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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글을 선호하는 사회는 위험하다 사진 출처 : http://kijet.egloos.com/4116278 언어는 권력이다. 그리고 그것은 이제 폭력이 되려 한다. 정희진의 를 여러 번 곱씹어 읽었다. 결론은 “쉬운 글은 없다. 소용 있는 글과 그렇지 않은 글이 있을 뿐이다.” 왜 쉬운 글을 선호하는 사회는 위험한가? 칼럼의 제목은 순화해서 “쉬운 글이 불편한 이유”이다. 다시 결론을 한 번 더 말하자면 “쉬운 글은 두렵다.” “쉬운 글이 좋은 글일 수 없다”는 도발적인 결론에 적극 공감한다. 하지만 “좋은 글은 가독성이 뛰어난 글이다.” 즉 잘 읽히는 글이다. 우리는 쉽게 글을 써야 좋은 글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이 좋은 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는 ‘세상’에 익숙하다. “쉬운 글은 실제로 쉬워서가 아니라..
2013년 7월 3주 새로 나온 책 제헌절인 17일 국가정보원의 대통령선거 개입을 규탄하는 1인 시위가 각지에서 열렸다. 그들은 ‘헌법 제1조가 어디 갔어?’라고 물었다. 모두가 알다시피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이다. 2008년 미국산 수입쇠고기 논란 당시 시위대는 이를 노래로 만들어 불렀다. 노래의 울림이 커질수록 한양대 사학과 교수인 저자의 궁금증도 커졌다. 헌법 제1조는 어디서 왔을까? 책은 헌법 제1조의 기원을 찾아간다. 1919년 4월 11일 중국 상하이 독립임시사무소에서 임시의정원은 ‘대한민국임시헌장’을 선포했다. 제1조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제로 함’이라고 분명히 밝힌다. 군주국의 나라 대한제국이 무너진 지 9년 만에 임시정부가 민주공화국을..
어제의 잣대로 오늘을 평가하지 말며, 오늘의 잣대로 내일을 예측하지 마라 : 《어모털리티》 ‘통섭’이라는 말을 번역, 전파(?)한 최재천은 “사람이 쉽게 쥘 수 있는 말을 만드는 것은 대단히 성공적인 전략”이라 했다. 새로운 단어를 만들고 개념을 설명하는 것은 참 편한 ‘성공적인 전략’이다. 저자 캐서린 매이어는 “죽을 때까지 나이를 잊고 살아가는 현상”을 ‘어모털리티Amortality’라 한다. ‘어모털리티’한 종속, “나이를 의식하지 않고 죽을 때까지 같은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을 ‘어모털족’이라 부른다. ‘어모털족’에 관해 자세히 살펴보자. 먼저 개념을 파악하는 게 우선 해야 할 일이다. 저자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오늘날 나이는 유동적이다 못해 혼란스러운 것이 되었다.” 나이에 대한 개념과 정의를 가장 혼란스럽게 만든 것은 “나이를 잊고 사는 사람의 수가 크게, 그리고 빠르게 늘어가..
지는 광고, 뜨는 PR의 시대 :《홍보 불변의 법칙》 알 리스와 로라 리스의 《홍보 불변의 법칙》에는 “광고 중심의 마케팅이 PR 중심의 마케팅으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고 말한다. “PR은 대중으로부터 신뢰를 받지만, 광고는 그렇지 않다. PR을 통해 긍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되면 광고가 적절하게 연출된 광고 캠페인을 동원해 그 이미지를 활용할 뿐이다.” 결론은 ‘지는 광고, 뜨는 PR의 시대’이다. PR은 브랜드를 구축하는 역할을 하고 광고는 브랜드를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광고의 목적은 브랜드를 구축하는 게 아니라 다른 방법을 통해 구축한 브랜드를 방어하는 것이다. 창조적이고 독창적인 광고를 원하지만 정작 창의성이 필요한 것은 PR이다. 소비자는 광고를 신뢰하지 않는다. 맞는 말이다. 저자의 주된 주장은 “퍼블리시티가 먼저이고 광고는 그다음”이다. 저자..
일에 덤벼들지 말고, 사람을 연구하라 :《리더, 절대로 바쁘지 마라》 리더란 누구일까? “흔히들 리더라고 하면 기업의 CEO나 임원, 팀장급을 떠올라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초등학생 사이에도 리더는 있고, 친구 사이에도 리더가 있다.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면, 그 사람이 바로 리더다.” “리더십은 영향력이다. 만약 당신이 직장에서 좋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면, 당신이 신입 사원이든 대리든 직급과 관계없이 당신은 이미 리더다. 한편, 아무리 높은 직급의 사람이라 하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력을 미치지 못한다면, 우리는 그 사람을 리더로 인정하지 않는다.” 미국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사용했던 ‘아이젠하워 법칙’을 활용하면 일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무작정 일을 하는 게 아니라, 먼저 네 가지로 분류한 다음에 처리한다. A. 긴급하면서 중요한 일. B...
2013년 7월 2주 새로 나온 책 책은 새벽 세시, 방 다섯개에 욕실은 세개이지만 그중 제대로 작동하는 것은 하나뿐인 저택에서 심란함에 잠까지 달아난 여주인, 웬디 웰치의 한숨으로 시작한다. 미국 동부 버지니아주의 애팔래치아 산맥 한가운데 있는 탄광촌 마을인 빅스톤갭으로 이사간 뒤 부부가 가장 많이 들은 말은 “미쳤군요!”였다. 1903년에 지어진 덩치만 커다란 저택은 문을 열고자 당기면 문고리가 떨어지는 상태였는데 외지에서 온 부부가 그 집을 구입해 헌책방을 차린다니 주민들은 매일 혀를 찼다. 혀는 주민들만 찬 게 아니다. 지은이는 책을 시작하며, 자신들이 벌인 무모했던 일을 되돌아보며 혀를 백번도 더 찬다. 한동안 비어 있던 집에 누가 들어간 줄 알고 새벽에 들이닥친 경찰이 “왜 이 집을 샀느냐”고 묻자 지은이는 속으로 “우리가 미쳤..
장사꾼의 道 지혜만으로는 변화를 좇기에 부족하고, 용감하다고 결단에 능한 것도 아니며, 어질다고 취사선택이 쉽지 않고, 강하다고 수성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모든 것을 갖추고 시기가 성숙할 때까지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모든 것을 갖추지 못하면 생존하기 어렵고 이를 갖추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모든 것을 갖추기도 어렵지만, 때를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더불어 때가 언제인지 아는 혜안이 필요하다. 《상인 이야기》에서 장사꾼의 도道를 말하지만, 어찌 그들에 국한된 것이랴. 상인 이야기 이화승 지음/행성B잎새
2013년 7월 1주 새로 나온 책 정치는 사적 욕망의 공적 구현이라고 하지만 공적 욕망의 사적 구현이라는 역의 명제도 성립된다. 돈으로 환산되는 욕망이라면 더더욱 승부를 걸어볼 만한 게임이다. 공공의 의사결정 시스템에 틈입해 공적 욕망의 한쪽에서 사적 욕망을 환금하는 과정에 다름 아니다. 사적 욕망은 규제 철폐·감세·민영화라는 공적 명분의 옷을 입고 거리를 당당하게 활보한다. 까짓 정부나 국가 따위는 쫄딱 망해도 상관없다. 망하면 재정적자 보전을 명분으로 규제를 더욱 없애고, 민영화를 추진할 좋은 환경이 조성된다. 우파로서는 꽃놀이패를 쥐게 되는 셈이다. 수익률 163.536%의 남는 비즈니스. 미국 언론인 토마스 프랭크가 전하는 미국 보수우파의 정치장사 수익률이다. 이 책은 저자가 등의 연속선상에서 미국 우파의 본질을 파헤친 결과물이다..
2013년 6월 4주 새로 나온 책 중국인은 어디에나 있다. 그리고 중국인은 세계 어디서나 자신들의 세력권을 만든다. 유대인들조차도 아시아에서는 자신들의 영역을 구축하는데 실패했지만, 중국인은 미국과 유럽, 아프리카까지 전 세계 곳곳에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중국인의 경쟁력은 어디에서 왔을까. 단순히 인구가 많아서는 아니다. 중국 상인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화승 교수가 쓴 '상인 이야기'는 중국인의 경쟁력 원천을 중국 상인들의 역사에서 찾는다. 중국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유교문화가 강한 지역이다. 하지만 한국과 다른 점이 있다면 유교를 배운 사대부들도 먹고 살기 위해 상업을 열심히 했고, 상인들도 유교적인 도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이다. 상인이란 말은 중국 고대 상나라에서 왔다. 청동을 기반으로 한 상나라는 청동을 구하기 위해 도..
박지영, 이런 작가라면 책 한 권 사주어도 절대 아깝지 않겠다 독자가 내 책을 사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가격 그리고 그 돈을 벌기 위해 들인 노동과 시간에 부끄럽지 않은 글을 쓰고 싶어요. 혹시 반값 할인을 해줘야 하지는 않을까, 환불해줘야 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 미안함을 느끼지 않을 책을 쓰는 것이 작가로서 나의 책임이고 욕심이라고 생각합니다.책을 읽는 동안 독자에게 재미와 가치가 있는 시간을 주고 싶어요. 감성을 자극하든 깨달음을 주든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든 듣지 않는 사람들에게 귀를 기울이게 하고 싶습니다. 거기에는 교양과 교훈 그리고 엔터테인먼트가 모두 포함됩니다. 세계를 변혁하는 책이나 세계를 해석하는 책은 아닐지언정 ‘스스로 낭비’해 세계를 낭비하는 책은 안 될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는 작가라면 책 한 권 사주어도 절대 아깝지 않겠다. 덧_ 고병권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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