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로 읽는 사람이야기 :《동양학을 읽는 월요일》

2012.12.28 07:30 行間/인간이 되기 위한 인문

스스로 직업을 '이야기를 팔아 먹고산다'는 뜻의 '매설가賣說家'라 말한다. 이야기의 넘나듦이 예사롭지 않다. 《동양학을 읽는 월요일》의 '동양학'은 '풍수'를 말한다. 제목을 달리 말하면 '풍수로 읽는 사람 이야기'이다. 동양학이 풍수와 무관할 수 없다. 우리의 삶이 그것과 연결되어 있음을 잘 보여준다.

저자로서는 어쩔 수 없겠지만, 대부분을 풍수와 연결짓는 저자의 방식은 혹자는 거북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보다 더 거북한 것은 조선일보에 연재될 만큼의 역사관이다. 비슬산琵瑟山의 四王說도 그중 하나이다. 또, 5·16을 인조반정 이후 노론에 대해 배고픈 남인이 처음 정권을 잡은 연장선으로 본 것 등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다.



고추가 전래한 것은 16세기 말이라는 게 학계의 일반적인 생각이다. 책에서는 순창 고추장의 전설을 말하는데 이는 잘못이다. "이성계가 무학을 만나러 만일사에 왔다가 절 아래의 동네에서 고추장을 맛보았는데, 바로 오늘날 순창이 고추장의 명소로 알려지게 된 계기이다."라고 설명한다. 조선 건국은 1932년이고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것은 1492년이다. 고추의 전래 시기로 알려진 임진왜란은 1592년이다. 이성계가 고추장의 맛을 알 리가 없다. 곳곳에 민간에 전해오는 내용을 사실로 표기하는 것은 또 다른 왜곡을 낳을 수 있다. '순창고추장'은 영조가 좋아했던 고추장이 궁중의 것이 아닌 궁 밖의 순창 조씨, 조종부 집에서 담근 고추장이었다. 영조가 좋아했지만 조종부 사가의 것이라 말할 수 없어 순창고추장이라 말했다. 고추장 업체의 마케팅으로 순창이 고추장의 원조라 불리게 되었다.

입으로 전해오는 많은 이야기를 구술하고 있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곳을 다니며 발로 쓴 글이다. 풍수가 우리 삶과 따로 말할 수 없이 엮어져 있다. 그 삶을 적었다.

지금은 LG그룹에서 갈라진 GS그룹의 허씨에 관한 일화는 자식을 키우는 모든 이가 생각해 볼 이야기다. "자식이 돈을 보내달라고 하면 아무것도 묻지 않고 무조건 보내주었다. 그 대신 어디에다 썼는지 엄중히 따지는 교육을 했다." 자식 교육에 좋은 사례다. 하지만, 또 다른 '용비어천가'가 될 수 있다. 의도하든 아니든 책의 곳곳에 '용비어천가'를 말한다. 이런 조상과 교육이 있으니 현재의 모습은 당연하다는. 이런 불편한 구석만 없다면 편안하게 책을 읽었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동양학을 읽는 월요일
조용헌 지음, 백종하 사진/알에이치코리아(R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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