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떠나보낸 슬픔, ‘펫로스 증후군’을 아시나요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슬픔, ‘펫로스 증후군’을 아시나요

‘이별’이라는 단어는 언제나 슬프다. 하지만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을 마주할 때, 그 슬픔은 훨씬 더 깊어진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함께해온 사람이라면 이별의 순간이 주는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처럼 반려동물의 죽음 이후 극도의 슬픔과 죄책감, 우울감을 겪는 현상을 ‘펫로스 증후군(Pet Loss Syndrome)’이라 부른다.

가족의 일원, 반려동물

현대사회에서 반려동물은 단순한 ‘동물’이 아니다. 많은 사람에게 반려동물은 일상 속 위로이자 정서적 안정의 근원이다. 그런 만큼 반려동물을 잃은 상실은 가족이나 친구의 죽음에 버금가는 충격을 남긴다. 그러나 인간과 동물의 수명 차이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평균 15년 남짓한 반려동물의 생애를 함께 지켜보는 동안 우리는 그들의 노화와 질병, 그리고 마지막 이별을 맞이하게 된다.

슬픔은 몸과 마음, 행동으로 나타난다

펫로스 증후군은 세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첫째, 감정적 반응이다. 현실 부정, 죄책감, 분노, 식욕부진, 불면증 등 다양한 감정의 변화가 일어난다.
둘째, 신체적 반응이다. 목의 이물감, 두통, 어지럼증, 심장 두근거림 같은 신체 증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셋째, 행동적 반응이다. 반려동물이 살아 있을 때처럼 먹이를 주거나 산책을 시키는 등, 죽음을 부정하는 행동이 지속되기도 한다.

이러한 반응은 짧게는 한 달, 길게는 반년 이상 이어질 수 있다.

주변의 시선이 상처가 되기도

펫로스 증후군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주변의 무심한 반응이다. “고작 개 한 마리 죽은 건데”라는 말은 상실의 상처 위에 또 다른 상처를 남긴다. 펫로스 증후군은 단순한 감정 기복이 아니라, 때로는 우울증이나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심리적 문제다.

슬픔을 외면하지 말고, 애도를 허락해야 한다

이별의 아픔을 극복하기 위한 첫걸음은 수용이다. 인간과 반려동물의 생애가 다르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그 안에서 매 순간을 더 충실히 보내는 것이다. 이별 후에는 충분히 애도할 시간을 가져야 한다. 슬픔을 억누르지 말고, 눈물과 감정을 표현해야 한다.

무엇보다 혼자 견디려 하지 말고 공유해야 한다. 같은 상실을 경험한 사람이나 가까운 이들과의 대화는 회복의 중요한 과정이 된다. 시간이 지나도 우울감이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이 어려울 만큼 증상이 심각하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필요하다.

함께한 시간,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다웠다

반려동물과의 이별은 결코 익숙해질 수 없다. 그러나 이별은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그리움 속에서 우리는 함께한 시간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고, 다시 누군가를 사랑할 용기를 배운다. 펫로스 증후군을 이겨낸다는 것은 잊는 것이 아니라, 기억하는 법을 배우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