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용이 많은 책이 좋은 책인가?

2008.09.18 14:17 行間/술 사주는 읽고쓰기

관찰력에도 비결이라는 포스트를 보았다. 송숙희님이 <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의 글귀를 인용한 것이다. <인문의 ...>을 읽지 않아 세부적인 내용은 알 수가 없다.

"사고의 깊이와 넓이는 레퍼런스의 차이에서 온다"라는 말이다. 맞는 말이다. 내가 보고 듣고 느낀 모든 경험의 기반으로 사물을 판단한다. 레퍼런스가 많다는 것은 새로운 시각을 가지고 하고 '입체적'으로 느끼게 한다.

모두 공감한다.

하지만 "레퍼런스란 책 뒤에 실린 참고 문헌과 비슷하다.모든 책은 그 참고 문헌만큼만 책이다."라는 말에는 일부는 공감하지만 일부는 동의하지 못한다.

처음 송숙희님의 책을 읽었을때 수 많은 인용에 놀라웠다. 많은 독서량에 기인한 인용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수 많은 인용으로 인하여 본질을 파악함에 거추장스럽고 말하려는 의도가 훼손됨을 느꼈다.

많은 인용하는 것은 얼굴 성형수술을 할때 부위별로 최상 것을 하는 것과 같다. 개별로 보면 뛰어난 미를 가지고 있지만 그것이 한데 어울려져서 조화를 이룰지는 의문이다. 아니 그러기가 쉬지않은 일이다. 누구의 이마에 누구의 눈섭 그리고 각기 다른 이의 모양새를 붙인다면 아마도 기이한 모양의 아름다움(?)이 나올 것이다.

레퍼런스라는 말에는 공감을 하지만 지나친 인용은 읽은 이로 하여금 다른 생각을 들게 한다. 요 근래 나오는 많은 자기 계발서들이 다른 이의 사례를 들어 그리 하라고 말한다. 누구는 어찌 하였고 누구는 이리 하였다. 그러니 이리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그것은 결론을 도출해 놓은 상태에서 사례를 인용으로 덧붙인 것에 지나지 않다.

아는 것이 적으면 사랑하는 것도 적다
- 다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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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예전에 저도 벤야민이 인용으로만 책을 쓰려고 시도했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고선...과연 인용이 많은 책이 좋은책인지? 아닌지? 고민해 본 적이 있었어요. 내린 결론은 인용이 많고 적음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그 인용을 어떻게 자신의 생각을 넣어 재편집해 내고, 그렇게 만들어진 책이 인용을 뛰어넘는 새로움을 준다면 좋은 책이다. 그렇지 않고 인용으로만 갖다 붙여, 자신의 지식을 과시하고 오히려 정리되지 않은 생각을 전달한다면 좋지 않은 책이다. 이렇게요 ㅎㅎ
    여튼 분명 인용이 너무 많으면 읽기 불편한게 사실이죠. 예전에 김탁환씨가 <나, 황진이>라는 소설에서 각주와 인용이 너무 많아서, 출판사에서 인용을 없앤 별도판을 만들었던 것도 그런 이유였고요. ^^
    • 옳으신 말씀입니다.
      인용도 문제이지만 사례를 너무 많이 들어 그것을 일반화해서 나오는 자기계발서가 더 문제라 생각합니다.
  2. 님 오랜만에 왔네요. 문득 님의 댓글을 보고 찾아왔네요.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또 오겠습니다.^^
  3. 가끔 인용된 내용을 보면, 책에 나온 의도를 살짝 비틀어서 한 것도 있더군요. 그리고 저는 한개의 짧은 단원에 3개 이상의 인용된 문구가 있으면 저자의 의도가 궁금해집니다. 필요 이상의 수식이 붙었다는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요...
    • 많은 인용구를 쓰는 저자가 있더군요. 사례도 만찬가지구요. 유식함(?) 자랑하려는 듯 말입니다.
  4. 검색하다가 또 들렀네요. 인용...책 볼때마다 고민되는 부분이긴 하드라구요. 책 써본적은 없지만,
    책을 읽는 입장에서는, 적확한 위치에 적절한 인용이 가장 좋은데, 항상 그렇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네요
    물론 책과 내용의 종류에 따라 좀 다르겠지만,...성공학책들도 보면 수많은 사례들을 수집해놓은것만으로
    베스트셀러가 되는걸 보면 좀 씁쓸하드라구요...
    • 말씀하신 그 부분을 말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꼭 나쁘다고 하기에는 논리적으로 부족한 면이 많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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