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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꼼수에 대한 몇 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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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꼼수다(나꼼수)를 계속 들었다. 나꼼수가 많이 다운되고 많이 회자되는 이유가 궁금하다. 별다른 이유는 없다. 왜냐하면 섹스에 대한 대리배설을 마광수가 말했다면 정치(정치라기 보다는 이명박)에 대한 대리배설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나꼼수의 문제점은 "그래서 어쩌라고"가 없다. 단지 이러하다는 것 뿐이다. 대안이라는 것이 검은 넥타이를 고수하는 이유를 말하면 꿈에서도 잊지 못하는 노통을 떠올리게 하며 그 대안으로 문재인을 말한다. 한데 왜 문재인일까?

나꼼수에 대한 몇 가지 글을 보았다. 나꼼수를 듣되 이런 의견도 있음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먼저 많은 소위 진보인사(이런 말이 적절한지는 모르겠다)의 말을 들으면 나꼼수에 대해서는 같은 편이라 여겨서 왠지 관대함을 느낀다. 김어준의 무학의 통찰과 통한다.

"항상 정확한 정보에 기초한 것은 아니고 사실 판단이 틀린 것도 있지만" "‘정확한’ 정보인가를 따지기 전에 주장이 ‘명확한’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사실여부와 정확한 정보의 중요성 보다 주장이 명확한지라니 이건 또 뭔 말인지.. 참 관대하고 너그러운 사람들이다. 단지 문제는 한 쪽으로만.


김어준의 책이 좀 팔리네에서 잘 모르지만 (사실 알 수도 없는) 김어준의 무학의 통찰에 관해 말했다.

나꼼수에서 무조건적인 노빠, 그것을 계승하는 문재인 띄우기. 이 또한 아무런 이유없다. 김어준 생각이다. 자꾸 들으면 그 말이 진실인지 아닌지의 구별보다는 당연하다고 인식된다. 꼼수의 꼼수는 문재인 띄우기다.

다시 생각하면 그것이 꼭 문재인일 필요는 없다. 지금 얻어 걸린 것이 문재인이다. 문재인이 아니고 다른 이가 나오면 또 그가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정치는 정서의 문제라는 것이 김어준의 무학의 통찰이기 때문이다.


+


(...) '나는 꼼수다'는 꼼수다. 정치를 개인의 문제로 환원시키고 그리운 노짱을 복귀시켜 도덕과 눈물로 우리가 처한 현실을 지속적으로 핥고 있는 중이다. (...) 최악임이 인증된 이명박을 배경으로 하여, 대중의 허무감을 메워줄 훈훈한 인물들이 나올 것이다. '나꼼수'의 진행자들은 "거봐요. 제가 한 말이 맞잖아요."하면서 계속 약을 팔 것이다. 좌파가 먹을 거 없어지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 늘 그랬으니까.

약을 계속 팔 것라는 것은 맞는 말이다. 그 약의 효능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같은 약을 계속 팔면 구매자가 한정될 터이니. 하지만 약이 필요한 사람을 읽어내는 무학의 통찰로 계속 약을 팔 것이다.


+


저 정서 타령의 귀결이 무엇인지 아는가?
그 최대치가 '노무현 어게인'이다.
그럼 그 다음은 또 '이명박 어게인'이겠네?

그래서 나꼼수 열풍이 요즘엔 좀 불편하다.
재밌게 들으면서도 맘 한구석이 스멀거린단 소리다.

이번 주 시사인에 박권일이 귀한 글을 썼다.
곧 링크 하거나 핵심 내용을 추려 쓰겠다  (이 글은 김어준 비판과 연결된다.)

- 핵심만 먼저.  안철수나 박원순의 정체는 '노조는 싫어하지만 마음은 착한 사장'인데
그들에 대한 엄청난 지지의 근본은 결국, 지난 대선 때의 이명박 지지의 변형일 뿐이라는 것.
이거, 상당히 근거있는 통찰이다.
안철수의 경제관이라는게  김대호 소장의 '복지는 무슨, 공정이 먼저' 정도 아닐까 싶거든.


마지막 안철수와 박원순에 대한 글은 흥미롭다. 지금 박원순이 아니라고 말하면 이명박을 옹호하는 보수꼴통이 될까?
박원순이나 나경원이나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 단지 다른 점이 있다면 한다라당 후보와 무소속이라는 점이다. 당장은 적의 적은 친구이다. 하지만 토끼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는 필요없다.

지금은 보수 꼴통의 아이콘을 자처하는 오세훈도 환경운동연합에 속해 있었다. 당시의 오세훈과 지금의 오세훈은 뭐가 다른가. 단지 검증이 없었다는 것 뿐이다.

그래도 다르겠지. 진보라 말하는 좌파는 후보 조차 내지 못하는 형국에서. 기다리자, (땡볕에서 하명중은) 이 시대는 기다리는 시대라 말했다.



+


나꼼수'가 작살나야 하는 이유는?

0.

명실상부(名實相符). 한자 뜻 그대로 이름과 내용이 서로 맞다는 뜻이다. 딴지일보의 딴지라디오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는 이름과 내용이 어긋나는 것이 일반적인 이 시대에 고전적인 올바름의 예, 명실상부함을 갖추고 있어 살펴보자 한다.

1.

'나꼼수'가 가지고 있는 사실들의 열거는 여의도 정치권을 모르는 이들에게는 재미있고 종종 충격적이다. 에리카 김과 이명박의 끈적한 관계, 대형교회 목사들의 기행, 각 정당의 세력도 등등.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 시사in 주진우 기자, 시사평론가 김용민, 17대 국회의원 정봉주라는 라인업만 보아도 이들이 빨아들이고 다시 퍼뜨리는 정보는 언론을 꾸준히 추적하며 사건과 실화를 파악하기 힘든 많은 사람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 올 만하다. 증권가 찌라시를 주변인의 생생한 육성으로 듣는 즐거움이랄까.

라디오 집담회 형식으로 진행되고 욕설과 웃음과 비하들이 적절히 섞여 청취자로 하여금 선배 방 구석에 앉아 각종 인간들의 야담을 듣는 듯한 푸근함과 자극을 준다. 게다가 섭외하는 인물들의 면면 또한 훌륭하다. 18화에서는 안철수의 참모 역할을 한 박경철, 21회에서는 범야권 서울시장 후보 경선 중이던 박영선과 박원순이 나왔다. 머지않아 한나라당 당 대표 홍준표가 출연할 예정이라 한다. 세상에!

욕설과 '뒷다마'라는 쾌감, 언론인과 정치인이 빨아들인 컨텐츠, 재빠르고 강력한 섭외는 '나꼼수'가 기존의 언론들이 메우지 못했던 영역을 메우고 있다. 주류 언론에서 약자(K의원, A씨)로 표시되고 '카더라'급의 이야기를 현장에서 뛰던 이들의 걸쭉한 육성으로 들을 수 있고, 더욱이 시시콜콜한 잔챙이 연예인, 국회의원 이야기가 아닌 청와대를 둘러 싼 정치현장이 내 귀에 바로 들어온다. 뭐, 일반론은 이쯤 됐고.

'나꼼수'에서 다루는 주제들은 주로 이명박, BBK, 대형교회 목사, 오세훈, 곽노현 등이다. 이러한 주제들을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것은 '반이명박'이다. 기존의 반이명박 컨텐츠가 개별 사건들의 열거를 통해 정권의 무능에 대한 분노와 허탈감을 제공했다면, '나꼼수'는 이 모든 사건을 '소심한 이명박의 독자적 생존전략'으로 일관되게 묶어 제공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의원 시절 유일하게 밥을 사는 사람은 에리카 김이었고, 이명박은 여러 명이 개고기 식당에 가도 2인분만 샀으며, 골프모임에서도 돈을 내지 않으며, 에리카 김과 이명박이 끈적한(?!) 관계일 때만이 김경준이 이해 될 수 있다는 등 이명박의 곁에서 생생하게 나오는 이야기가 매회 쏟아진다. 언론과 엔터테인먼트의 경계에서 즐거운 줄타기를 달리고 있으니 저널리즘에 대해 뭐라 따지는 것은 삽질일 것이다.

문제는 '나꼼수'의 논조이다. 표면의 논조는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이명박은 한심한 대통령이며, 한국은 부패천국이다. 어서 범야권의 힘을 하나로 뭉쳐 한나라당을 작살내고 이명박을 심판해야 한다." 소소한 차이들은 있겠으나, 문재인부터 이제는 노회찬까지 공유하는 정서라 생각한다. 이회창까지 공유하나? 여튼, 이 논조를 줄기차게 밀고 나가는데 불편한 지점들이 등장한다. 김어준이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선거법 위반 의혹 사태에 대해 한 말을 보자.

2.

곽노현 교육감 사태에 대해, 2011년 8월 31일 Podcast.

김어준 : 수많은 진보적인 글쟁이들, 인사들이 (딴지일보에) 글을 썼고 그 심리를 잘 압니다. 어떤 심리가 있냐하면, "나는 같은 편도 비판할만큼 공정하다. 합리적이다." 이런 말을 하고 싶은 마음이 확 들어요, 이럴때. 그리고 진보가 더 합리적인건 맞죠.

(이런 사건이 터지면) 진보매체에서 가장 먼저 진보진영에 공격을 해요, 원래, 뭔가 잘못이 나오면. 그럴 때 사실은 그런 태도 자체가, 베이스에 깔려있는 게 "나는 우리 편이라 하더라도 합리적이고 공정한 잣대를 들이대서 객관적으로 비판한다." 이 얘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거든요.

근데, 이걸 조금 더 들여다보면 굉장히 비겁한 마음이예요. 왜 그러냐 하면 이런 마음이 순간적으로 듭니다. '내가 같은편이라고 편들어줬다는 소리를 들으면 어떻하지?', '그리고 편들어줬다가 또 뭐가 나오면 어떻하지?', '그러면 같이 좆돼자나.' 그럴 때 가장 안전한게 뭐냐 하면 원론을 얘기하는 거예요.

그냥, 교과서에 나오는 원론을. 아 씨바, 그런 이야기 누가 못해. 그런데 이게 따지고 보면 본질적으로 도망치는 거예요. 이 태도는. 노무현 대통령도 우리가 사실은 똑같은 방식으로 보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아무리 나는 몰랐다'(해도) 믿어주지 않았죠. 가장 먼저 진보미디어가 깝니다. 더 비아냥거리고. 왜냐하면 '편들어주다가 자기도 좆될까봐.' 이 공포가 있어요."

아아, 이 트리플 악셀을 뭐라 평해야 하나. 진보진영이 곽노현 교육감의 책임있는 행동을 요구한 것은 곽노현이 아닌 공정한 사회에 대한 요구라고 이해하는 것이 기본일 것이다. 그리고 각 발언자들의 맥락과 시점을 보는 것이 후속으로 이어져야 할 분석 행위일 것이다.

허나, 진보진영의 입장을 다룸에 있어 '나꼼수'가 꼼꼼해지리라 예상하기는 어렵다. 왜냐? '나꼼수'의 주된 관심사는 현재 유의미한 힘의 영역이니까. '나꼼수' 식으로 말하자면 "니네는 노빠니까." 이렇게 정당함에 대한 요구가 자신의 안위를 위한 옹졸한 행위로 격하되고, 이러한 '옹졸함'은 이명박과 진보진영의 공통사라는 것.

그렇다면 무엇이 남는가? 노무현, 문재인, 범야권이 남는다. 노무현에 대한 죄의식의 확산, 한반도의 모든 문제를 이명박 정권의 비도덕성으로 환원하기, 실질적인 힘이 있는 민주당-문재인-박원순에게 힘 실어주기. 반복되는 선동, 반복되는 도덕. 꼼수다.

안철수-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가 이루어진 9월 6일 다음날인 9월 7일, 18회 Podcast. (녹음은 9월 5일 늦음 밤부터 7일 새벽 사이에 진행)

김어준 : 안철수는 다르다, 왜 다르냐 졸라 사사로운 우리의 가카로 인해서 시대에 결핍이 생겼어요. 그래서 사람들은 사사롭지 않은 가카 아닌 것의 합집합을 찾고 있습니다. 그런데 안철수는 그걸 가졌다. 그점에서 저는 문재인과 정확히 일치한다 보는데, 그 지점에서는.

그래서 단순한 정치혐오 이걸 넘어서는 대단히 거대한 시대의 결핍, 갈증 이런 게 있는데 그 지점을 정확하게 해소해주는 그런 가치를 지닌 사람이기 때문에 이런정도의 파괴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래서 다르다. 이렇게 보는데. 오늘 사실 단일화는 안철수다움의 절정이었죠. 단일화.

-중략-

박경철 : 나는 안철수가 거꾸로 매달아서, 발목에 밧줄을 딱 매달아놓고 몽둥이로 100대쯤 때려도 먼지가 안날 거다. 삶의 흔적을 믿었다는 거죠. 그 삶의 흔적을 저는.

김어준 :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굉~장히 드물게 있는데, 제가 두 명 만났는데 안철수하고 문재인입니다.

박경철 : 삶의 흔적을 제가 아니까. 그래서 이 사람(안철수)이 살아온 삶의 궤적이 있는데 삶이 훼손되는게 참 아픈거야. 이 사람 참 좋은 선의를 가지고 있고, 학생들을 위해서 그걸(청춘콘서트) 어떻게 해볼려고 그 귀한 시간을 내가지고 그렇게 입술 헐어가면서 터져가면서 우리가 다녔는데, 이게 뭐 정치할려고 기획한 거냐, 뭐 당 만들려고 청년들 선동한거냐 이렇게 되니까, 그 삶(안철수)과 우리의 진정성에 대한 아픔은 너무 크더라고.

이 수다에서 시사되는 지점이 한국 정치에서 가장 공포스러운, '나꼼수'가 별볼일 없어지는 지점이라 느낀다. 사람됨, 진정성, 자본주의 도덕으로 완벽한 이명박 정권에, 사람됨과 진정성의 도덕으로 완벽한 도덕을 지닌 자가 그 자리를 대치하려 하는 익숙한 주제들이 다시 변주되고 있다.

100대 때려도 먼지 안나는 깨끗하고, 헌신적인 사람의 정치. 문제는 깨끗함과 헌신이이라는 지겹고 오래된 품성론이 아니라 '사람'이 정치의 중심이라는 것이다. 사람됨, 정치적 힘, 집권의 도식은 정치의 공간을 특정인이 독점하는 협소한 공간으로 만들며, 정치라는 2인 이상의 사람이 모였을 때 발생하는 집단적 힘의 문제를 믿음과 구원의 문제로 회귀시킨다. 이 꼼수.

"저에게 당시 녹취록이 있습니다.", "제가 그 원고의 초안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만나서 인터뷰 하다 슬쩍 물어 본 내용입니다.", "제가 의원일 때 모 의원에게 들은 내용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사건들을 계열화한다.

이명박의 쩨쩨한 모리배적 성격을 드러내는 주변사건을 깔아두는 것으로 시작. (그리곤 한바탕 웃음) 다음, 이명박이 공직생활을 하면서 만난 인맥들의 일면을 하나하나 보여준다. 그리고 주변 인물들의 비사를 다시 깔아둔 다음, (다시 또 웃음) 이명박 '역적도당 패거리'를 싸잡아서 도덕적으로 바닥에 패대기친다.

못난 정권이 어떤 음모를 꾸미고 거짓말을 거짓말로 덮기 위해 더 큰 거짓을 하는지 엮는다. 그리고 현재 주요 정치세력의 정당성을 부여하고 그 정당성이 사람과 인격에서 나온다는 선동으로 마무리한다.

3.

좌파의 심리를 김어준은 정확히 반대로 읽었다. 그 스스로도 의도적인 오독임을 알고 있으며, 이것을 너무 잘 알고 이용한다. 좌파는 훌륭한 도덕을 지닌 이들이 아니라 공정함에 대한 감각, 정의감을 지닌 이들이다.

그들이 곽노현을 두둔하지 않은 것은 누구나 법 앞에 공정한 대우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지, 일신의 안위를 그 정도에게까지 확장할 끈이나 기반이 없다(물론 그 기반찾아 떠나는 이들이 나오고 있으니 머지 않아 그리 될 것일지도 모르겠다).

좌파는 도덕적으로 깨끗하기 때문에 부정부패를 저지르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부정부패는 정당하지 않은 착취와 불평등을 야기하기에 거부하는 사람들이다. 2011년은 훌륭한 인성의 프레임으로 정치에서 무엇인가를 펼칠 수 있는 요순시대가 아니다. 물론 요순시대에도 그럴 리 없었겠지만. 그래서 좌파에서 '나꼼수'가 나올 수 없겠지만.

정치가 개인이고 도덕이며, 오직 도덕적으로 휼륭한 인격 완성자들만의 무대라는 '나꼼수'의 논조는 쿼크가 될 때까지 찧고 빻아 우주의 먼지로 만들어버려야 한다. 우리에게 그럴 힘이 있는가? 오히려 '나꼼수'에 출연하지 못하는 자신을 한탄하고 있지는 않은가.

이명박을 콩가루로 만들고자 하는 '나꼼수'에 홍준표가 출연하기로 결정했다. 아주 재미있을 것이다. 이야기는 능수능란히 사람으로, 인격으로, 구세주로만 향할 것이다. 본질적으로 이것은 폐쇄 클럽의 회합이지 정치담론이 아니다. 이렇게 2011년의 가을이 끌려 갈 것이다.

그래서 '나는 꼼수다'는 꼼수다. 정치를 개인의 문제로 환원시키고 그리운 노짱을 복귀시켜 도덕과 눈물로 우리가 처한 현실을 지속적으로 핥고 있는 중이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흑색선전 속에서 인물론으로 끌려 갈 것이며, 이는 2012년 대선에서 인물에 대한 돌풍의 기대를 점점 높일 것이다.

최악임이 인증된 이명박을 배경으로 하여, 대중의 허무감을 메워줄 훈훈한 인물들이 나올 것이다. '나꼼수'의 진행자들은 "거봐요. 제가 한 말이 맞잖아요."하면서 계속 약을 팔 것이다. 좌파가 먹을 거 없어지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 늘 그랬으니까. 하지만 남한의 정치현실을 다시 오래된 레토릭을 통해 협소한 지형을 형성한 후 먹으려는 이 꼼수, 이 꼼수를 어떻게 작살내야 하는가. 우리는 대안이 없으며, 2012년 절망을 인정하며 침묵해야 할 것이다.

이명박이 야구장에서 키스를 하고 그게 사전에 기획되어있는지 아닌지를 취재하는 주진우에 대해서 뭐라 평하지 않기로 한다. '나꼼수'를 타고 19대 국회에 들어가기 위해 안달 난 노원구 정봉주에 대해서도 언급 않기로 한다.


+


김어준의 정서 타령


(블로그 방문자 수가 괴이쩍게도 하루 천 명을 넘는다.
이유는 딱 하나. '김어준'을 검색하다가 들어오는 사람들 덕이다.
자,  요즘 너무 인기가 넘쳐 고딩 때 사진까지 뜨는 매력형아를 까서 또 트래픽 좀 올려보자.
- -> 한참 뜨는 사람은 까도 된다.  아니, 까줘야 한다. 그에 대한 칭송은 차고 넘치니까)


1.

'노무현 관장사'란 표현을 썼다가 거의 문 닫을 뻔 했던
한겨레의 '직설'팀 (서해성 + 한홍구)을 뉴욕타임즈에 불러다 놓고 김어준은 이렇게 말한다.

'그 표현에 난리났던 거...당신들 얘기가 논리적으론 맞지만  사람들의 정서에 안맞아서 그랬다'

옆에서 김용민이 거든다.'저 양반 지론이 저겁니다. 정치는 이성이 아니고 정서다'

'닥치고 정치'를 읽어 봤더니 내내 저 소리다.
그의 통찰력이 곳곳에 보이긴 하더라만, 유독 저 부분에서 빈정이 상하는 이유는 뭘까.

2.

정서라....그래서 김어준은 그 잘난 대중의 정서를 보듬느라
황빠, 심빠에 월드컵빠 노릇까지 했는가?  아직도 그는 그 부분에 대해 일절 반성이 없다.

(아직까지도 정신 못차리고 이번 책에서도 '불완전한 인간(황우석)을 걸레로 만드는 진보 진영의 잔인한 비인간성'
따위의 헛소리를 해대고 있다. 그 구절에서 책을 던져버리고 싶었지)

지식인이나 언론인의 책무는 대중의 정서에 올라타는 것이 아니다.
때론 당의정을 입혀 살살 달래야할 필요도 있으나  그들이 비뚫어질 때는
몇 천만이 대들어도 홀로 맞서야 하는 것이 지식인의 일이다.  - 샘플은 진중권, 서양엔 에밀 졸라.

옳지만  대중의 정서에 안맞는다?
미안하지만 김어준은 마음 깊은 곳에선 먹물들의 지적이 '옳다'라고 생각하지도 않는 것 같다.

3.

'닥치고 정치'에서 김어준은 삼성을 열심히 깐다.
그런데....그 삼성이 괴물이 된 결정적 시기에 노무현 정권의 방조 및 적극적 협력이 있었다는
아픈 진실은 거의 말하지 않는다.  심지어 노무현이 삼성을 일정 정도 제어하려고
했었다고까지 말한다. 뻥도 심하셔!


새 정권을 만들어 냄에 있어 가장 중요한 포인트...
도대체 왜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게 되었는가....
그 지점에 대한 노무현 정권의 책임에 대해서도 그는 역시 말하지 않는다.
새로운 정권을 만들어 냄에 있어 또 다른 포인트인 '노무현을 넘어서'에 관해서도 입을 다무는 건 마찬가지.

왜?

그 놈의 '정서' 때문에.
더 정확히 말하면, '대중의 정서'를 빙자한 '본인의 정서' 때문에.

그리고  괴물 삼성을 문재인이 잡을 거란다.
푸핫....대체 무슨 근거로?  삼성이랑 찐하게 붙어먹던 참여정부 아니었던가?
그런데 거기 출신의 핵심 인사가 삼성을?
상상력 한 번 풍부해라...

우리나라에서 삼성이랑 맞장 떴던 정치인은 그저 노회찬 하나지.

4.

저 정서 타령의 귀결이 무엇인지 아는가?
그 최대치가 '노무현 어게인'이다.
그럼 그 다음은 또 '이명박 어게인'이겠네?

그래서 나꼼수 열풍이 요즘엔 좀 불편하다.
재밌게 들으면서도 맘 한구석이 스멀거린단 소리다.

이번 주 시사인에 박권일이 귀한 글을 썼다.
곧 링크 하거나 핵심 내용을 추려 쓰겠다  (이 글은 김어준 비판과 연결된다.)

- 핵심만 먼저.  안철수나 박원순의 정체는 '노조는 싫어하지만 마음은 착한 사장'인데
그들에 대한 엄청난 지지의 근본은 결국, 지난 대선 때의 이명박 지지의 변형일 뿐이라는 것.
이거, 상당히 근거있는 통찰이다.
안철수의 경제관이라는게  김대호 소장의 '복지는 무슨, 공정이 먼저' 정도 아닐까 싶거든.


+

‘나꼼수’가 편파적이라고? 그건 니들 생각이고


‘정확한’ 정보인가를 따지기 전에 주장이 ‘명확한’ 것인지가 중요하다. <나는 꼼수다>는 듣고 싶은 말을 해줘서 시원하고 통쾌한 느낌이 있다. 답답하고 화나는 현실을 유머와 재미로 흥미롭게 풀어내서 좋다.
가끔은 분석이 틀린 경우도 있으니 인정하고 즐기면 좋을 것 같다. 모든 방송이 이 모양 이 꼴일 때, 많은 사람이 나꼼수를 듣는 건 고마운 일이고, 당연한 일이다.
김여진(배우)

          
현 정부의 언론 장악으로 민심이 제대로 분출되지 못하고, 각종 사안이 왜곡 또는 은폐, 호도되는 상황에서 ‘진실’에 대한 갈증이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 채널을 타고 분출하는 것이라고 본다. 정보가 통제될 때 주로 많이 나오게 되는 ‘음모론’ 코드에 부합한다. 결국 나꼼수 현상의 절반은 MB 정부가 만든 것이다.
폼 잡지 않고 술자리에서 ‘뒷담화’를 나누듯 편하게, 유쾌하게, 그리고 저질스럽게(?) 해서 젊은 청취자들이 친구처럼 느끼게 만든다. 각자 캐릭터가 분명한 4인의 조합은 <무한도전>팀처럼 찰떡궁합이다.
정치적으로는 내년 총선·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프레임인 ‘MB 정부 심판’ 확산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치적 무관심층으로 분류되던 젊은 층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이끌어내는 데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리라 보인다.
선대인(세금혁명당 당수)

         
항상 정확한 정보에 기초한 것은 아니고 사실 판단이 틀린 것도 있지만, 국가기관과 주류 언론이 제공하는 이야기 속에 숨겨진 비밀을 밝히려는 노력, 풍설의 재구성을 통한 진실 접근 노력 등을 높이 산다.
조국(서울대 법대 교수)

       
‘나꼼수’는 저항의 문화가 얼마든지 대중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또한 시사와 정치가 예능적 재미를 줄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네 명의 ‘이빨’이 절대 권력과 그들의 욕심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는 통쾌함과 정치적 사건을 다양한 꼼수로 해석해내는 그들의 통찰은 패러디 콘텐츠의 정점을 보여준다.
탁현민(<나는 꼼수다> 콘서트 기획자)

          
나꼼수는 언론으로 인정받지 못하지만 언론 이상의 힘을 가진 이상한 언론이다. 안철수 교수가 서울시장 불출마 선언을 하던 날 모든 언론이 나에게 인터뷰를 요구했지만 거절했다. 곡해될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내가 그날 밤 나꼼수에 출연해 속내를 전부 털어놓았다. 그런데 아무 곳에서도 그것을 인용하지 않았다. 모두들 들었을 텐데 말이다. 나는 그것을 예상하고 이용하기 위해서 갔다.
대중은 바보가 아니다. 그들은 나꼼수의 편파성을 즐기고 있다. 당연한 반동 현상이다. 주류 미디어가 치우쳐 있다. 한국 사회는 지금 ‘앙시앵 레짐’과 투쟁 중이다. 대중을 계몽하려는 제도권 언론보다 대중은 이런 방송에 열광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제2, 제3의 나꼼수가 등장할 것이다. 한국 사회의 모순 때문에 발생한 기형적 현상이다.
박경철(시골의사)

          
(나꼼수) 17회만 들었다. 곽노현 교육감 문제를 다루는 방식에 화가 났다. (그러나) 알려진 것과 달리 나꼼수에 대해서 네거티브하지 않다.
진중권(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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