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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질문은 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가치이다. 뛰어난 철학자는 예외 없이 ‘왜’를 알고 추구하는 것, 즉 끊임없는 질문을 통해서 자신이 뜻하고 추구하는 진리를 찾아 나섰다. 이것은 공부에서도 마찬가지다. 《근사록》에 “배운다는 것은 의문을 풀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자신이 가진 의문을 없애고, 그다음 의문이 없는 곳에서 의문을 갖게 되는 것이 배움의 진전이다”고 실려 있다. 공부의 진정한 가치가 의문을 갖고, 질문을 통해 그 의문을 풀어가는 과정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조윤제, 《말공부》)+'왜?'라는 질문은 어떠한 결과에 대한 질문이라기보다는 결과를 얻기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인식해야 한다. 원래 사고력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이성호, 《어쩌다 우리 사이가 이렇게 됐지》) ..
2014년 6월 1주 새로 나온 책 “이윤을 내지 않겠다”고 선언한 빵집이 있다. 일주일에 나흘 문을 열고 일년에 한달 장기휴가를 간다. 이 빵집은 지속가능할까? 와타나베 이타루가 한 손에 , 다른 손에 천연효모를 들고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을 시작한 것은 2008년이다. 햇수로 7년째니 지속가능함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와타나베는 이 책에서 시골에 빵집을 내게 된 사연과 이윤을 내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유, 천연효모와 천연누룩균으로 빵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재치있게 소개한다. 특히 제빵 기술을 배우기 위해 취업한 한 빵집의 노동 착취 현실을 고발하는 대목에서 시작되는 ‘시골 빵집의 마르크스 강의’가 인상적이다. 아버지의 소개로 마르크스를 읽게 된 그는 자본가가 가져가는 이윤의 비밀이 ‘노동자가 만들어내는 상품의 교환가치를 넘어서는 ..
말이 그 사람의 인격과 품격을 말해준다 : 《말 공부》 “말로 흥한 자, 말로 망한다”고 했다. 이 말을 들으면 많은 사람이 떠오른다. 혹자는 단순한 ‘말실수’라 말 할는지 모른다. 하지만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다. “말은 곧 그 사람 자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이 그 사람의 인격과 품격을 말해준다.” 말을 잘하는 사람이 인정받고 대우받는 세상이다. ‘말공부’를 한다고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말을 기술로 배우려 하기 때문에 실패”한다. 말로 망한자는 모두 ‘말’이 아니라 내면의 부실함으로 추락했다.말은 단순히 입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성품과 인격, 가치관 그리고 본성이 집약되어 나오는 것이다. 내면의 힘이 말의 힘이 되고, 내면의 충실함이 말의 충실함이 된다.많은 이야기 중에서 요즘 꼭 필요한 말 하나를 적어본다. 누가 이 말을 ..
2014년 5월 2주 새로 나온 책 “(日用指訣)이라는 책이 있다. 고종 17년인 1880년에 윤최식이라는 선비가 쓴 것으로 일동무 선비들과, 선비가 되려고 막 첫 발짝을 뗀 뒷사람들을 위하여 지은 길라잡이 책이다. (…) 이 글은 공부하는 사람들이 날마다 해야 될 일을 적어 놓은 것으로, 하루를 12시각으로 나누어 그때그때 지켜야 할 올바른 마음가짐과 몸가짐을 적바림(=기록)하였다.”(‘비롯하는 글’) 먼동이 틀 무렵인 인시(새벽 3~5시)에서부터 새로운 날이 시작되는 축시(새벽 1~3시)까지 하루 24시간을 두시간 단위로 나누어 각 시각에 해야 할 일과 그 시각에 어울리는 마음가짐을 적은 것이 . 소설가 김성동이 새로 낸 산문집 는 을 현대화하고 자기 식으로 소화한 책이다. 가령 오후 1~3시를 가리키는 미시에 선비가 해야 할 바를 은..
2014년 4월 4주 새로 나온 책 최근 미국에 '요요(YOYO) 경제'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네 일은 네가 책임져라(You're On Your Own)'는 구호를 앞세우며 실직을 노동자 개인의 문제로 돌리는 사회 분위기를 일컫는 말이다. 실제로 실업은 개인이 무능한 탓일까. 그렇다면 무엇이 그를 그토록 무능한 사람으로 만든 것일까. '자본주의의 보이지 않는 수갑(The Invisible Handcuffs Of Capitalism)'이 원제인 이 책에서 마이클 페럴먼은, 자신이 일을 잃고 가난해진 원인을 무능 때문이라고 여기는 노동자들의 자책을 강하게 부정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로 좌파 경제학자인 저자는 '노동자의 삶'에 초점을 맞춰 자본주의 시스템과 주류 경제학의 모순을 끄집어내 분석하고 대안을 찾는데 주력한다. '근대 경제학..
2014년 4월 3주 새로 나온 책 전 세계 여성의 생활 필수품이 된 나일론 스타킹. 1940년 듀폰사에서 처음 출시된 스타킹은 올이 풀리지 않고 자동차 한 대를 끌 수 있을 정도로 튼튼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신는 스타킹은 틈만 나면 올이 풀리고 구멍이 나는 제품이 됐다. 어떻게 된 일일까. 저자는 코지마 단노리트세르의 영화 ‘전구 음모 이론’에서 다룬 나일론 스타킹에 관한 실화를 소개한다. “산 업 논리가 스타킹 생산에 적용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엔지니어들은 이 기적의 섬유를 덜 질기게 만들어 달라는 주문을 받았다. 고의로 결함의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 그들의 임무였다. 자외선으로부터 나일론을 보호하기 위해 넣는 첨가물의 양을 조절하면서 임무가 완수됐다. 여성들은 좋든 싫든 규칙적으로 새 스타킹을 구입할 수 밖에 ..
2014년 4월 1주 새로 나온 책 역사적 예수의 실체를 꾸준히 쫓아온 독자에게 레자 아슬란의 (와이즈베리, 2014)은 복습이다. 그런데도 이 책은 흥미롭고 충격적이다. ‘열심’을 뜻하는 젤롯(zealot)은 원래 토라(모세5경)와 율법을 엄격하게 준수하고 이방신을 섬기지 않으며 하느님의 주권에 무조건 헌신하는 것을 의미한다. ‘열심’은 유대가 로마의 속주가 된 기원전 63년부터 이스라엘 땅에서 로마인과 로마에 빌붙은 유대 지배층을 무력으로 물리치는 것으로 바뀌었다. 예수는 하느님의 땅인 이스라엘과 예루살렘 성전에서 이방 군대와 부정한 권력을 몰아내겠다는 예언자 겸 혁명가들이 속출하던 시기에 태어나고 자랐다. 기원후 1세기 동안 유대인이 살던 땅은 종교적 열망과 정치적 변혁이 합쳐진 ‘메시아 운동’으로 들끓었고, 메시아를 자처하는 숱한 ..
이미지가 생각이다 : 《메타생각》 질문할 수 있다면 답을 구할 수 있다. _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 메타생각을 “생각을 모으고, 연결하고, 통합하고, 확장하고, 통제하는 최상위 생각”이며, “꾸준한 연습을 통해 익숙해진다면 생각의 각도를 마음대로 조절하는 생각의 메타물질을 얻는 셈”이라 한다. ‘생각의 점화장치’가 메타생각이라고 하지만, 책을 읽은 지금 무엇이 ‘메타생각’인지 확실하게 모르겠다. 다만 그것이 무엇이든 ‘다르게 보면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은 알 수 있다. 아이가 어릴 때 덧셈에 관해 이야기를 하곤 했다. 99+99 는 얼마인가. 198이라고 쉽게 말하지 못한다. 다르게 생각하면 100+100-1-1 = 198이 된다. 98+98은 200-4를 하면 196이 된다. 더하기를 빼기로 생각하면 조금 쉽게 계산할 수 있다. 조..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인생이란 나를 믿고 가는 것이다》 요즘 젊은 친구에게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니?’라고 물어보면 많은 이의 대답이 거의 ‘직업’이다. 교사, 의사, 방송인, 운동선수 같은 것은 특히 인기 직업으로 꼽힌다. 공부하고 실력을 쌓아 나가는 목적이 직업이 되어가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대학교 광고에서 경쟁적으로 내세우는 것도 취업률이다. 고등학교까지는 좋은 대학교 들어가는 게 목적이고 대학에 입학해서는 좋은 직업을 갖는 것이 목표가 된다. “원하는 직업을 가졌다면 그다음에는 무엇이 있을까?” 이현세는 이렇게 묻는다. “무엇이 되겠다는 목적은 있지만 ‘어떤’ 무엇이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결론도 덧붙인다. 아이를 키우는 아빠의 한 사람으로 많은 생각이 든다. ‘커서 무엇이 되고 싶니?’라는 질문이 잘못되었음은 물론이..
2014년 2월 1주 새로 나온 책 부족 시대에는 주술사가 있었다. 중세에는 성직자가 있었다. 그리고 오늘날에는 법률가가 있다. 어느 시대에나, 자신이 갈고 닦은 특수한 지식의 권위를 지켜 내기 위해, 기술적 수법에 뻔뻔하고 그럴듯한 말장난을 첨가해, 인간 사회의 우두머리로 군림하던 영특한 무리가 있었다. *2012년 기준으로 판사·검사·변호사를 합친 법조인들의 수는 1만7000여명이다. 한국 인구를 5000만명으로 잡았을 때 전체 인구의 0.03%에 불과하다. 법조인들의 사회적 영향력은 전체 인구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율을 훨씬 넘어선다. 2012년 총선에서 법조인 출신의 국회의원 당선율은 14%에 달했다. 법률가들의 정치적 영향력은 막강하다. 2004년 5월, 당시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청구를 기각하고 같은해 10월 행정수도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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