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주 선생 연출 완득이 주연의 성장 소설 《완득이》

2011.10.20 07:30 行間/육아育兒는 육아育我



한참전 사놓고 아이에게만 읽어보라고 던져주고 정작 나는 읽지 않았다. 성장소설이라는 선입견때문이다. 영화 개봉으로 관심이 생겼고 TV 영화프로그램에서 줄기차게 보여주기에 이 책을 들었다.

영화에 나오는 똥주가 조금 과장된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영화라는 특성상 그렇게 묘사해야 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어보니 과장된 연기가 아니라 상상하던 똥주 선생이 내 앞에 나와 있는 듯하다.

주인공이 완득이일까, 똥주 선생일까. 책을 읽는 내내 고민했다. 제목은 《완득이》이지만 《똥주 선생》이라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똥주 선생의 특이한, 아니 좀 이상한 캐릭터가 있기에 완득이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 그렇기에 똥주 선생 연출에 완득이가 주인공이다.




미안해요
잊고 싶지 않았어요. 많이 보고 싶었어요.
나는 나쁜 사람이에요. 정말 미안해요.
혹시 전화할 수 있으면 전화해주세요.
ooo-ooo-oooo
안해도 돼요.
옆에 있어주지 못해서 미안해요.



똥주 선생이 얼굴도 모르는 완득이의 베트남인 엄마를 만나게 했다. 완득이 엄마가 완득이를 만나고 전해준 편지이다. 완득이도 엄마와 헤어지고 방에서 이상한 냄새를 느낀다. '엄마 냄새'를 느낀다. '그 흔한 아들이니 엄마니 하는 말도 없'는데 이 편지는 눈물을 글썽이게 한다. 엄마는 단지 엄마일 뿐이다.


알고 보니 핫산은 고용주가 고용한 염탐꾼이었다. 똥주처럼 악덕 고용주를 고발하는 사람을 찾아내는 게 한산의 일이었다. 핫산은 한국 사람을 위해 일했고, 똥주는 외국 사람을 위해 일했다. 그 대가로 핫산은 강제 추방을 당했고 똥주는 유치장을 다녀왔다.



다문화가 늘어가는 게 한국 현실이다. 자본가는 외국인 노동자를 착취하고 일부 한국인은 그들을 위해 노력한다. (자본가의 아들인) 똥주는 외국 노동자를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그 결과로 핫산은 강제 추방당한다. 똥주가 한 일이 외국 노동자인 핫산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었는가? 단지 똥주 선생의 성격(성향)을 알려주기 위한 한 에피소드에 불과하다.

청소년을 위한 소설이기에 더 세부적인 묘사는 없다. 이것으로 끝이다. 아직도 이 땅에서 일어나는 차별이다. 외국인에 대한 자본가의 차별이라기보다 자본이 어떻게 (얼굴에 상관없이) 노동자를 이용하고 착취하는가를 보여준다. 자본가에 대한 이야기는 더는 없다. 그가 주요 인물이 아니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또한, 완득이의 성장 소설이며 완득이와 똥주 선생의 관계에 치중하기에 그럴 것이다.

왜 완득이 아버지는 난쟁이며 엄마는 외국인일까? 이러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는 똥주가 없었다면 조폭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일까? 장애인, 다문화 가정, 이주 노동자 등 난쏘공이 떠오른다. 70년대 사회현실과 달라진 것은 다문화 가정이라는 점이다. 21세기의 설정으로는 다소 새롭지 못하다.

내일은 오늘보다 나아지겠지라는 막연한 희망과 판타지를 읽는 청소년에게 심어주지 않을까 염려된다. 그럼에도 완득이를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한 똥주 선생과 그러한 사람이 있는 한 희망의 불씨를 버리기에는 아직도 세상은 살만하다.



완득이
김려령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덧붙임_
창비, 2008년 5월 초판 12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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