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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우소

나는 죽어도 네 안에 살아 있단다 : 라이온 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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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온 킹
일본 시키 극단의 디즈니 뮤지컬 ‘라이온 킹’이 1년의 길고도 짧은 여정을 마쳤다. 시키의 첫 한국 진출은 "실리는 잃고 명분은 얻었다".

뮤지컬 컬럼니스트 조용신씨는 “현재로선 서울 성인층 관객만으론 장기 흥행에 한계가 있다. 어떻게 관광객을 흡수하고, 지방 관객을 어떤 식으로 유입할 지 등 총체적인 시장 그림을 다시 그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초기 일본 시키의 한국 상륙에 대하여 반대를 많이 하였다. 이를 보면 한국 영화의 스크린쿼터를 생각하게 한다. 아직은 보호를 하여야 한다는 논지에는 같다. 시키의 공연은 실리적으로는 손해를 보았지만 명분과 향후 한국 시장에 대한 명분을 얻었기에 계산상으로는 나쁘지 않아 보인다.
시작할 때는 말도 많았다. 국내 첫 뮤지컬 전용극장을 일본 극단에, 그것도 무기한으로 내줄 수 있느냐는 정서적 반발이 심했다. 그러나 이 주장은 그때나 지금이나 옳지 않다. 일본 문화의 정수라는 ‘가부키’와 ‘스모’가 국립극장과 장충체육관에서 공연된 게 벌써 몇 년 전이다. 미국 원작을 한국 배우가 공연하는데도 공연 주체가 일본 극단이라는 이유로 극장 대관까지 걸고넘어진 건 옹졸했다.

티켓 값을 내린다고 하니 관객을 싹쓸이해 갈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있었다. 라이온 킹은 국내 대형 뮤지컬의 최장기 공연 기록(아이다·8개월 275회)을 경신했다. 그렇지만 국내 뮤지컬 시장은 올해도 성장했다. 한국뮤지컬협회가 “극단 시키가 한국 공연계를 정벌하고 대대손손 이 땅을 공연 식민지로 고착화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한 주장은 기우였다.

극단 시키는 ‘하쿠나 마타타(걱정하지 말라)’라는 말로 스스로를 격려해도 좋다. 일본 극단의 한국 진출은 이제 1막이 끝났을 뿐이다. 앞으로 ‘일본 극단이라서 안 된다’는 소모적인 논쟁은 없을 것이다. 이도 라이온 킹 덕분이다.[하쿠나 마타타, 라이온 킹]
유료 객석 점유율은 60%를 웃도는 수준에 머물렀다. 200여억원에 이르는 제작비를 고려하면, 손실액은 수십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시키측 역시 기본적으로 “비싼 수업료를 치뤘다”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마쯔자끼 아끼라 이사는 “온 몸으로 한국 시장을 체험했고, 당장의 실익은 적지만 어린이·청소년 등을 집중 공략해 미래의 관객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말했다.
나는 죽어도 네 안에 살아 있단다.
(아빠 사자왕 ‘무파사’가 어린 아들 ‘심바’에게 들려줬던 말)

참조 : 1년 만에 막 내리는 대형 뮤지컬 ‘라이온 킹’




시키가 분석한 한국 뮤지컬시장 특성

예약 문화가 없다=외국에선 인기 작품은 몇개월 뒤에나 볼 수 있다. 티켓을 예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 관객은 당장이 중요하다. 오늘 표가 없으면 기다리지 않고 다른 공연을 보는 식이다. 미래 예측이 불가능하다.

고가의 티켓과 기업협찬=비싸야 오히려 잘 팔린다. 명품 선호 현상이 뚜렷하다. 우선 비싸게 매긴 뒤 그 다음엔 대폭 할인한다. 그 할인된 티켓을 기업들이 ‘협찬’이란 명목하에 대량 구매한다. 제 돈 내고 봐야 할 부유층들이 기업의 초대권에 의해 공짜 관람을 당연시여긴다. ‘고가티켓-대폭할인-기업협찬-초대권관람’의 악순환은 장기적으론 한국 시장의 굴레다.

스타에 의존한다=작품의 질보단 어떤 배우가 출연하느냐에 따라 티켓 쏠림 현상이 강하다. 일반 관객 뿐만 아니라 매니어 역시 비슷한 경향을 보이곤 한다. 배우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높아져, 제작비 상승을 주도한다.

시기별 큰 편차=송년회가 많은 연말, 가족의 달인 5월, 방학·휴가철인 8월에 객석은 꽉 찬다. 나머지 기간은 ‘파리 날리는’ 수준이다. 확 몰렸다 확 빠진다. 이 시기를 전후해 3개월 가량 작품을 올리는 게 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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