.

최근 사례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도마 위에 오른다. 저자는 흔히 ‘월스트리트’로 알려진 은행과 중개기관의 전문가들이 신용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앞으로 닥칠 중요한 일을 예견하고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고 말한다.

앞으로 또다시 ‘블랙 스완’이 닥쳤을 때 우리는 제대로 알아볼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문제들을 논의하기 위해 저자는 IESE 경영대학원에 ‘빅 픽쳐(The Big Picture)’라는 수업을 열었다. 수업은 과정 첫째 날 학생들과 기업 임원들에게 늘 꼭같은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시작된다.

“여러분은 앞으로 20년 동안 여러분의 삶과 경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이슈들을 생각하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을 쓰고 있습니까?” 책은 이런 질문들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묶은 것이다. 세계를 급격히 변화시킬 가능성이 큰 12가지 주제가 거론된다. 경제위기, 지정학적 권력 이동, 기후 변화, 물과 식량, 교육, 에너지, 자연재해…. 각 주제는 언뜻 보면 제각각인 듯 싶다.

하지만 그의 수업 이름처럼 ‘큰 그림’을 그려보면 개인, 가족, 조직, 사회, 국가, 세계 차원에서 모두 연결되어 있다. 예를 들어, 경제 위기의 영향은 지정학적 권력 이동으로 이어진다. 이는 어떤 나라가 첨단기술을 손에 넣을 수 있는지에 달렸고, 기술은 또 기후변화에 대한 인간의 대응에 영향을 줄 것이다. 물 부족과 식량 생산이 어떻게 진행될지도 여기에 달렸고 교육 수준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진다. 인구 변화도 교육수준에 영향을 끼치고 전쟁과 테러, 사회적 불안 요소가 된다.

이 복잡다단하고 위험이 끊이지 않는 세상에 대해 알고 나면 걱정부터 앞설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의 메시지는 ‘당신도 모르게 세상이 나빠지고 있다’는 어두운 경고가 아니라, “기회는 최대화하고 위기는 완화하면서 앞으로 닥칠 격동의 시대에 대비하자”는 격려다. 하지만 ‘선견지명은 좋은 것’이라는 원론적 조언을 넘어 ‘어떻게 하면 그런 선견지명에 이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빠져 있어 아쉽다.

무엇이 세상을 바꾸는가
아드리안 돈 지음, 위선주 옮김/미래의창

[經-財 북리뷰] 무엇이 세상을 바꾸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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