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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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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상시 후한 말기 대장군 하진이 "환관을 절멸시켜야 한다."라고 하자 조조는 고개를 저었다. "환관은 고금부터 있었다. 다만 군주의 총애를 빌려 국정이 이 지경까지 온 것이다." 조조는 망국의 책임은 환관이 아니라 군주가 져야 함을 지적했다.망국의 책임은 환관이 아니다. 조조가 하진의 말을 듣고 십상시를 절멸했다면 하진이 십상시 자리를 대신했을 것이다. 자기와 무리의 이익만을 챙기는 환관이 문제이지 환관 그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연산에게 호통친 김처선은 환관이 아니었던가. 같은 환관이라도 그 본분을 알고 어떻게 처신하느냐의 차이다. 달리 본다면 같은 환관이라도 황제나 왕에게 어떤 말을 했느냐에 따라 (결국, 죽임을 당하지만) 십상시는 살아남아 역공을 취하였고, 김처선은 죽임을 당했다. 어린 황제도 연산도 왕으..
나관중은 《삼국지연의》의 저자인가? 《삼국지통속연의三國志通俗演義》(이하《삼국지연의》)의 저자로 여겨지는 나관중은 《삼국지평화》를 비롯한 민중속에서 자라나 전해 내려오는 방대한 삼국지 설화를 수집하고 《정사 삼국지》같은 전통적인 역사 자료와 대조하여 지나치게 황당무계한 요소를 빼버리고 문장을 다듬어 정리하고 집대성했다. 그렇다면 나관중은 《삼국지연의》의 저자인가? 알 수 없다. 그저 그렇다고 알려졌을 뿐이다. 먼저 나관중이란 인물의 실체를 알 수 없다. 실존했던 인물인지 저작자들의 대표적인 필명인지 알 수 없다. 다만 나관중이 생존한 인물이었다면 여러 자료로 미루어보아 불우한(아니면 가난한) 지식인(?사대부)일 거로 추측할 수 있다. 지체 놓은 유복한 지식인이라면 당시 민중 예술에 관심을 둘 리가 없고, 어느 정도의 지식이 없다면 전통적인 ..
나의 문학 인생을 뿌리째 흔들려 하는가 - 황석영 만우절이다. 별 다른 의미는 없다. 그래봐야 4월 1일이다. 팩트가 아닌 것이 팩트로 둔갑되어 진실을 호도하는 경우가 많다. 그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고생하고 혹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었다. 그 반대로 팩트가 거짓으로 호도되어 팩트와 거짓을 구별할 수 없게된 진흙탕이 되기도 한다. 또한 이로 인하여 많은 이가 고생도 하고 목숨을 잃는 경우도 많았다. The answer, my friend, is blowing in the wind The answer is blowing in the wind 2010년 10월 프레시안에 의 의혹에 답했다. 몇 가지는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이다. 신동아가 주장하듯 표절을 인정하는 내용이 아니라 황석영의 답변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한데 나도 알고 있는 그 내용(? 사실의 유..
삼국지가 재미있는 이유는 모두 '3' 때문이다 삼국 시대라는 역사적 시대가 후세 사람으로부터 이 정도까지 사랑을 받고 줄곧 이야기된 것 또한 '3'이라는 수와 무관하다고 생각할 수 없다. 이야기꾼은 대체로 전란과 분열의 세계를 다룬다. 평화롭고 안정된 시대의 이야기는 들어서 재미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분열된 난세가 아무리 재미있다고 해도 너무 복잡하게 여러 축으로 나뉘져 버리면 이야기로 꾸며 내기 어렵다. 반대로 두 영웅의 대결 구도는 자칫하면 단조로워질 우려가 있다. 그렇다면 그 사이의 셋 정도가 가장 적당하지 않을까. 삼자정립은 분열과 항쟁의 관계에서는 갖아 안정된 성질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두 영웅은 양립하기 어렵지만, 삼강의 정립과 경합은 그 나름대로 구조적인 안정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남녀 간의 삼각관계에서도 잘 드러난다...
오행론으로 삼국지를 바로 읽기 2002년 11월 9일 에 쓰인 삼국지에 관한 글을 정리한 것이다. 먼저 장정일의 글에서 언급된 춘추사관, 정통론 그리고 언급하지 않았지만, 삼국지뿐 아니라 중국을 이해하는데 기본이 되는 오행설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이 글은 (김문경, 사계절)을 참조했다. 삼국지의 정통론은 가볍게 여길 내용이 아니므로 다음에 다시 언급하기로 하겠다. 이덕무는 그의 저서 에서 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 있다. 그의 말은 300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하다. 연의演義나 소설은 음란한 말을 기록한 것이니 보아서는 안 된다. 자제들이 보지 못하게 금해야 한다. 간혹 남에게 소설 내용을 끈덕지게 얘기하거나 그것을 읽도록 권하는 사람이 있는데 애석하도다! 사람의 무식이 어찌 이 지경일까? 는 진수의 정사와 혼동하기 쉬운 것이니, 엄격..
사람이야 말로 가장 감상 가치가 풍부한 존재이다 프레시안 books이 2012년 신년호를 '내가 사랑하는 저자' 특집으로 열두 명의 필자가 각기 자신이 좋아하는 저자를 말하고 있다. 그 중에서 이중텐에 관한 기사를 읽고 나도 그의 구라(?)에 관심이 많기에 다시 옮겨 읽어보고자 한다. 12권의 책이 번역되어 나왔다고 하는데 내가 읽은 것은 그 중에서 , 그리고 이렇게 3권이다. 나는 이중에서 을 가장 좋게 읽었다. 아래의 내용에도 이중텐의 대표작이라 하니 그것을 읽은 것을 다행으로 여긴다. 문학 비평, 예술 비평은 있지만 인물 비평은 찾아볼 수 없다. 더러 인물에 대한 전기나 일화는 있지만 인물 감상은 없다. 사실 사람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감상 가치가 풍부한 존재 아닌가. 술과 차, 그림과 시도 품평을 하는데, 어째서 인물 품평은 없단 말인가? 이 ..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더라 지금 읽고 있는 최명 교수의 (1993, 조선일보)가 (1, 2권)으로 2003년 재 출간 되었다. 그것에 대한 2003년 서평이다. 서평에는 얼마전 읽은 김문경 교수의 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김문경 교수는 의 저자 나관중에 대한 해석은 삼국지를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또한 삼국지가 오백년을 넘게 베스트셀러로 유지하게 한 비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또 야마구치 히사카즈의 를 삼국지가 아닌 삼국지 관련 책으로 1순위로 권하고 있다. 김문경 교수도 말한 정통론에 관한 것은 최명 교수의 책에서 한 챕터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정통론은 삼국지를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그는 "삼국지 마니아들이 촉한(蜀漢) 정통론이니 조위(曹魏) 정통론이니 하는 것에 대해 다분히 비판적이다. 왕조의 정통이란 ..
사실과 허구를 넘나들다 : 삼국지연의의 소설적 매력 청나라 역사학자 장학성은 삼국지연의를 두고 칠실삼허七實三虛 즉 "열에 일곱은 사실, 셋은 허구"라 했다. 실제 삼국시대의 실록인 진수의 , 사마광의 에 나오는 인물과 사실의 큰 흐름은 일치하지만 사건의 상세한 부분은 사실과 어긋나거나 전혀 없던 픽션이 많이 나온다. 나관중의 에 등장하는 인물은 1233명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나온다는 것만으로 500년 넘게 사랑받지는 않을 것이다. 가 칠실삼허라 하지만 소설이다. 소설은 재미있어야 한다. 한데 삼국지연의는 재미가 너무 많아 흥미진지한 소설이다. , 그리고 와 더불어 4대 기서로 불린다. 이중 재미는 가 으뜸이다. 는 허황된 이야기이고, 는 쓸데없는 도둑놈 이야기고, 는 참으로 있을 법한 인간의 이야기지만 는 충의의 교훈이 있고, 생활의 지혜가 있다. ..
삼국지 뒤집어보면 비즈니스 리더십 보인다 최근 10여 년 동안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루어온 중국의 비즈니스 세계에서 와 같은 고전이 뜨고 있다고 한다. 세계 각국의 기업들이 중국으로 진출하고 벤처기업이 난립하여 혼돈양상을 보이고 있는 최근의 경제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혼란한 전국시대를 살았던 조상의 지혜를 배우려는 비즈니스맨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처럼 유명한 고전의 경우 읽은 사람의 관점에 따라 느끼고 배우는 것이 모두 다를 수 있다. 또한 같은 사람이 읽어도 20대와 30대, 40대에 읽었을 때의 감동이 각각 다를 것이다. 자, 지금 다시 한 번 를 읽어보면 어떨까. 미처 몰랐던 사회생활이나 인간관계의 지혜를 새로 배우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일본의 대중지 는 최근호에서 유비, 제갈공명, 조조의 리더십을 현대의 비즈니스 처세술에 응용할 수 있..
임강선(臨江仙) - 삼국연의(三國演義)의 서사(序詞) 滾滾長江東逝水, 浪花淘盡英雄. 是非成敗轉頭空, 靑山依舊在, 幾度夕陽紅. 白髮魚樵江渚上, 慣看秋月春風. 一壺濁酒喜相逢, 古今多少事, 都付笑談中. 넘실넘실 장강 물결 동쪽으로 흘러가며, 물보라로 영웅들을 모두 씻어갔네. 시비 성패 돌아보면 허무한 것, 청산은 예나 다름없건만, 몇 번이나 저녁노을 붉었던가. 백발의 어부와 나무꾼이 강가에서, 가을달 봄바람을 그저 무심히 바라볼 뿐. 한 병의 탁주로 반갑게 서로 만나, 고금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모두 소담 중에 부치네. 삼국연의(三國演義)의 서시이다. 이 시는 원래 명나라 양신(楊愼)이 임강선(臨江仙)이라는 제목으로 쓴 사(詞)인데 청나라 문인 모륜(毛綸), 모종강(毛宗崗) 부자가 나관중의 삼국연의를 개작하면서 서시로 편입한 것이다. 10구로 되어 있는 이 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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