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가 존 몰리뉴를 기억하며
John Molyneux 존 몰리뉴, 1948년 9월 2일 ~ 2022년 12월 10일

마르크스주의 작가이자 활동가 존 몰리뉴(John Molyneux)가 12월 11일 더블린에서 74세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평생을 국제사회주의 운동 속에서 살았다. 처음에는 영국의 국제사회주의자이자 사회주의노동자당(SWP)에서, 나중에는 아일랜드 사회주의노동자당/네트워크에서 활동했다.
몰리뉴는 1968년, 전 세계를 휩쓴 반전운동과 혁명적 흐름 속에서 급진화된 세대의 한 사람이었다. 그는 곧 국제사회주의 그룹의 핵심 이론가이자 가장 인기 있는 연사로 자리 잡았다.
그의 첫 저서 『마르크스주의와 당』(1976) 은 마르크스, 룩셈부르크, 레닌, 트로츠키, 그람시가 남긴 혁명적 조직 이론을 분석하며, 지금도 조직 문제에 씨름하는 이들에게 여전히 의미 있는 책으로 남아 있다. 이어서 그는 『레온 트로츠키의 혁명 이론』(1981)을 통해 트로츠키 사상의 강점과 한계를 다뤘고, 『진정한 마르크스주의 전통은 무엇인가』(1983/85)에서는 마르크스의 혁명적 사회주의를 개량주의와 스탈린주의에 맞서 재정립했다.
그의 이름을 가장 널리 알린 건, 아마도 「마르크스주의의 ABC」 라는 주간 칼럼이었다. 거의 15년 동안 Socialist Worker에 연재된 이 칼럼에서 그는 기본 개념부터 현실의 정치적 논쟁까지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으로 풀어냈다.
그의 글은 언제나 명료했고, 쉬운 언어로 핵심을 짚었다. 많은 젊은 사회주의자들이 그의 글을 통해 마르크스주의를 배웠다. 일부 칼럼은 『혁명적 사회주의를 위한 논쟁』(1987)과 『미래의 사회주의 사회』(1987)로 묶여 출간되기도 했다.
연설가로서의 몰리뉴도 탁월했다. 나는 1980~90년대 런던에서 열린 마르크스주의 컨퍼런스에서 그의 연설을 여러 차례 들었다. 그는 복잡한 이론을 단 몇 마디로 명쾌하게 정리하는 사람이었다.
몰리뉴는 충실한 당원인 동시에, 필요할 때는 기꺼이 정통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인물이기도 했다.
1980년대에는 여성 해방 문제에서 노동계급 남성의 ‘즉각적 이익’을 비판하며 혁명가가 이에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4년에는 당 내부의 민주주의 결핍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그러나 그는 끝까지 조직 안에서 싸우는 ‘충성스러운 비판자’였다.
2012~13년, SWP가 성폭행 혐의를 은폐하려 한 사건으로 큰 위기에 빠졌을 때도 그는 지도부를 옹호했다. 이는 아마 그가 이미 은퇴하고 아일랜드로 이주한 뒤라서 일지도 모른다.
아일랜드에서 그는 Irish Marxist Review의 편집자로 활동하며 거의 모든 호에 기여했다.
그는 이후에도 꾸준히 책을 집필했다. 『The Point is to Change It!』(2012) 에서는 마르크스주의 철학을, 『Lenin for Today』(2017)와 『The Dialectics of Art』(2020)에서는 예술과 혁명 사상을 다뤘다.
또한 그는 Rebel 웹사이트에 정기적으로 글을 기고하며, 생태사회주의 운동의 확산에도 힘썼다. 특히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글로벌 생태사회주의 네트워크의 설립자 중 한 사람이었다.
몰리뉴가 남긴 유산은 방대하다.
그의 책과 글, 그리고 강연은 수많은 젊은 사회주의자들에게 혁명적 사유의 문을 열어주었다.
자본주의의 위기가 다시금 깊어지는 오늘, 그의 목소리가 더욱 그리워진다.
In Memoriam: John Molyneux
Phil Gasper remembers the work and life of British Marxist John Molyneux who was a leader in the International Socialist Tendency and 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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