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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間/인간이 되기 위한 인문

자기계발의 덫 : 책 권하는 心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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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북스를 구독하고 있다. 눈에 번쩍 들어오는 제목의 글을 보았다. 자기계발서 읽지 마라, 삶이 팍팍해질 뿐이니… 자기계발서를 보지 말라는 것이다. 자기계발서 말고는 팔리지 않는 시대인데 읽지말라고 한다. 흥미를 유발하기에 부족감이 없다. 출판사를 보니 모요사이다. 얼마전 보았던 위로의 레시피가 나온 곳이다.

7월까지 57권을 읽었다. 그중 자기계발서라고 말할 수 있는 책이 10권남짓되었다. 15%정도 된다. 가능하면 안보려 하나 가끔 제목에 홀려 보고 싶은 책이 있기도 하다. 찾아서 읽을 필요는 없지만 몇 권 읽는 것은 크게 해가 되지 않을거라 위안하며 지낸다.

자기계발서에서 원하는 것은 내 삶이 팍팍한 이유는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에 있지 개인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저자는 자기계발서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각성제(마인드 파워 계열), 채찍(시간 관리 계열), 마취제(영성 계열) 역할을 했다. 이 말을 맏고 곰곰히 생각하면 우리 모두는 정신병원에 입원하고 있었다. 약을 주면 먹고 정해진 시간에 운동을 시켜주고 잠을 잘 수 있도록 약물치료제를 투입해주고 있었다.

이제 자기계발서를 읽기전에 이 책을 꼭 읽어야 할 책의 목록에 맨 앞에 두어야 한다. 기자의 마지막 말이 가슴에 묵직하게 온다. "아등바등 살라는 책은 한풀 꺾인 뒤 '생각버리기 연습'(21세기북스·2010)이 떴다". 여기에 한마디 하고 싶다. 그때는 원래 다 그러하니 푸념하지 말란다. 그래서 "아프니까 청춘이다(쌤앤파커스)"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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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서 읽지 마라, 삶이 팍팍해질 뿐이니… 김수혜 기자


오일쇼크·불황 직후 베스트셀러 쏟아져… 독자적 장르로 우뚝
세계화 이후 저서엔 인간의 기업화 경지
감정은 감정이 아닌 감정 투자? 몸은 몸이 아닌 인적 자본?


북스팀이 올 상반기 국내 4대 서점 판매량을 집계해보니 1~200위 베스트셀러 세 권 중 한 권이 자기계발서(30종·40만권)와 에세이(32종·99만권)였다. 자기계발서 인기는 미국도 마찬가지다. 책·CD·강연 등 미국 자기계발산업 연간 매출은 2005년 저자가 이 책을 쓸 때 이미 96억달러(약 10조원)에 달했고 작년엔 105억달러(11조500억원)를 넘어섰다.

저자 미키 맥기(McGee) 뉴욕 포댐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런 현상에 극히 비판적이다. 맥기는 1973~2003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가운데 자기계발서를 추려 세밀하게 분석했다. 결론은 한마디로 "자기계발서 나쁘다. 읽지 마라"다.

◆"세상살이는 잃거나 따거나 둘 중 하나다"

자기계발서가 아예 독자적인 장르가 된 건 1970년대다. 오일 쇼크와 함께 불황이 오자 "세상엔 승자와 패자 둘뿐"이라고 주장하는 책들이 우르르 떴다. 대표적인 작품이 로버트 링거가 쓴 '협박을 통한 승리'(1973)와 '자기만 생각하기'(1977)다. 링거가 보기에 세계는 "한정된 칩으로 게임이 진행되는 포커판"이고, 타인은 다음 셋 중 어느 하나다. 대놓고 당신 칩을 노리는 인간, 은근히 노리는 인간, 별생각 없이 당신 칩을 따가는 인간.

◆1980~90년대 "마음만 먹으면 불타는 석탄 위도 걸을 수 있다"

1980~90년대 미국 기업은 숱하게 인력을 감축하고 임금을 깎았다. 국가 경제는 살아났지만 근로자 임금은 떨어졌다. 자기계발서는 각성제(마인드 파워 계열)·채찍(시간 관리 계열)·마취제(영성 계열) 역할을 했다.

마인드 파워 계열의 대표작은 앤서니 로빈스의 '무한능력'(1986)이다. 로빈스는 열광하는 청중 앞에서 뜨겁게 달군 석탄 위를 걸어가며 "마음만 먹으면 못할 게 없다"고 했다. 채찍 계열에는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일곱가지 습관'(1989)이 있다. 영성 계열은 삭티 거웨인의 '나는 날마다 좋아지고 있다'(1986)처럼 닦달에 지친 사람을 위로하는 책이다. 거웨인은 "당신이 우주를 경청하면 돈이 당신의 삶에 다가온다"고 했다. 애쓰지 않아도 인생이 마술적으로 잘 풀릴 거라는 주문이다.

이후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자기계발서는 아예 인간을 기업으로 바꿔놓았다. 톰 피터스는 '당신이라는 브랜드'(1997)에서 "나이와 지위, 하는 일에 관계없이 '나'라는 주식회사의 CEO(CEO of Me Inc.)가 돼라"고 했다. 맥기의 귀에는 "아예 머릿속까지 회사가 돼라"는 얘기다.

맥기는 여성을 겨냥한 일련의 자기계발서도 싸늘하게 비판한다. 가령 헬렌 걸리 브라운은 '모든 것을 갖기'(1982)에서 노골적으로 물질주의와 이기주의를 장려했다. 감정은 감정이 아니라 '감정 투자'고, 몸은 몸이 아니라 '인적 자본'이라고 했다.

"당신은 사심 없이 베푸는 친구일지 모른다. 그러나 잠깐! 당신은 대가를 받아야 한다. 친구에 대한 손익계산서를 만들라. 반대로 일터에서는 '무보수 노동'을 마다하지 말라."

이런 책은 여권 신장이 아니라 여성 빈곤을 반영한다는 게 맥기의 시각이다. 1970년대 이후 일하는 여성이 늘어났지만 삶의 질은 떨어졌다. 남자보다 임금이 낮은데, 이혼율은 높아지고 육아 부담은 여전했다.

◆"아예 머릿속까지 회사가 돼라"

맥기가 보기에 자기계발서의 최대 악덕은 살기가 팍팍해지는 진짜 이유를 함구하는 것이다. 사회는 풍요로운데 개인은 고달프다. 원인은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에 있지 개인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참고로 교보문고에 따르면 고속 성장 시절엔 '배짱으로 삽시다'(집현전·1983)와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김영사·1989)가 많이 팔렸다. IMF 이후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황금가지·2000년), '아침형 인간'(한스미디어·2003), '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중앙북스·2009)가 잇달아 히트를 쳤다. 아등바등 살라는 책은 한풀 꺾인 뒤 '생각버리기 연습'(21세기북스·2010)이 떴다.



출판사 제공

진정한 자기계발을 꿈꾸는 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언젠가부터 자기계발서는 서점가의 베스트셀러 진열대를 점령하며 가장 잘 팔리는 장르가 되었다. 많은 이들이 ‘지금의 나’보다 ‘더 나은 나’를 꿈꾸며 자기계발서를 탐독한다. 국내서, 번역서 할 것 없이 수많은 책들이 ‘자기계발’ ‘자아실현’을 내세우며 독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하지만 그 많은 책들 중 진정 스스로를 진보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 얼마나 되는가? 스티븐 코비, 톰 피터스, 줄리아 카메론 같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베스트셀러 자기계발서 저자들의 책이 자아실현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가?

이 책 『자기계발의 덫』은 세상을 현혹하고 있는 유명 자기계발서들의 허와 실을 낱낱이 파헤친다. 사회학자이자 문화비평가인 저자는 날카로운 사회학적 통찰로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자기계발 문화의 함정을 폭로한다. 더불어, 무한경쟁을 강요하는 신자유주의 경제체제하에서 끊임없이 자기계발하라는 압박에 시달리는 현대인의 불안한 초상을 신랄하게 묘사한다. 우리는 학교에서, 취업 전선에서, 그리고 직장에서 오직 살아남기 위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부단히 스스로를 가꾸고 실현하도록 내몰리고 있으며, 뒤를 돌아볼 여유도 없이 앞으로만 달리라고 요구받고 있다. 일일계획, 시간관리, 성형, 다이어트, 스펙 쌓기 등 업무뿐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쳐 자기 자신에게 불필요할 만큼 과중한 짐을 지움으로써 자아를 시달리게 하고 있다. 기쁨과 행복은 실종되고 공허와 피로, 불안만이 우리를 휩싸고 있다. 이 책은 수많은 자기계발서들의 의의와 한계를 체계적으로 고찰하면서, 경쟁과 과로로부터 자유로운 영혼이 되기 위한 방법, 즉 ‘진정한 자기계발’에 이르는 길을 제시한다.

자기계발서가 도움이 안 되는 이유

오래전부터 자기계발이라는 이상은 우리에게 무한한 가능성과 희망을 불어넣은 게 사실이다. 부와 명예를 얻기 위해,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혹은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기계발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고 있다. 직장인들은 출퇴근 중에도 자기계발서를 손에서 놓지 않고, 기업의 CEO는 출장가방에 자기계발서 한 권을 잊지 않고 챙긴다. 심지어 취업준비생조차 도서관에서 자기계발서를 탐독한다. 그야말로 자기계발서 권하는 사회다. 무엇이 이토록 자기계발서에 몰두하게 만드는가?

지난 30년 동안 자기계발서 시장은 가히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 배경에는 자율경쟁을 기치로 내건 신자유주의 경제체제가 자리하고 있다. 오늘날 평생고용을 보장하던 정규직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정규직으로 입사해도 안정적으로 살아남기 힘들다. 경제 주체들 사이의 경쟁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장과 기업 유형, 상품을 만들어냈고, 개인은 언제든지 자신의 재능과 아이디어를 팔 준비된 상품, 즉 ‘인적 자본’으로 변모했다. 안정적인 고용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미친 듯이 일해야 하고, 지속적으로 자신에게 투자하고 자신을 관리해야 한다. 게다가 사회는 자기혁신과 자기창조를 통해 각자 인생을 스스로 개척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람들은 점점 불안해지고, 불안감을 떨치기 위해 뭐라도 붙잡고 정신없이 뛰기 시작한다. 바로 자기계발서라는 끈이 그것이다.

자기계발의 당위성을 부정할 사람은 없다. 자기계발은 우리가 지향해야 할 삶의 목표다. 하지만 이제 뒤돌아볼 필요가 있다. 과연 당신이 하고 있는 자기계발이 올바른 방향을 향해 가고 있는가? 수많은 자기계발서들이 문제의 본질을 왜곡한 채 헛된 약속과 강압적인 행동지침으로 자아를 오히려 억압하고 괴롭히지는 않는가? 이러한 의문에 이 책은 단호히 답한다. 우리가 자기계발의 덫에 빠져서 자기계발서들의 강박적 조언을 맹목적으로 따르고 있다고. 왜냐하면 현대의 자기계발서들이 제시하는 것은 자기계발이 아니라 흉내 내기에 불과하며 수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도 보상받을 길 없는 허구적인 자아의 미래상만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현대의 자기계발서들은 자아에 대해 고립적이고 탈정치화된 관점에 기반하고 있고, 자율성이라는 미명하에 사회통제의 권력장치로 기능하고 있을 뿐이다. 스티븐 코비, 톰 피터스, 줄리아 카메론 등 자기계발 분야 베스트셀러 저자들의 책들이 진정한 자기계발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진정한 자기계발은 어떻게 가능한가?

이 책은 마치 들소 떼가 이유 없이 들판을 질주하는 것처럼, 자기계발 문화에 휩쓸려 끊임없이 나를 변신시키고자 하는 강박증에 시달리는 현대인의 초상을 신랄하게 그리고 있다. 그 질주의 끝은 파국이며, 자기계발은 금방 깨져버릴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떼돈을 번 스티븐 코비가 마침내 파산에 이른 예가 이를 여실히 증명한다. 왜 자기계발이 하나의 유행이 되었는가? 자기계발 운동이 개인과 사회, 그리고 노동현장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 자기계발 역사에서 여성과 남성은 어떻게 생각이 달랐는가? 거대한 사회적 동력을 바라보는 사회학자의 눈으로 이 책은 이 질문들에 명쾌하고 적절한 답을 제시한다.

그렇다면 ‘진정한 자기계발’, ‘자기계발을 넘어선 자기계발’은 어떻게 가능한가? 그것은 자기계발서가 제시하는 단순한 행동강령을 자기 삶의 목표로 삼을 것이 아니라, 어떠한 가치를 자기 삶의 목표로 삼을지를 스스로 결단하고, 어떤 기준으로 세계와 자신을 바라볼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할 때 가능하다. 자기계발서들의 가장 큰 맹점은 개인의 수행능력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꼭 필요한 타인 네트워크의 지원이나 의존을 희생시킨다는 것이다. 저자가 주장하듯이, 아무리 노력한다 할지라도 어느 누구도 혼자서 스스로를 창조할 수는 없다. 진정한 자기를 형성하고 실현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노동이 절실히 필요함을 받아들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책은 각 개인의 형성에 타인의 노동이 투여되었음을 인정하는 새로운 자아 모델을 개발해야 함을 역설한다.

저자는 이를 위해 ‘천직’과 ‘소명’이라는 관념의 대두와, 그것이 어떻게 다양한 경제적 상황에 적용되어왔는지를 연구한다(1장). 또한 자기계발 서적에서 여성과 남성 각각을 위해 어떤 모델과 비유가 사용되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남녀공용의 ‘삶의 지침서’들(2장)과 특별히 여성을 위해 쓰인 조언서들(3장)을 비교해 살펴본다. 4장과 5장은 특히 노동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데, 4장에서는 20세기 마지막 30년, 구체적으로 후기산업주의 노동시장에서 이상적인 노동자로서의 예술가의 출현에 대해 다룬다. 5장에서는 자아실현의 과정이 얼마나 수고스러운 일인지, 그리고 개인의 자기통제라는 이상이 얼마나 인정받지 못하는 타인의 노동에 의존하는지를 더 철저히 파헤친다. 마지막 6장에서는 잠정적이나마 더 진보적인 정치적 기회를 위해 어떻게 자기계발 문화가 활용되어야 하는지를 제시한다.

인생이 기대만큼 잘 풀리지 않을 때 우리는 자기계발 산업에 의존하게 된다. 책은 물론이고 오디오?비디오테이프, 인생개조 세미나, 기타 다양한 자기계발 산업은 점점 더 경쟁적이고 불안정해지는 노동시장에 대처하기 위한 불가피한 타개책인지 모른다. 하지만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막연한 자기계발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자기계발에 대한 갈구가 새로운 시대에 우리 자신에 대해 무엇을 말해줄 수 있는지 되물어야 한다. 이 책은 경제적 불안정성이 급증하는 현실에 맞서기 위해 믿고 의지할 것이라고는 자기계발서밖에 없다고 여기는 현대의 ‘시달리는’ 영혼들에 대해 새로운 자아실현의 방법론을 모색하는 데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자기계발의 덫
미키 맥기 지음, 김상화 옮김/모요사


덧붙임_
서점가 점령한 뻔뻔한 유혹, 그 실체는…  2011.08.20.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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