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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을 맞고도 어찌 시간을 보냈는지 알 수가 없다.
연일 야근과 철야로 이어진 1월, 이 일이 언제 마무리가 될지 오리무중이다.
이 지경에 책을 읽는다는 것은 정말 호사스러운 상상이다. 얼켜진 머리를 풀고자 잠시 들른 책방(? 나는 서점보다 책방이 더 친근하다)에서 책을 2권 구매하였다.
첫번째는 <정말이야?>라는 책이다. 저자가 누구인지 무엇에 관한 책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책의 부제 '세상을 또 한번 놀라게 한 진실 같은 거짓말'이 눈에 들어왔다. 내 심정을 투영하고 있다. 책의 뒷면에 있는 '세계를 뒤흔든 17가지 진짜 사기꾼 이야기'라는 글귀가 나를 사로잡았다. '천재사기꾼'이라는 말이 나를 혼란스럽게 한다.
사기라는 것이 '나쁜 꾀로 남을 속임'이라는 뜻인데 정말 사기라는 것이 존재할까? 인간의 허영심을 자극하는 몇 마디의 말이 그들로 하여금 부정확한 사실(없는 사실이 아닌)이 좀 더 부풀려지고, 다른 이에게 전달되어감에 따라 더욱 더 부풀려져서 처음의 사실은 흔적을 찾을 수 없어진다. 진정으로 사기란 존재하는 것인가? 스스로 진실이라 믿고자하는 것은 아닐런지.
수많은 벤쳐들이 흥망을 거듭한 모든것들이 사기일까? 살아남으면 진실이고 망하면 사기인가?
혼란스럽다.
두번째는 <2009년 이상문학상작품집>이다. 김연수의 '산책하는 이들의 다섯 가지 즐거움'이 대상 수상작이다. 이 책을 선택한 것은 김연수때문이다. 모두 김연수 때문이다. 다들 김연수를 말하기에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을 읽었다. 그 책은 교묘하게 얼개가 엮어져있다. 그러한 얼개가 시류에 부응하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유쾌하지는 않다. 마치 TV일일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다분히 작위적으로 얼개를 엮어가고 있다.
김연수를 처음 읽었지만 선듯 다가오지 않았다. 나는 그렇다.
그래서(다분히 내 작위적인 해석이지만) 두번째 책으로 김연수를 선택한 것이다. 한 번으로 그를 버리기엔 아쉬움이 남는다. 한번 더 그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 단지 그 이유뿐이다.
내가 지금 하는 일을 쉽게 버리지 못하고 또 한번 기회를 주고자 하는 마음과 버리고자 하는 마음이 혼재되어 나를 혼란스럽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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