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는 마음의 산책이다.
산책할 때 뚜렷한 목적지를 두지 않듯 책을 읽는 데도 별 목적은 없다.
목적지가 있는 행위였다면 독서가 아니고 공부라 불러야겠다.
굳이 스스로 산책의 배경을 살핀다면 아마 궁금증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세상은 왜 이렇게 생긴 상태로 나와 만나고 있는 것일까 하는 궁금증._서현
한동안 책을 잡지 못했다. 딱히 일이 있어서가 아니라 기복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어 어디다가 쓸 것인가? 이런 의구심이 들면서 책을 잡는 시간이 줄어들고 필요에 의해서만 책을 찾았다. 처음부터 큰 목적이나 이유가 있어서 책을 읽은 게 아니다. 책을 읽은 원동력은 '딱히 몰라도 해가 없고, 알아도 득이 없는' 것에 대한 호기심이다. 호기심이 없다는 것은 무색무취한 것과 같다. 모든 것에 관심을 갖고 애착이 있어야 호기심과 관심이 생긴다. 무관심이 내 삶과 가슴을 뜯어먹고 있다.
관심과 호기심으로 삶에 활력을 줘야지. 그래서 지금 해야할 일은 '다시 책을' 잡는 일이다. 읽고 읽는 책을 접어두고 책꽂이에서 한 권 꺼내 들었다 좋아하는 작가(?)중 하나인 서현의 책이다. 그의 책에서 내 고민의 해답을 보았다. "독서는 마음의 산책이다. 산책할 때 뚜렸한 목적지를 두지 않듯 책을 읽는 데도 별 목적은 없다."라고 나에게 일러준다. 서현의 말처럼 빈둥거리듯 산책하다가 떠오른 아이디어처럼 머리가 띵하다. 커다란 망치가 내 머리를 내리친다.
많은 이유를 두지 않는다면 책을 읽는다는 것도 좋은 놀이다. 잊고있던 이치가 왜 새삼스럽게 느껴질까. 事在易而求諸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