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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우소

진짜 좋은 책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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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유태우의 글을 보았다. '서재는 소모품'이라고 한다. 소모품이라 해 의아하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공감 간다.

저에게 서재는 한마디로 소모품입니다. 서재가 소모품이라고 하면 조금 이상하게 들리실지 모르겠지만, 서재뿐만이 아니고 저는 제가 가진 모든 소유를 소모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모품이라는 뜻은 없어진다는 것이거든요. 책도 없어지고, 지식도 없어지고, 제 머릿속에 있는 지식도 계속 항구적으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없어졌다가 다시 채워지기도 하고, 새것으로 대체되기도 하고. 모든 지식, 모든 책도 다 그렇게 돼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내 서재는 소모품입니다.

의사 유태우가 추천하는 '내 인생의 책'중에서 진짜 좋아하는 책이 있다. 책 형태를 보인 책이 아닌 '사람'이다.

마지막으로 제가 진짜 좋아하는 '책'이 있어요. 그런데 책의 형태를 갖고 있지는 않고요. 그것은 책이 아니고 '사람'입니다. 책을 통해서 물론 제일 많이 배우겠지만,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것은 '사람'이라는 책입니다. 책이 저의 반쪽이라고 한다면, 사실 더 큰 반쪽은 사람입니다. 제가 갖고 있는 모든 지식, 경험, 인식은 사람을 통해서 배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거든요. 어느 누구를 봐도, 우리가 언뜻 보기에는 못난 사람, 잘난 사람, 별의별 사람이 다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한 사람, 한 사람 다 뜯어보면 정말 배울 점이 많습니다. ‘저 사람은 저게 못났어, 저 사람은 밥 맛이야, 저 사람은 내 타입이 아니야’ 이렇게만 보실 것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 놓치지 마시고요. 누굴 만나든 더 많은 사람을 만나서 그 사람한테 배우는 것이, 책은 책대로 보시고, 사람한테 배우는 것이야말로 저는 진정한 책이지 않을까 싶어요. 그렇게 생각한다면 책은 어디에 있을까요? Everywhere, Everytime, 그러니까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게 책이라는 겁니다. 책이 어딘가 다른 곳에 있다고 생각하지 마시고요.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을 통해서 매일매일 배우시면 됩니다.

인생에 가장 영향을 준 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종종 듣는다. 난감하다. 오래 산 인생도 아니고 책 한 권이 인생을 바꿀 만큼 큰 영향력이 없다고 생각한다. 책은 그저 책일 뿐이다. 책보다는 사람이 인생을 좌지우지한다. 공자는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내 스승은 꼭 그중에 있다. 좋은 점은 골라 그 뒤를 따르고, 좋잖은 점은 이를 고치게 되니.”라고 했다. (《論語》, <述而>) 동행중에 더러 착한 자가 있으므로 그를 따르게 되려니와 못된 짓을 하는 자가 있다손 치더라도 내 잘못을 고치는 거울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을호 역, 《한글 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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