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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나같은 얼치기는 자신을 'B급'이라고 말한 김규항의 항변은 소위 (잘난)'체'함을 느꼈다. 물론 저자는 그러한 의도가 없다고 믿고싶다.
책을 읽은 후 이 글들이 <씨네21>에 연재되었던 칼럼임을 알게되었다.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창비나 문지 처럼) 문화권력의 한 축이던(? 현재도 영향력이 있나) <씨네21>에 대한 도발적인 글들도 연재분인지가 궁금하다. 문화권력의 한 축에 연재해 호구지책(?)으로 삼았던 그가 또 다른 한 축인 <조선일보>를 욕만할만 자격이 있을까? 이 말은 물론 웃자고 한 말이다. 웃자고 한 말에 죽자고 달려들어 싸우는 인간들이 있다.
책은 세월이 10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자유민주주의 가장 큰 미덕은 다양성'임은 말해 무엇하리. 조선일보를 다양성을 반대한다며 '자유민주주의의 적'이라 말한다. 자신과 다른 의견을 말하는 모든 것을 부정하고 테러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보편적으로 이 시각에 동의하지만 조선일보를 보는 많은 독자에게 명쾌한 답을 말하지 못한다. 저자도 말하듯이 조선일보는 한국에서 발행되는 대부분의 신문보다 볼 게 많고 재미있다. 이것이 딜레마다.
문제는 다른 보수 신문과 다를바 없다고 여기고 그 신문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는 분별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하지만 저자는 조선일보의 무서운 점은 정치 사회면은 평소 다른 보수 일간지와 다름없는 얼굴을 하다가 먹이감(?)이 발견되면 월간조선을 내세워 먹이감을 사냥한다. 정확한 지적이다. 또 조선일보의 문화면은 '극우조직을 중화'하는 역활을 한다고 말한다. 문화 학술로 포장된 진보적이고 비판적인 담론들은 신문에 영향을 주지 않을뿐만 아니라 좌파나 자유주의 인사들에게 기고의 장을 주어 그저 건전한 보수 신문이 된다고 말한다.
조선일보에 대한 좋지않은 감정은 곳곳에 들어난다. 조선일보의 문제점은 (나같은 얼치기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조선일보가 다른 신문보더 볼게많다. 이 점은 누구의 반론의 여지도 없다. 소위 (예전엔 그랬지만 지금도 그러한지는 의문이지만) 진보를 표방하는 신문의 허접함은 신문을 찢어버리고 싶다. 담론을 만들고 이끌어 가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조선일보를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김규항의 장점은 이런 간결성에 있다. 하지만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다.
다시 조선일보를 빗대어 소위 진보라고 말하는 인사들을 말한다. 그들이 말하는 '조선일보를 조선일보와 같은 방법으로 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누가 처음 말한 것인지는 손 아무개, 김 아무개(손이 누구며 김이 누군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그들의 잡지 집보평론을 말하니 누구인지 대충은...) 하는 강단좌파라고 말한다.
그의 글 중에서 공감하는 부분이다. <캠페인>이란 제목의 글이다. 부언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진보적이라는 신문에 기고했다가 자기 검열로 게제되지 못한 글이다.
허전함은 또한 우리의 비굴함에서도 온다. 한국 정치가 복구 불능해 보일 만큼 썩었다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 사회 모든 부분 가운데 유독 정치만 썩었다거나 한국 사회의 모든 불행이 정치에서 온다는 식의 주장은 우리의 비굴함을 드러낼 뿐이다. 그런 비굴함은 우리에게 진실을 주는 게 아니라 값싼 위안을 준다. 정확하게 말해서 한국 정치는 한국 사회에서 유일하게 썩은 부분이 아니라 그 썩음이 가장 도드라져 보일는 부분일 뿐이다.'민족은 불손하지 않지만 민족주의는 대세 불손하다'고 시작하면서 "통일"을 말하는 부분은 공감이 간다. 장정일의 글에서 통일에 관한 부분을 보고 다시금 생각해 보았는데 여기서 또 다시 생각을 가지게 한다. '통일보다 중요한 것은 누구에게 사용되는('하는'이 아니고 '되는'이다)가다. ... 분단을 사용해온 세력에게 통일마저 사용하게 한다면 더 이상 이 민족에겐 미래는 없다. 우리는 오직 한 가지 통일만을 지지한다.'
저자의 글에 전부 공감하지는 않는다. 그럴 수도 없다. 하지만 한 가지는 내 생각과 같다. 김수영을 권한다는 것이다."온갖 책을 다 읽어도 수영을 읽지 않았다면 지식인으로 결격이다. 너에게 수영을 권한다."
덧붙임_
김규항을 비판한 글이다. 비판의 글들이 허무맹랑하지는 않다.
어느 극좌파가 본 김규항 - 『B급 좌파』, 『나는 왜 불온한가』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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