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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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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2주 새로 나온 책 아버지가 지친 표정으로 문을 열고 나선다. 아버지는 낮은 목소리로 말한다. “아, 일하기 싫다.” 함께 집을 나서던 아들이 묻는다. “그럼 일을 안 하면 되잖아요?” “일을 안 해서 돈을 못 벌면 우린 뭘 먹고 사니.” 이런 장면이 지금도 전 세계 곳곳에서 10년, 20년 전과 똑같이 반복될 것이다. 음식물 쓰레기 문제를 걱정할 정도로 세계는 50년, 100년 전보다 풍요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과중한 노동에선 자유롭지 않다. 이 책은 이런 상황의 원인과 해결책을 탐색하기 위한 것이다. 부자 사이인 경제사 학자 로버트 스키델스키와 철학자 에드워드 스키델스키가 저자다. 영국의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John Maynard Keynes)는 2010년즈음엔 주당 근로시간이 20시간 안팎으로 떨어질 것으로 ..
2013년 6월 1주 새로 나온 책 출간도 되기 전, 가제본판을 읽고 보내온 사회 각계각층의 반응이 뜨거웠다. 법학자와 가수, 문화정책을 총괄하는 장관과 경제학자, 변호사와 유명 방송작가의 마음을 한결같이 사로잡은 책은 바로 . 소설가 이숲(본명 박수영)이 최근 출간한 역사 에세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우리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한국인의 모습'은 진짜일까? 혹시 일본 제국주의자들에 의해 왜곡된 한국인의 초상을 우리의 참모습이라고 오해하고 있지는 않은가? 이숲의 은 바로 이러한 도발적인 문제 제기와 함께 100년 전 한국에 머물렀던 외국인의 눈을 통해 '한국인의 진짜 얼굴'을 찾고자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저자 이숲은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스웨덴 웁살라대학과 포르투갈 코임브라대학에서 유럽 현대사 석사과정을 공부했다. 유럽 대학..
2013년 5월 5주 새로 나온 책 행복은 역사가 200년밖에 안 된 발명품이다. 행복이 애초 인간의 본성과는 무관한 '텅 빈 개념'이라는 이 책의 주장은 사뭇 충격적이다. 그렇다면 아침 방송에 단골로 등장하는 행복 전도사들과 '행복'해지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베스트셀러는 다 뭐란 말인가. 저자는 "행복은 좀처럼 얻기 어렵고 지속하기도 매우 힘들다"면서 "우리는 너나없이 '행복 스트레스'에 갇혀 있다"고 썼다. 이 책은 우리를 불행하게 하는 행복, 그 강박관념에 대한 탐구다. 플라톤은 모두 눈에 보이는 것에 빠져 있을 때 이데아를 내세우며 정의를 주장했고, 니체는 서양 사회가 신(神) 중심의 사고에 갇혀 있을 때 신의 죽음을 선언했다. 저자 탁석산은 철학자로서 이 시대의 화두이자 지배적 이데올로기인 행복에 대해 의심하고 회의한다. 행복에 대..
2013년 5월 4주 새로 나온 책 배웠다 하는 관리들이 밤새 하는 짓거리라니…. 조선 정조 11년인 1787년의 일이다. 예문관에서 숙직을 하던 김조순과 이상황은 을 탐독하다가 정조에게 발각됐다. 평·산·냉·연이라는 네 명의 꽃미남과 꽃미녀들이 등장하는 청나라의 유명한 연애소설이다. 기가 막힌 정조는 그 책들을 다 불태워 버리도록 명하고 잡서를 보지 말도록 경계한다. 바로 문체를 바른 곳으로 돌린다는 ‘문체반정’의 시작이다. 정조는 계몽군주로만 알려져 있으나 완고한 주자학자이기도 했다. 성리학을 집대성한 주자의 문장론은 ‘도본문말(道本文末)’로 요약된다. 문은 어디까지나 도를 표현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정조 또한 문체에 유난히 엄격했다. 정조는 당대의 문체가 진지함과 실용성을 잃고 우울한 정서가 과도하게 표현되거나 상식을 ..
2013년 5월 3주 새로 나온 책 세상만사를 모두 알 수는 없는 게 인간. 샘플을 뽑고 그 속에서 통찰을 얻는 것이 효과적인 전략이었다. 하지만 이 통찰이 아무나 할 수 없는 예술의 영역이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아이패드를 시장조사도 없이 직관에 따라 만들었다는 스티브 잡스는 그래서 그렇게 경영의 아티스트 대접을 받았다. 그런데 샘플 조사 대신 '세상 전체'를 보려는 집단이 나타났다. 아예 세상만사 그대로 데이터로 쌓아 놓고 그 이야기를 듣기 시작한 것이다. 구글은 사람들의 검색어를 통해 독감 유행을 예측할 수 있었으며, 아마존의 추천 서적은 구매된 책과 책 사이의 상관관계를 전수조사한 결과다. 페이스북은 한 술 더 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그리고 '무엇을 좋아했는지'도 전부 다 기억하려 든다. 바로 '빅데이터(Big Data)'다..
2013년 5월 2주 새로 나온 책 상품과 사람을 팔기 위한 자본주의 시장의 꽃, 광고! 꽃잎의 화려함 때문인지 광고계에는 유난히 스타들도 많다. 매혹적인 윙크로 중년 남성들의 애간장을 녹이는 미모의 여배우, 일본의 '아사코' 여사가 비행기 타고 날아와 눈길 한 번 받고 싶은 꽃미남은 스타의 기본이다. 그들 말고도 프로듀서(PD), 촬영, 그래픽 디자이너, 카피라이터 등 일명 광고 크리에이터 중에도 스타가 많다. 이중 카피라이터는 기막힌 광고 문구로 소비자의 뇌를 파고드는 글쟁이들이다. 대한민국의 카피라이터 중 '필자가 아는 범위 안에서' 두 명의 '살아있는 전설'이 있다. 이만재와 정철, 그 두 사람이다. 물론 더 유능한 카피라이터들이 많을 것이다. 그들에게 몹시 미안하기는 하지만 어쨌든 아주 오래 전부터 현재까지 카피라이터들의 기발함에..
2013년 5월 1주 새로 나온 책 구한말 3건의 의거가 조선반도를 뒤흔들었다. 1908년 3월 미국에서는 “한국민은 독립할 자격이 없는 무지한 민족”이라는 망언을 한 친일 외교고문 스티븐스가 전명운·장인환에 의해 사살됐다. 1909년 10월 중국에서는 조선통감부 초대 총감을 지낸 이토 히로부미가 안중근의 저격을 받고 쓰러졌다. 1909년 12월 이재명은 단도를 들고 명동성당 앞에서 친일파 이완용을 처단하려 했으나 불발에 그쳤다. 여기서 우리가 기억하는 건 ‘안중근 의사’ 같은 독립운동가 개인이다. 그러나 이 사건들의 배후에 대한제국 말기 최초의 비밀결사 민족운동단체 신민회가 있었고, 그 뒤에는 공립협회가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미주 한인자치기관에서 국권회복운동 단체로 발전한 공립협회는 한국·만주·러시아를 잇는 거대한 조..
2013년 4월 4주 새로 나온 책 어딜 가나 ‘일’ 이야기다. 남녀노소, 개인 국가를 불문한다. 어느 나라 지도자나 ‘일자리 창출’을 앞세우고, 청년은 구직의 어려움을, 장년은 실직의 불안을 토로한다. 운이 좋게 직장의 울타리에 든 사람도 사정은 다를 바 없다. ‘업무 부담’ 혹은 ‘일의 의미와 보람’으로 고민한다. 현대인에게 일은 무엇인가. 저자는 물음으로 시작한다. 다행히도 우리 시대 노동은 구약 시대의 ‘저주받은 징벌’의 수준은 벗어났다. 마침내 ‘자아 실현의 수단’으로 논할 수 있게 되었다고 저자는 진단한다. 힘들거나 따분한 일은 기계가 대신한다. 누구나 직업을 선택할 수 있고 필요한 기술을 배울 수 있다. 능력에 따라 성장하고 한 만큼 성과를 인정 받을 수 있다. 적어도 조건으로 볼 때는 그렇다. 이런 노동은 이제 현대인의 최고..
2013년 4월 3주 새로 나온 책 책 제목부터 크루그먼답다. "지금 당장 불황을 끝내라"는 명령은 돈을 왕창 풀라는 이야기일 것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벤 버냉키 의장이 천군만마를 얻은 듯 반색할 일이다. 필요하다면 헬리콥터에서 돈을 뿌려서라도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주장해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을 얻은 그가 아닌가. 반면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들으면 "알 만한 사람이 허튼소리를 계속하고 있다"며 빈정거릴 것 같다. "우리는 지금 역설의 세상에서 살고 있다. 이 세상에서는 모든 게 거꾸로다. 미덕은 악덕이고, 신중함은 어리석음이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소비를 줄이고 빚부터 갚으라는 처방은 지금의 병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여기서 크루그먼이 말하는 '역설의 세상'은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완전히 딴 세상..
2013년 4월 2주 새로 나온 책 조선왕조 500년 동안 왕이 27명 있었고, 세자가 29명 있었다. 현왕의 적장자(嫡長子)가 세자로 책봉돼 왕위에 오르는 것이 누구나 아는 '왕위계승'의 원칙. 그러나 실제 이런 경우는 문종·단종·연산군·인종·현종·숙종·순종 등 7명뿐이었다. 왕비가 아들을 낳지 못한 경우도 있었지만, 후계자 선정을 둘러싼 권력 집단 간의 갈등이 주요 변수였다. '2인자'인 조선의 세자는 그만큼 불안한 자리였다. 다음 왕위에 오를 미래 권력은 '현재 권력'을 위협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부자간은 물론 신하와의 관계에서도 늘 '외줄타기'를 하는 입장일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은 조선시대 왕의 공식 후계자인 세자의 삶을 한국학중앙연구원 소속 학자 7명이 '탄생, 책봉 그리고 교육' '혼례' '대리청정' 등으로 나눠 들여다본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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