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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완, 한 시대의 목소리가 잠들다

한방블르스 2025. 11. 18.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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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완(白基琓), 1932년 1월 24일~2021년 2월 15일

 



2021년 2월 15일,  
한 시대를 온몸으로 살아낸 백기완 선생이 향년 88세로 영면했다.  
1933년 황해도 은율군 장련면 동부리에서 태어나  
해방 뒤 아버지를 따라 서울로 내려온 그는  
분단의 현실을 일찍이 체험했고, 그것이 그의 일생을 결정지었다.

그의 삶은 한마디로 ‘저항의 생애’였다.  
1960년대부터 반독재·민주화·노동·통일운동의 현장마다 그가 있었다.  
1974년 긴급조치 1호 위반으로 투옥된 이후에도  
그는 침묵하지 않았다.  
그의 시 「묏비나리」는 훗날 「임을 위한 행진곡」의 모태가 되었고,  
그의 말과 글은 거리와 광장에서 사람들의 노래가 되었다.

“그날이 오면  
삼천리 강산에  
봄빛이 온통 넘쳐 흐르고  
그날이 오면  
님의 손을 잡고  
묏비나리를 부르리.”

— 백기완, 「묏비나리」 중에서

백기완의 사상은 단지 저항에 머물지 않았다.  
그는 세상을 향해 “너도 나도 일하고 올바르게 잘살자”라고 외쳤다.  
그가 말한 ‘노나메기’ 정신은 함께 나누고, 함께 살아가는 삶의 철학이었다.  
그는 결핍을 가진 이들의 곁에 서서 물었고,  
그들의 언어로 세상을 다시 썼다.

그가 떠난 자리는 크고도 깊다.  
하지만 그 빈자리엔 아직 사라지지 않은 물음이 남아 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그가 남긴 이 질문은 이제 우리 각자의 몫이다.

생의 마지막까지 그는  
“김미숙 어머니 힘내라, 김진숙 힘내라”  
라는 말을 남겼다.  
이 한마디 속에는  
그가 평생 품었던 사람에 대한 연민과  
세상에 대한 책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오늘 우리는 한 어른을 보낸다.  
그가 걸어간 길은 멀고 험했지만,  
그 끝에는 언제나 인간의 존엄과 사랑이 있었다.  
선생의 영면을 깊이 애도하며,  
그가 남긴 길 위에서 다시 묻는다.

“우리는 지금,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백기완 선생 장례 ‘사회장’으로 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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