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란 놈은 살아있다. 마치 생물처럼 진화한다. 처음에는 독자인 나의 의지로 선택되지만 때로는 우연을 핑계로 필연처럼 다가온다. 꼭 필연이 아니어도 꼬리의 꼬리를 물고 다가온다. 그게 의도적이든 아니든 책은 스스로 책을 연결한다. 책이 스스로 진화하듯 독자인 나도 책과 함께 진화한다.
《갈등의 핵, 유태인》을 읽고 있는데 《유대인 이야기》와 《경제 기적의 비밀》이 나를 찾아왔다. 《유대인 이야기》는 ‘그들은 어떻게 부의 역사를 만들었는가’라고 《경제 기적의 비밀》은 ‘이스라엘은 어떻게 벤처 왕국이 됐을까?’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모두 유태인에 관해 이야기하지만 (지금은 유대인이라 부르라고 하지만 유태인이 편하다.) 각기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다. 《갈등의 핵, 유태인》은 유태인의 탄생과 시련, 그 시련이 오늘의 유태인을 있게 한 행운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유태인을 바로 보자. 아무런 선입견이나 전제 없이 그 얼굴 그대로의 유태민족을 보자. 세계 분쟁의 몸체인 유태인을 보면 현재를 넘어선 미래가 보인다.”는 게 이 저자의 이야기이다.
《유대인 이야기》는 분량이 방대하다. 660여 쪽이다. “그들은 누구이며, 우리는 그들에게 무엇을 배울 것인가.”라는 출판사의 카피가 이 책의 내용을 축약하고 있다. 《갈등의 핵, 유태인》과 《경제 기적의 비밀》을 합쳐놓은 책이다.
유태인에 관한 많은 책이 있겠지만, 이 3권을 기준으로 읽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권만 읽겠다면 《유대인 이야기》가 적당하다. 유태인에 관한 이야기와 “어떻게 부의 역사를 만들었는가”에 관해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유태인에 관해 2권을 읽을 여유가 있다면 《갈등의 핵, 유태인》을 읽고 《유대인 이야기》를 읽기를 권한다. 유태국가, 유태인 그리고 유태교에 관해 자세히 나와 있는 《갈등의 책, 유태인》을 읽고 《유대인 이야기》를 읽으면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가장 최근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경제 기적의 비밀》을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유대인 이야기》와 《경제 기적의 비밀》의 저자는 우연인지 모두 KOTRA 출신이다. 2권은 2013년 1월에 나온 책이고 《갈등의 책, 유태인》은 2001년에 나왔다. 2013년에 ‘유태인’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유태인을 뛰어넘어야 한국인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말인지. 유태인은 세계인에게 계륵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유태인은 그저 숙주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