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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과 온기를 남기고 떠난 배우 남포동

한방블르스 2025. 11. 29.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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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포동(南浦洞, 본명: 김광일, 金廣一), 1944년 11월 6일 ~ 2025년 11월 23일

 

코믹 감초 연기의 상징으로 불린 배우 남포동(본명 김광일)이 11월 23일 생을 마감했다.

1944년에 태어난 남포동은 1965년 영화 나도 연애할 수 있다로 데뷔했다. 이후 행촌아파트, 고래사냥, 투캅스 2 등에서 특유의 재치와 개성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1987년 MBC 드라마 인간시장을 통해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고, SBS 웃으면 좋아요를 비롯한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활약하며 폭넓은 시청자와 호흡했다. 연기 활동이 이어지는 동안 출연한 작품 수는 400편을 넘어선다.

무대 밖 삶은 화려함과 거리가 멀었다. 그는 방송에서 두 차례의 이혼, 사업 실패, 간암 수술과 투병 같은 시간을 솔직하게 이야기한 바 있다. 지방의 작은 숙박업소에서 홀로 지내고 있다고 밝히며 근황을 전한 시기도 있었다. 지난해에는 창녕공설운동장 주차장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구조되면서 많은 이의 걱정을 샀다. 이후 공개된 인터뷰에서 “요즘은 100세 시대다. 90세까지 악착같이 살아보겠다”라고 말하며 다시 살아보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마지막 작품은 2022년 영화 감동주의보였다. 그는 노련한 감초 연기를 다시 보여주며 관객의 기억에 또 하나의 장면을 남겼다.

오랫동안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웃음을 건네고 인간적인 얼굴로 사랑받아 온 남포동. 한 시대를 함께한 배우의 여정은 오늘 조용히 닻을 내린다. 그러나 그가 남긴 목소리와 표정, 특유의 따스한 기운은 많은 이의 마음속에서 계속 숨을 쉬며 오래 머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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