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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를 찾아 나서다 - 김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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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를 찾아 나서다
- 김지하


우거진 풀 헤치며 아득히 찾아가니
물은 넓고 산은 멀어 갈수록 험하구나
몸은 고달프고 마음은 지쳐도 찾을 길 없는데
저문 날 단풍숲에서 매미 울음 들려오네
― 열 가지 소노래 첫째

네 얼굴이
애린
네 목소리가 생각 안 난다
어디 있느냐 지금 어디
기인 그림자 끌며 노을진 낯선 도시
거리 거리 찾아 헤맨다
어디 있느냐 지금 어디
캄캄한 지하실 시멘트벽에 피로 그린
네 미소가
애린
네 속삭임 소리가 기억 안 난다
지쳐 엎드린 포장마차 좌판 위에
타오르는 카바이드 불꽃 홀로
가녀리게 애잔하게
가투 나선 젊은이들 노래 소리에 흔들린다.



목소리, 얼굴이 기억이 나질 않는다...
나의 애린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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