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리의 거리를 노닐고 있는 "황홀한 여행"

2008.10.12 14:12 行間/자아를 찾아 떠나는 여행


몇년 후의 계획을 세웠다. 그 중 하나가 박노가족의 세계여행이다. 앞으로 많은 시간이 있기에 천천히 준비를 하고자 하였다. 그 와중에 블코 리뷰룸에 선정이 되어 박종호선생의 <황홀한 여행>을 보게 되었다.

책을 읽기전에는 클래식 애호가인 저자가 이태리를 여행하면서 클래식을 말하는 것으로 알았다. 사실 탐탁하지 않았다. 하지만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책의 표지를 열어 몇 장을 넘기면서 나의 생각이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여행서에 관한 책에 관심을 가지려고 하는데 이 책은 그러한 의도에 석유를 뿌린 것과 같았다. 눈앞에는 이태리의 바닷가가 어른거리고 마음은 벌써 이태리의 거리를 거닐고 있다.

저자는 이태리는 로마를 보았다고 전부 본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도시 국가 형태를 이었던 이태리는 지역마다 저마다의 특색이 있다. 그러하기에 각기 지역별 소공화국을 둘러보아야 한다고 권한다. 충분히 공감이 가는 이야기다.


"홀로 이루어낸 인간 창의의 정수"라는 소제목으로 소개되는 비첸차라는 작은 도시가 있다. 내가 이 도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다름 아닌 탄생에 대한 이야기 때문이다.

16세기 최대의 건축가인 안드레아 팔라디아가 거의 그의 야심과 계획을 반영하여 만든 도시가 '비첸차'이다. 그렇기에 도시는 통일성을 이루고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지금도 아니고 과거에 계획도시를 만들어 자기의 생각을 실현하다니 대단한 일이다. 저자도 말하듯이 '노트'에만 그린 다빈치보다 팔라디어가 더욱 더 위대한 창조자라 생각된다.

팔라디어 이전에는 자신의 이름을 남긴 건축가는 없었다. 자신의 꿈을 실현한 그의 창조성과 실천력에 존경을 표하고 싶다.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즐거움에 하나인 꼬리를 무는 책이다. 여기서는 괴테의 <이탈리아 여행>을 보고 싶어진다. 대문호가 이태리를 보면서 느낀 감성을 나도 같이 느끼고 싶다.

저자는 이태리를 15년간 20차례나 다녀왔다고 한다. 그의 글과 사진은 모두 나의 마음을 설레이게 한다. 책을 읽고 있으면 어느듯 이태리의 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 나를 보게 된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필요도 없다. 물론 한꺼번에 읽어서도 안된다. 그러기엔 책의 아름다움이 너무 아쉽다. 늘 책꽂이 곁에 두고 어디론가 가고 싶을때 머리가 복잡할때 꺼내어 내가 이태리의 어느 지방에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 또는 거리를 배회하는 내 모습을 상상하면 된다.

아마도 이 책은 내가 가족 세계여행을 가게되는 그날까지 두고두고 계속 보게 될 것이다. 내가 이태리의 거리를 걷고 있음을 느끼고 싶을때는 항상 이 책을 보게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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