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 연습/우리말 바로쓰기

애정남은 애매하다를 계속 사용해야 하나?

한방블르스 2011. 12. 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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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 애정남 최효종이 사용하고 있는 '애매하다'는 우리말이 아니다. 물론 우리말의 '애매하다'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은 전혀 다른 의미이다. 그 뜻은 '억울하다'의 의미를 가진다.

애정남이 사용하고 있는 '애매한' 것은 일본어 '애매(曖昧,あいまい)'이다. 우리는 '흐리멍텅하다, 흐리터분하다, 어정쩡하다'라거나 '모호(模糊)'라는 한자말을 쓴다. 더욱이 '애매모호'라는 중복된 말을 쓰는 것은 더욱 안 될 말이다.


KBS <개그콘서트> ‘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이하 ‘애정남’)은 이런 애매하지만 중요한 문제에 대해 명쾌한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는다.

‘애정남’에 대한 환호는 비단 연인간의 문제에서 ‘애매모호한’ 문제를 처리해주기 때문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위는 개콘의 '애정남'에 대한 신문기사의 일부이다. (애정남 "요즘 한국, 참 애매하죠잉~")
'애매'를 그냥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고 있고 '애매모호한'이라는 말을 꺼리낌없이 사용하고 있다. 우리가 알고 모르게 사용하고 있는 일본어의 잔재를 요즈음 세대들은 모르고 사용하고 있다. 인기있는 TV프로그램에서 사용하면 그것은 정설화 될 우려가 있다.

애정남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모르지만 바꿔야만 한다. '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 '애정남'이 아니라 '어정쩡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 '어정남'이 어떨까.

하지만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두 가지가 모두 올라가 있다. 순화대상으로 올라있지 않다. 애매하다를 모호하다는 뜻으로 사용해도 된다는 것이다. 이것도 참 모호하다.

더불어 일본 잔재어라는 것이 어디까지인지고민이 필요하다. 우리가 늘 사용하고 있는 철학은 일본에서 번역한 것이다. 일본에서 쓰는 말이니 안써야 할까.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자유, 사회 등 대부분의 서양철학의 개념들은 일본 번역에 기인한 것이다. 어느 선까지 사용하야 하는지에 대해 대단히 모호하고 혼란스럽다.

덧_
빵꾸는 안되고 그 순화어 펑크는 되는가? 표준대사전에는 "펑크 (←puncture)"라 나와 있다. 하지만 펑크는 어원도 짐작키 어려운 국적불명의 용어이다. 일반적으로 많이 쓰인다 해서 순화어로 인정되는 것은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덧붙임_
애매하다(曖昧--) : 잘못 쓰고 있는 우리말



우리말 소반다듬이
권오운 지음/문학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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