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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숫자가 사라지는 시간, 위안부 할머니 부고기사의 성찰

한방블르스 2025. 11. 19.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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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숫자가 사라지는 시간, 위안부 할머니 부고기사의 성찰

2025년, 정부에 공식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240명 중 단 6명만 살아 계신다. 김양주 할머니가 2022년 5월 세상을 떠난 뒤, 길원옥 할머니(2025년 2월), 이옥선 할머니(2025년 5월) 등 몇몇 생존자가 연이어 세상을 떠나면서 생존자의 숫자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신문은 오래전부터 부고기사 말미에 남은 생존자 수를 기록했다. 단순한 숫자 같지만, 그것은 살아 있는 증언자와 역사적 흔적이 점점 사라져가는 과정을 눈으로 확인하게 하는 상징이었다.

조선일보, 동아일보, 한겨레, 경향신문 등 4개 신문이 1996년부터 2021년까지 보도한 위안부 부고기사 307건을 분석한 결과, 70%가 생존자 수를 명시했고, 83.7%가 망자의 실명을 언급했다. 그러나 장례 일정, 발인 일시, 유가족 정보 등 일반 부고에서 흔히 드러나는 정보는 거의 없었다. 유족이 없는 경우는 87.6%에 달했고, 독자들이 추모 공간으로 참여할 기회는 제한적이었다. 대부분의 부고기사에서 위안부 할머니의 삶은 단편적 사실과 사건 중심으로만 기록됐다. 어디서 태어나 어떤 경위로 피해를 겪었는지, 이후 삶은 어땠는지, 마지막 순간은 어디에서 어떻게 맞이했는지에 대한 기록은 거의 없었다.

이 기록 방식은 단순한 기사 형식의 선택을 넘어선 의미를 지닌다. 언론은 위안부 할머니의 삶을 과거의 고통과 오늘의 현실 속에서 연결해 역사적 맥락으로 기록하기보다는, 힘들었던 개인적 삶이나 사건 중심으로 소비했다. 정치적 이념에 따른 차이는 거의 없었지만, 민족적 차원에서 문제를 다루는 데 국한되었다. 언론이 위안부 생애 전체를 진지하게 성찰하고 기록하는 데 한계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남은 생존자가 6명으로 줄어든 지금, 생존자 숫자만으로는 위안부 문제의 역사적 무게를 충분히 담아낼 수 없다. 이제 몇몇 생존자가 세상을 떠날 때, 우리는 그들의 삶을 어떻게 기록하고 기억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묻지 않으면 안 된다. 단순한 부고가 아니라, 역사적 증언이자 사회적 기억으로서의 기록이 필요하다. 각 할머니가 겪은 고통과 저항, 삶의 흔적이 사라지지 않도록, 생애 전반을 포괄하는 기록과 성찰이 절실하다.

최근 별세한 할머니를 떠올리면, 이막달(2020년), 김양주(2022년), 길원옥(2025년 2월), 이옥선(2025년 5월) 등 생존자가 줄어드는 추세가 뚜렷하다. 일부는 이름이 공개되지 않았고, 대부분의 삶과 죽음은 구체적으로 기록되지 않았다. 이 현실은 우리에게 역사 기록의 공백과 성찰적 기록의 필요성을 강하게 상기시킨다.

숫자가 점점 줄어드는 시간 속에서, 우리는 단순히 생존자 수를 바라보는 것에서 멈추지 말아야 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삶과 목소리를 기록하고 기억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위안부 부고기사의 형식과 내용이 남긴 한계를 넘어, 인간과 역사를 깊이 연결하는 성찰적 기록, 그리고 사회적 기억으로 이어지는 기록 방식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남은 가장 중요한 과제이며, 미래 세대에게 전할 역사적 의무다.

 

 

 

생존 숫자 기록하는 위안부 할머니 부고기사에 대한 '성찰' - 미디어오늘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한국 신문들이 ‘위안부’ 부고 기사 말미에 나머지 생존자 숫자를 표기했다는 사실이다. 신문은 운명의 시간을 재듯이 ‘위안부’ 할머니들의 죽음을 숫자로 기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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