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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間/인간이 되기 위한 인문

대학생들의 자기계발과 사회적 이슈에 대한 반응 ... 슬픈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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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의 사회인식은 자기계발 스타일에서 나온다는 글을 보았다. 처음 본 글은 볼로그에 기사를 옮겨놓은 글이다. 기사를 보고 30여쪽 되는 논문을 읽었다. 논문의 제목은 <대학생들의 자기계발과 사회적 이슈에 대한 반응 : 시간강사, 타임오프제, 교내 환경미화원 문제를 중심으로>이다. 논문의 제목보다는 <대학생 사회인식은 ‘자기계발 스타일’서 나와>라는 기사 제목이 그 의미를 쉽게 전달한다.




<논문요약>

이 논문은 대학생들이 민주주의 이슈와 관련되는 사회적 논쟁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확인한다. 최근의 청년실업문제를 생각할 때, 대학생들은 비정규직 문제 등에 대한 적극적인 사회적 해결을 요구할 것 같다. 혹은 노동자들에 대한 아주 든든한 연대성을 표출해야 함이 마땅한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들은 “무조건적인 연대는 거부한다!”고 매우 당당하게 말한다. 나는 대학생들의 이러한 인식이 어떤 상황에서 출발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자 했다. 이는 당연히 이들의 취업문제, 정확히는 이 문제에 대한 ‘해석’과 직결된다. 이 연구는 이를 보다 구체화한다. 대학생들은 ‘입학 순간부터’ 취업문제에 대한 고민에 빠진다.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당연시되는 사회적 분위기에 순종한다. 주목될 지점은 이러한 과정이 단순한 취업준비의 차원이 아니라, 자아의 성장을 위한 ‘자기계발’이라는 차원에서 행위자에게 각인된다는 것이다. 그 순간, 취업현실은 사회적 문제가 아니라 철저하게 개인의 차원에서 ‘극복’되어야 할 현실이 된다. 이 상황에서 사회구조의 모순에 관한 담론이 논의될 틈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것이 ‘스스로가 할 수 있는,’ 혹은 ‘스스로 해야 하는’ 의지의 차원에서 해석된다. 게다가 이들은 이러한 인식의 기반을 민주주의의 기초라고 이해하고 있기에, 이러한 시각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를 평가하는 것에 어떠한 부담감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 연구는 이 상황에 대한 구체적 질문을 던진다. 도대체 대학생의 자기계발은 어떤 스타일이며 어떻게 구축되었을까? 그리고 이러한 자기계발 스타일을 바탕으로 이들은 여러 사회적 논쟁에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가?


기사를 처음 본 곳에서 첨언으로 씌여진 글이다. 글 제목이 의미심장하다. "자기계발서,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요?"이다. 하지만 자기계발서를 만들기 이전에 인간이 되는 책이 먼저 만들어져야 한다. 무수히 많은 인간이 되기위한 책은 팔리지 않으니 그것이 또한 문제로다. 모두 악순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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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이 있어야만 자신을 위로할 수 있는 존재가 되어버린 대학생들. 그들에게 네가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에, 너의 위치가 그런 것이라며, 더욱 발버둥 칠 것을, 좀 더 치열하게 살 것을 채찍질하는 자기계발서들. 어느새 대학생들은 세상을 바라보는 눈 자체가 '자기계발서' 수준이 되어버렸다.

성실하게, 열심히 살라는 말이 나쁜 말이 아니지만서도 모든 것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려버리는 그들을 타인에 대한 공감보다는 타인을 발판삼아 자신을 위로하는 그들을 누가 만들었는지, 책 만드는 우리가 고민해야 할 문제. (자기계발서,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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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사회인식은 ‘자기계발 스타일’서 나와 (경향신문)

오찬호씨 계간 ‘기억과 전망’서 분석

모 대학 수업시간에 강사가 수년간 정규직화 투쟁을 벌여 온 ‘KTX 여승무원’ 문제를 언급했다. 한 대학생이 이렇게 말했다. “날로 정규직 되려고 하면 안되잖아요! 지금 대학생들이 고생하는 것도 정규직이 되기 위한 것인데, 비정규직이 갑자기 정규직하겠다고 떼쓰는 것은 정당하지 못합니다.”

사회 문제에 대한 대학생들의 태도가 도마에 오를 때마다 그들의 ‘보수화’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일기도 했고, 외려 새로운 가능성을 봤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러한 대학생들의 엇갈린 태도가 ‘시간 관리’ 담론을 중심으로 하는 ‘자기계발 스타일’에서 나온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서강대 사회학과 강사 오찬호씨는 계간 ‘기억과 전망’ 여름호에 실린 <대학생들의 자기계발과 사회적 이슈에 대한 반응>이라는 논문에서 “대학생들이 사건에 대한 가치 판단의 기준으로서 스스로 정의하는 민주주의란 ‘내가 지금 고생하고 있는 현실’을 중요한 근거로 삼고 있으며, 이 현실은 일련의 ‘자기계발’ 과정”이라고 밝혔다. 필자는 특정 사건에 대한 대학생들의 반응에 주목하기보다 그들의 판단 근거에 숨어있는 결을 드러내 보이는 데 집중한다. 이를 위해 소위 ‘88만원 세대’로 불리는 대학생·취업준비생 8명에 대한 심층인터뷰를 통해 ‘자기계발 스타일’을 추출했다. 이들은 “힘들지만 매뉴얼에 맞춰 나 자신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며, “스펙을 채워서 이력서를 넣을 수 있다면 좋은 일이 있을 거라” 믿는다.

이런 유형은 자아의 희생을 요구한다고 해도 시간을 체계적으로 사용하는 과정의 일환이라면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며, 자기에 대한 규제가 시간 관리의 ‘성실성’으로 환산된다. 소위 ‘스펙’도 “남들보다 열심히 살았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정당한 비교기준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기준 자체가 “내가 (남들과 다르게)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데”라는 만족감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대학생들의 구체적 사안에 대한 반응을 보면 이해가 쉽다. 이들은 시간강사의 자살 사건의 경우 논문대필 등에 대해 “매우 잘못된 일”이라며 흥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시간강사의 처우 문제는 오래전부터 있었고 이를 알고 선택한 길인데 억지 주장을 하면 안된다”고 말한다. 여기에는 어디까지나 “비정규직은 본인이 선택한 문제”이며, “어떻게 살아왔고 시간관리를 해왔는지에 대한 결과로서의 ‘능력’에 대한 차별적 대우”라는 생각이 깔려있다. 마찬가지로 ‘타임오프제’를 둘러싼 KEC노조 파업에 대해 대학생들은 “ ‘노조’ 활동 자체는 당연하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급여를 받는 시간’에 포함돼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대학 내 비정규직 환경미화원에 대해서도 급여인상에 대해서는 찬성하지만 “정리해고는 정당하며 정규직 전환은 경우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오씨는 “진보적 입장을 보였던 대학생들도 몇 가지 뚜렷한 상황에서는 매우 보수적인 입장을 일관되게 보여준다”며 “외환위기를 경험하면서 철저히 생존본능을 체화한 대학생들이 결국 ‘타인’을 발판삼아 자신을 위로하는 방법을 취하는 것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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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취업준비생들이 "힘들지만 매뉴얼에 맞춰 나 자신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며, “스펙을 채워서 이력서를 넣을 수 있다면 좋은 일이 있을 거라" 믿는 것이 그들만의 문제라 말할 수 없다. 스펙을 요구하며 구조적인 문제보다는 자신만의 문제로 만든 것이 바로 기성세대들이다. 또한 그들은 구조적인 문제를 외쳐봐야 변화가 없음을 이미 학습하고 남들보다 열심히 살면 된다고 굳건히 믿고 있다.

사회구조의 모순을 말하는 자체를 거부한다. 구조적이며 사회적 문제가 아닌 개인이 헤치고 나가 극복해야할 개인적인 문제라 한정 짓는다. 자기계발서가 베스트셀러가 되는 이 땅의 현실이다. 88만원 세대, 반값 등록금보다 더 중요한 인식의 변환이 필요한 시기이다.

논문의 내용을 보면 대학생들의 가치관은 이기주의가 팽배함을 알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런 사고를 가질 수 밖에 없는 그들의 현실이 그들 자신들 보다도 바라보는 내가 더 답답함을 느낀다. 그리고 슬프다. 얼마후 나의 아들이 그들의 모습에 투영되기에 더욱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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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세대는 노조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또한 사측의 노조탄압, 예를 들어 직장폐쇄, 용역경비 투입 등의 문제를 매우 부정적으로 이해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학생이 ‘전임노조’라는 개념조차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들에게 노조란 일하는 노동자들 중 몇 명의 대표 정도의 개념이었다. 그래서 전임노조를 자세하게 설명하자 많은 대학생들이 (매우 놀란 표정으로) “그건 정당하지 못한 급여”임을 명확히 말했다. 이유는 ‘급여’를 받을 정당한 시간이 투자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노조’라는 노동을 하지 않느냐고 말해도 대답은 초지일관이었다. 노조라는 활동은 지극히 당연하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생산직에서 일을 하고 급여를 받는 그 시간’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이른바 ‘정당하지 못한 급여’라는 개념이었다. ‘시간’에 특정한 의미를 부여하는 이들의 태도는 앞서 살펴본 자기계발 스타일을 충분히 떠올려볼 수 있게 한다. 그래서 이들은 ‘타임오프제’라는 정부정책에 대해서도 지극히 ‘바람직하고 당연한’것으로 이해했다.


비정규직 직업에 대해서는 ‘어쨌든 선택한 본인의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즉 본인이 선택한 것을 ‘넘어서는’ 요구는 무리라는 것이다. 여기에는 정당한 시간 관리의 결과를 존중해야 된다는 뜻이 담겨 있다. 노동자의 ‘처우’ 문제는 사용자의 의무라는 측면에서 잘못되었음을 분명히 말하지만, 노동자의 현재의 지위자체는 본인이 경쟁사회를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는 인식을 대학생들은 분명히 밝혔다. 지독한 취업경쟁에서 이들에게 구축된 자기계발 메커니즘은 ‘엄격한 개인규율’을 따르는 것이었다. 이 상황은 이들이 비정규직 종사자들을 ‘개인규율이 엄격하지 못해’ 정규직으로 진입하지 못한 경우로 이해하게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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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첨부 (기억과 전망 24호)
대학생들의 자기계발과 사회적 이슈에 대한 반응 : 시간강사, 타임오프제, 교내 환경미화원 문제를 중심으로
- 오찬호




기억과 전망 2011년 여름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엮음/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덧붙임_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청춘의 현실을 전혀 몰랐다!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희망? 착각하지마!
오늘날 청춘의 가슴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자기계발의 덫 : 책 권하는 心香
좋은 말인데 왜 감흥이 없지 ... 개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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