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에 속지않는 방법은 자급자족 뿐이다 : 가격은 없다

2011.12.09 07:30 行間/밥 먹여주는 경제경영


화폐는 우리가 사는 세상의 쓰면서도 달콤한 초콜릿이다. 우리는 가장 싼 가격을 찾고, 가장 높은 임금을 찾고, 가장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생애를 보낸다. 그리고 돈이란 우리가 행복한가를 가늠해주는 숫자다. 우리에게 익숙하고 이해하기 쉬운 해석에 따르면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고, 인간관계에 가격을 매기는 것은 불가능 하다.

크리스토퍼 시와 자오 장은 이러한 교훈에 새로운 주석을 붙인다. (크리스토퍼 시는 <결정적인 순간에 써먹는 선택의 기술>의 저자이다. 이 책은 <정상적인 바보가 되지 마라>에서 <이코노믹 액션>으로 이름을 바꿔 출간 된 적이 있다. 같은 책을 계속 다른 제목으로 출간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이해를 할 수 없지만 이 또한 가격과 무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물론 다른 이유도 있을 것이다.)

모든 악의 근원은 돈 그 자체보다는 돈이라는 측정 잣대다. 돈은 숫자이고, 숫자들은 쉽게 비교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결정을 내릴 때 다른 것들에 비해 돈에 너무나 큰 가중치가 붙게 된다. 가격은 가격이 없는 세상에서 우리가 보였을지도 모르는 태도와 비교해보았을 때, 우리를 더 절약적으로 만들고, 좀 더 욕심을 부리게 만들며, 물질적으로 만든다.



저자는 행동주의적 의사결정 이론에서 가장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은 "사람들이 정말로 원하는 게 뭘까?"라는 것이라 한다.답하기 곤란한 질문인지는 모른지만 궁긍적인 질문임에는 틀림없다. 질문 자체가 문제가 있을지도 모른다. 이 질문은 '진정한 가치'가 있다고 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하여 크리스토퍼 시의 흥미로운 실험으로 글을 마무리하고 있다. 가격뿐 아니라 진정한 가치에 대한 인간의 판단이 의미가 있는지에 고민이 필요하다.

두 개의 먹음직스러운 초콜릿 중에서 하나를 골라야 한다. 하나는 작고 하트 모양이고, 다른 하나는 크지만 바퀴벌레 모양이다. 뭘 선택하겠는가? 결과는 대부분 바퀴벌레 초콜릿(큰 초콜릿)을 선택했다. 사람들에게 어떤 초콜릿을 먹으면 더 즐거울 것 같은지에 대한 질문에는 대부분 작은 하트 모양의 초콜릿이라고 대답했다. 흥미로운 반전이며 정당한 가격이 과연 존재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게 하는 실험이다.

합리적이지 못한 인간을 낚는 방법에 대한 예를 보자. 합리적인 가격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비합리작인 인간을 낚는 가격만 존재한다. 즉 '진정한 가치'라는 것은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

가격 설정이 중요한 것은, 팔리지 않는 상품이 팔리는 상품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고급 주방용품 회사 윌리엄스 소노마(Williams Sonoma)는 멋진 제빵기를 279달러에 내놓은 적이 있다. 이후 조금 더 큰 모델을 429달러에 내놨다.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429달러 모델은 시장에서 완전히 실패했다. 반대로 279달러짜리의 매출은 두 배로 증가했다. 소비자들은 소노마 제빵기의 품질에 대해선 의심하지 않고 있었다. 그들이 구매를 망설인다면 그 이유는 오직 가격 때문이다. 제빵기의 가격이 279달러라면 그 자체로 비싼 편이다. 그러나 429달러 모델이 나오자 279달러라는 가격은 더 이상 비싼 가격이 아닌 것처럼 보인 것이다. 이제 279달러 모델은 429달러 모델과 거의 같은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도 가격은 훨씬 싼 바람직한 상품으로 합리화되었다.

책은 합리적이지 못한 인간을 속여 합리적인 가격으로 보여주는 사례들을 알려주고 있다. 이러한 가격에 속지않고 현명하게 사는 방법은 단 하나. 자급자족 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너무나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한다. 속지않으려 고민하지말고 속이려 하면 달리 보인다.즉, 구매하는 가격의 관점으로 보지말고 판매자의 입장에서 가격의 책정을 고려하고 책을 보자. 다른 것이 보인다.


덧_하나
치밀한 연구와 책 읽는 재미가 함께 어우러진 책. 의사 결정 이론에 기여한 핵심 연구자들의 결과를 한꺼번에 살펴볼 수 있다. 지금 결정을 내려야 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필독서!
- 리처드 세일러, <넛지>의 저자

"치밀한 연구와 책 읽는 재미가 어우러지는 책"은 이 책에 대한 적절한 표현이다. 하지만 리처드 세일러가 <넛지>의 저자로 나와 있다. <넛지>의 저자는 카스 R. 선스타인 과 리처드 H. 탈러 이다. 리처드 세일러는 행동경제학의 명저라 할 수 있는 <승자의 저주>의 저자이다. 이름이나 책 제목 둘 중에 하나는 잘못된 오류이다.

덧_둘
챕터 제목과 쪽 수가 가운데로 편집되어 있다. 새로운 편집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익숙하지 않고 450쪽 정도가 되기에 쪽 수를 보기가 불편하다. 특이한 것도 좋지만 가끔은 늘 하던 습관을 인정해 주는 것도 좋은 것이다.



가격은 없다
윌리엄 파운드스톤 지음, 최정규.하승아 옮김/동녘사이언스


덧붙임_
동녘사이언스, 2011년 9월 초판 2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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