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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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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1주 새로 나온 책 광해군(1575~1641)은 삶이 파란만장했다. 18살에 세자로 정해져, 아버지 선조 대신 임진왜란에서 크게 활약했다. 16년의 세자 시기를 거쳐 34살에 왕이 된다. 15년 동안 재위했고, 1623년 반정으로 왕위에서 물러났다. 그 뒤 제주도로 귀양을 간 상태에서 67살까지 18년을 더 살았다. 반정으로 폐주가 되었지만 27명의 조선 왕들 중 네번째로 장수했다. 극적 반전을 거듭한 그의 삶을 평가하기는 쉽지 않다. 현실외교에 그는 매우 높은 식견을 보였다.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밀고 당기기를 계속했으니, 예민한 현실감각을 갖게 된 것은 자연스럽다. 반면 국내 정치에서는 국정 운영, 민생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얻기 어렵다. 특히 중신 이항복의 귀양은 미필적 살해에 가까웠다. 중풍이 재발한 63살 노인을 1..
2012년 8월 5주 새로 나온 책 인문고전에 입문하려고 하는 40대들에게 쉽고 즐겁고 편안하게, 마치 대중가수의 콘서트에 초대받아 온 것처럼 인문고전 읽기를 유쾌하게 즐길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이 책은 일 년을 계절별로 나누고 계절에 따라 읽어야 할 인문고전 분야를 문학, 철학, 역사, 근현대교양서로 나누었다. 이어 매월 주별로 52주 동안 분류에 맞는 인문고전을 골라 책에 맞는 칼럼을 수록하고, 책과의 연관성을 끌어내 구체적인 고전 활용법을 보여주고 있다. 즉 이 책은 인문독서 입문자들에게 ‘1년 52주, 한 주에 한 권씩 인문학을 만날 수 있는’ 체계적인 독서 방법론을 담고 있다. 매주 하나의 칼럼을 통하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삶의 문제들을 인문학적 프리즘으로 들여다보고, 그 주제에 관련한 인문학 책을 함께 읽어 근원을 파헤치는 인..
2012년 8월 4주 새로 나온 책 도올 김용옥 원광대 석좌교수는 이른바 '안철수 현상'에 대해 "도무지 인류사에서 유례가 없는 기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20일 공개된 철학 에세이 '사랑하지 말자'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 "우리 민중의 진실 표출의 상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스펙이 좋다거나, 컴퓨터 백신을 개발해서 무상으로 나누어주었다든가, 또 청춘콘서트에서 말을 잘한다든가 하는 따위의 인기나 진실이 대통령 권좌와 곧바로 연결된다는 것은 도무지 인류사에서 유례가 없는 기현상"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그러나 안 원장이 "새 시대의 네트워크 속에서 컴퓨터 백신이라는 뚜렷한 공익사업을 창출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어 그가 "국민에 의하여 추대된" 인물이라고 분석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에 ..
2012년 8월 3주 새로 나온 책 민족주의는 어떤 면에서 진보였다. 민족 내부에는 평등을 가져왔고 밖으로는 반(反)제국주의 저항의 토대였다. 민족국가의 주권론은 약소국의 방패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폐해도 따랐다. 민족국가로 뭉치는 과정에서 하위 언어나 문화는 흡수되거나 탄압됐다. 분쟁과 충돌, 인종 청소, 민족 학살 등의 비극도 속출했다. 오늘날 세계 도처에서 피를 부르는 갈등의 주축도 민족 갈등이다. '민족주의 없는 애국심'은 가능한가. 저자들의 출발점은 '획일적이고 갈등 유발적인 배타적 민족주의 논리에 대한 반성'이었다. 공교롭게도 책 서문의 한 대목은 최근 다시 고조된 한·중·일 갈등을 예견한 듯하다. "영토 분쟁과 시장 경쟁, 그리고 과거사 문제와 불균등한 힘의 분포가 다시 민족주의와 결합되고, 이러한 결합과 재결합의 과정에서 ..
2012년 8월 2주 새로 나온 책 '재일조선인'이란 '해방 전 일본에 갔다가 계속 살게 된 조선인과 후손'을 말한다. '재일동포'다. 같은 뜻이라도 '재일조선인'이라면 흔히 '조총련계'를 떠올린다. 하지만 재일동포 2세인 저자가 '재일조선인'을 고집하는 데는 다른 이유가 있다. 재일조선인 1세인 부모 세대가 현해탄을 건넜을 때 한반도는 분단 이전이었다. '조선인'의 정체성이 강했다는 것. 자신도 지금은 한국 국적이지만, 민족 전체를 가리킬 때는 '조선'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말한다. 한반도 현실에 대한 그의 이해를 보여주는 상징이다. 일본은 배척하고 한국은 무관심했던 '경계인', 재일조선인의 102년 역사는 현기증 나는 것이었다. 일찍이 조선인이었으되, 하루아침에 일본 신민이 되었다가 별안간 무국적 신분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1919년 일..
2012년 8월 1주 새로 나온 책 원나라 지배를 받던 고려 말, 처음으로 소금 전매제가 실시됐다. 어린 시절 대부분을 원나라에서 보낸 충선왕이 소금 전매를 통해 재정 수입의 3분의 2를 거둬들이던 원나라의 제도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국가 재정은 튼튼해졌지만, 소금을 생산하던 염호(鹽戶)들은 세금을 바치느라 등이 휠 지경이었다. '성리학의 나라' 조선에선 조정이 백성과 소금의 이익을 다투는 데 대해 비판적 시각이 우세했다. 하지만 임진왜란이 터지자 유성룡은 군량·군비 확보를 위해 소금과 철의 생산·유통을 관리하는 염철사(鹽鐵使) 제도를 건의했다. 18세기 실학자 정약용도 백성을 위한 염법 개혁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조선은 소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개항과 일제 침략을 맞았다. 저자는 천일염을 우리의 전통적 소금으로 알고 있는 현실이 ..
2012년 7월 4주 새로 나온 책 절대론적 문화관을 부정하고 상대론적 문화론에서 출발하는 서순은 '문화의 서열화'를 비판하지만, 이미 독자들의 마음 깊숙이 위계화된 문화적 현실은 녹록지 않다. 문화적 민주주의자로서 고민이 없을 수 없다. 문화의 위계질서를 뒤흔드는 저자의 서술 전략은 질문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이 책에서 도널드 서순은 시종일관 복수의 문화가 같으냐 다르냐는 질문을 버리고, 누가 문화적 가치의 위계와 정전(正典)을 정하는가 하는 구성주의적 질문을 던진다. 어느 문화가 더 좋다는 식의 정답을 제시하는 것은 권력, 더 좁게는 문화 권력이다. 작가·예술가·출판업자·신문기자·역사가·비평가·국가 등 문화 생산자들에 대한 각별한 관심도 이 구성주의적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다. 문화 권력의 구성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문인들의 ..
2012년 7월 3주 새로 나온 책 논어 주석서인 이 책은 철저한 고증을 거쳐 최대한 균형잡힌 시각에서 논어를 풀어냈다는 점에서 다른 논어 책들과 차별화된다. 죽간과 백서, 금석문 분야의 권위자인 저자 리링(李零) 베이징대 중문과 교수는 논어에 대한 기존 주석서와 죽간, 금석문, 현대의 논어 해설서 등 고증학적 지식을 총동원해 2천여 년 전 집필된 논어의 진면목을 가감 없이 현대의 언어로 되살려냈다. 책에는 파격적인 부분이 적지않다. 고고한 성인(聖人)의 모습으로 묘사돼온 공자에 대한 해석도 상당히 파격적이다. “’논어’를 읽고 난 뒤 나에게 남은 느낌은 두 글자, 즉 고독이다. 공자는 매우 고독했다. (중략) 공자는 성자가 아니라 사람이었을 뿐이며 출신은 비천했지만 고대의 귀족으로서 입신의 표본이 된 사람이었다. (중략) 그는 ’옛날의 ..
2012년 7월 2주 새로 나온 책 인간의 눈을 현혹시키는 채소의 색깔에 관한 이야기. 소를 풀어놓으면 초록색 짙은 풀은 놔두고 옅은 색 풀을 뜯어 먹는다고 한다. 유심히 살펴보면 색깔 짙은 풀 옆에는 소똥이 있다. 소똥의 질소 성분을 흡수한 풀은 빨리 자라고 색깔도 선명해 인간의 눈에는 더 싱싱해 보이지만, 소는 본능적으로 옅은 색 풀이 자신의 몸에 더 좋다는 걸 알고 있는 셈이다. 그럼 흙은? 저자는 우선 흙에 남은 '비료의 독(肥毒)'을 빼내야 한다고 말한다. 땅을 파보면 화학비료는 흙에 섞이지 않고 뚜렷한 층을 이루는 경우가 많은데 이 층은 온도도 차갑고 딱딱해 '죽은 흙'이라는 것. 이를 갈아엎고 밀·보리 등을 심어 몇 해를 지나면 뿌리가 흙을 파고들며 잘게 부수고, 미생물이 활동을 하면서 흙이 부드럽고 따뜻해진다고 한다. 이런 ..
2012년 7월 1주 새로 나온 책 책에서 학부모․학생은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는 국어 공부에는 별로 신경 쓰지 않지만 정작 ‘언어 사고력’이 부족하면 모든 사고활동과 문제해결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수학 문제를 풀고 싶어도 문제가 무슨 뜻인지 몰라 못 풀고 영어 문제도 국어 능력이 없으면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 결국 국어 기초를 튼튼히 하지 않고 학년이 올라가면 어느 순간 우리말이 어려워지고, 그로 인해 전체 학습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게 된다. 저자는 초등 교육과정이 서술형 평가문항으로 바뀌고, 읽기, 쓰기, 토론 이 모든 학습의 기본이 됨에 따라 ‘언어사고력’을 키우면 보다 더 훌륭한 인재로 자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노랫말로 시를 생각해보기’, ‘ㄱㄴㄷ 놀이’ 등 부모-자녀, 학생-교사가 생활 속 재미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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