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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리더스 다이제스트>라고 아는가? 지금은 기억에서 멀어졌지만 2~30년전에는 영어, 영한 그리고 한글판 이렇게 간행되었다. 인기도 많았다. 리더스 다이제스트의 장점은 소소한 소시민들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나열한다. 마치 그 사람이 나인 것처럼.
<죽을 수도 살 수도 없을 때 서른은 온다>를 보니 리더스 다이제스트가 떠올랐다. 그 책의 패턴을 고스라니 따르고 있다. 어디서 본 것 같은, 어디서 들었을 것 같은 이야기를 담백한(?) 문체로 기술하고 있다.
김이열의 <죽을 수도 살 수도 없을 때 서른은 온다>를 보고 검색을 하였더니 최승자의 <삼십세>도 검색이 같이 된다. 사의 첫 구절과 책의 제목은 같다.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 서른 살은 온다."이 정도면 같다고 표현해도 된다. 책의 어디를 보아도 제목에 관한 이야기는 없다. 저자가 몰랐거나 표절이거나 둘 중 하나일거다. 아쉽다. 하나 몰랐다고 표절이 아닌 것은 아니다.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를 우리는 알고 있지 않는가.
삼십세
- 최승자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서른 살은 온다.
시큰거리는 치통 같은 흰 손수건을 내저으며
놀라 부릎뜬 흰자위로 애원하며.
내 꿈은 말이야, 위장에서 암 세포가 싹 트고
장가가는 거야, 간장에서 독이 반짝 눈뜬다.
두 눈구멍에 죽음의 붉은 신호등이 켜지고
피는 젤리 손톱은 톱밥 머리칼은 철사
끝없는 광물질의 안개를 뚫고
몸뚱아리 없는 그림자가 나아가고
이제 새로 꿀 꿈이 없는 새들은
추억의 골고다로 날아가 뼈를 묻고
흰 손수건이 떨어뜨려지고
부릎뜬 흰자위가 감긴다.
오 행복행복행복한 항복
기쁘다 우리 철판깔았네
<최승자, 이 시대의 사랑, 문학과지성시인선16, 1989>
- 최승자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서른 살은 온다.
시큰거리는 치통 같은 흰 손수건을 내저으며
놀라 부릎뜬 흰자위로 애원하며.
내 꿈은 말이야, 위장에서 암 세포가 싹 트고
장가가는 거야, 간장에서 독이 반짝 눈뜬다.
두 눈구멍에 죽음의 붉은 신호등이 켜지고
피는 젤리 손톱은 톱밥 머리칼은 철사
끝없는 광물질의 안개를 뚫고
몸뚱아리 없는 그림자가 나아가고
이제 새로 꿀 꿈이 없는 새들은
추억의 골고다로 날아가 뼈를 묻고
흰 손수건이 떨어뜨려지고
부릎뜬 흰자위가 감긴다.
오 행복행복행복한 항복
기쁘다 우리 철판깔았네
<최승자, 이 시대의 사랑, 문학과지성시인선16, 1989>
내가 이 책을 논하고자 하는 이유는 책에서 소개된 많은 에피소드들이 잘못 전달되지는 않을까하는 우려 때문이다. 책에서 소개된 많은 에피소드의 진위 여부를 나는 알 수가 없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이 책을 신리하기에 에피소드를 그대로 믿고 또 다른 곳에 인용할 수도 있다. 만약에 에피소드가 잘못된 인용이었다면 어찌될까?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가 인연 맺기"라는 제목의 에피소드가 나온다. 오노 요코와 존 레논의 관한 이야기다. 결론적으로 이 에피소드는 얼개만 맞고 많은 부분이 잘못 각색되어 있다. (음악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 존 레논 - 첫 번째) 저자의 코칭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각색을 하였다. 혹여 오해할까 염려가 된다.
+
출판사 책소개
이 책의 키워드는 ‘꿈’입니다. 저자는 죽을 둥 살 둥 서른의 문턱까지 달려온 청춘들에게 꿈꾸는 것을 멈추지 말라고 전하며, 꿈꾸지 않는 삶은 죽은 것과 같기에, 꿈꾸지 않는 서른은 이미 청춘이 아니므로 서른의 꿈은 ‘늦은’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지금이 아니면 정말 끝장, 이 일은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꿈꾸며 현재에 충실해야함을 일깨워드립니다. 또한 아직도 쉼 없이 성장통을 겪고 있는 서른 즈음의 청춘들에게 삶에 대한 불안감을 툴툴 털어버리고 새롭게 오늘을 살아가는 법을 알려드립니다. 이 책은 서른 즈음에 읽으면 왠지 힘이 나는 청량한 박카스 같은 책입니다.
+
난 이 책을 읽으니 왠지 모를 짜증이 난다. 기적, 사랑, 용서 모두 나에게 하란다. 짜증이 나면 짜증을 내고 화가 나면 화를 내어야 한다. 그래야 인간 사는 맛이 나지 않겠는가.
죽을 수도 살 수도 없을 때 서른은 온다 김이율 지음, Alex Kim 사진/이덴슬리벨 |
덧붙임_
이덴슬리벨, 2011년 6월 초판 1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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