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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間/인간이 되기 위한 인문

채우기 위해서는 조금씩 비워둬야 한다. 그게 책장이든 마음이든. : 《장서의 괴로움》 《장서의 괴로움》은 딱 제목만큼이다. 우리와 다르게 목조 건물이 많은 일본에서는 책 무게를 견디지 못해 집이 기울거나 무너질 우려가 있다. 물론, 콘크리트 집이라고 안전하다는 것은 아니다. 무너질 정도의 책을 가진 이가 얼마나 많을까? 무너질 염려는 없지만 1000권이 넘어가면 책은 부담스러운 존재이다. 집과 떨어진 공간에 서재를 둔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 공간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가 장서 괴로움의 시작이다.장정일의 추천의 글 “순수하고 무모한 열정의 괴로움”이 장서가인 저자를 잘 표현하고 있다. 장서가는 순수하다. 또한, 무모하다. 장정일의 장서에 관한 내용은 그의 《독서일기》에서도 말했다. 장서가는 모두 독서가, 독서가는 모두 장서가일까? 둘의 상관관계는 없지만 그럴 확률이 높다. “실제로 .. 더보기
역사는 반복한다. 소 잃어도 외양간은 고쳐야 한다 :《류성룡의 징비》 《시경》에 이르기를 "내가 그것을 징계하여 후환을 삼간다."라고 하였으니 이 《징비록》을 지은 까닭이 여기에 있다.난리를 겪을 수도 있고 전쟁을 치를 수도 있다. 그러나 전란 후에 모든 사사건건 시시비비를 가려 이를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후손이 이를 경계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은 그 누구도 이룩하지 못한 위대한 업적이다. 류성룡이 후세를 위해 《징비록》을 남겨 후일을 경계하도록 했다. 하지만 류성룡의 염려는 후손인 조선보다 전쟁 당사자인 일본에서 더 인기를 얻었다. 꼭 그 이유는 아니지만, 경술국치까지 이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역사는 반복한다.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하지만 늘 안 좋은 역사는 반복되고 무지한 지도자에 의해 인민만이 고생한다. 조일전쟁.. 더보기
하고 싶은 말이 가슴 안에서 끓어야 한다. 끓어야 넘친다. :《명사들의 문장강화》 한정원은 《지식인의 서재》, 《CEO의 서재》의 저자이다. 앞선 두 책은 모두 인터뷰를 통해 나온 책이다. 이 책은 그다음이다. 시리즈로도 가능해 보이는 인터뷰 방식을 '서재'에서 '글쓰기'로 확장했다. 이름만 말하면 알만한 - 저자가 명사라고 부르는 - 10명의 글쓰기에 관한 생각을 전한다. 보는 이에 따라 호불호가 있겠지만, 각계의 다양한 인물이다. 단지 저자 한정원 '문장 강화'를 포함하지 않은 게 아쉽다. 자신은 어떻게 글을 쓰는지를 포함하였다면 조금 더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지 않았을까.모든 사람이 작가가 될 수도 없고, 될 필요도 없다. 하지만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글을 쓰고자 하는 열정의 마음만 준비되었다면 말이다.이 책은 그런 이를 위한 책이다. 대중이 글쓰기에 좀 더 가.. 더보기
출판의 道 출판계와 동네 서점을 살리지는 취지에 도서정가제를 얼마 전에 시행했다. 도서정가제가 죽어가는 작은 서점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덧없는 희망은 될 수 없다. 그러기엔 너무 늦었다. 그래도 작은 출판사가 (다른 산업에 비해 미약하게 작지만) 거대 출판사를 상대해 콘텐츠로 살아남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조그만 희망을 갖게 한다. 하지만 출판도 산업 일부이고 출판업자에게만 도덕군자이기를 바라는 자체가 무리이다.일지사 창업주 故 김성재의 《출판 현장의 이모저모》를 인용한 글을 보았다. 책을 전부 읽지 못한 점이 아쉽다. 조금 오래되었지만 지금 적용해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해마다 단군 이래 최대 출판 불황이라 외치는 출판업자가 (물론 모두 읽었다고 생각하지만) 한 번 읽었으면 한다. 더불어 책을 읽는 독자(讀.. 더보기
과학이라는 이름의 거짓말, 속임수 그리고 사기극 :《과학 이야기》 누구나 자신만의 의견을 가질 수 있다.그러나 누구도 자신만의 사실을 가질 수 없다. _마이클 스펙터과학은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연구를 통해 과학적 근거를 축적하는 체계를 갖추었다. 과학은 새로운 증거가 나타나면 기존의 오류를 인정하고 수정한다. 과학은 과학자의 명성이나 돈벌이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시행착오를 무릅쓰고 인류 공통의 지식체계를 완성해나가는 학문이어야 한다.과학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거짓말, 속임수 그리고 사기극을 만화로 풀어 놓았다. 몇 가지 사실(혹은 현상)은 아직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많은 음모론과 사이비 과학을 추종하는 많은 이가 있다. 감정적인 판단에 믿음이 합세하면 어떤 과학적 사실도 설득력을 잃는다. 그리고 때로는 치명적 결과를 낳는다. 그 예로 타보 음베키는 9년 반 동안 남아.. 더보기
흔한 재료의 잡다한 이야기 :《뜻밖의 음식사》 제목에 혹해 구매했다. 또 다른 이유는 도서정가제 시행 막바지에 반값 판매이다. 책 내용이나 저자가 누구인지 전혀 알지 못한 상태에서 구매했다. 그저 제목과 알라딘 주제분류가 '미시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은 철저히 기대를 배신했다. 책 제목처럼 '뜻밖에' 생기는 것은 드물다.책의 내용과는 상관없이 부제 "흔한 재료, 흔치 않은 이야기"는 관심을 끄는 멋진 제목이다. 내가 이 책을 생각한 것은 흔한 재료의 미시사이다. 흔한 재료가 이 땅의 인민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으며, 역사를 어떻게 바꾸었는지를 원했다. 그저 잡다한 상식과 흔한 재료의 가십성 이야기를 바란 게 아니다. 많은 음식 중에 몇 가지를 골라서 심층적으로 구성했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다른 작가가 해결해 줄 것이라 희망한다.제목이 음식史가 아.. 더보기
'李文烈'은 우리 근대소설문학의 한 독특한 체험이다 :《사색》 《사색》은 그동안 쓴 책의 내용 가운데 골라서 따로 한 권으로 편집한 것입니다. 그 내용이라는 것도 일부러 사색하다가 불현듯 떠오른 생각을 적었다기 보다는 비슷한 유의 명상록을 수집해놓고 그것을 읽으면서 생각나는 것을 제 나름대로 정리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입니다. _ 인터뷰 中흔한 저자의 머릿말도 없다. 출판사 편집실의 "<살림>의 독자에게"만 있을 뿐이다. 저자의 인터뷰와 편집부의 서문을 보면 알 수 있다.'李文烈'은 우리 근대소설문학의 한 독특한 체험이다. 그리 길지 않은 그의 문단의 연륜을 염두에 둘 때, 그가 보여준 성과는 그것만으로도 경탄을 넘어설 뿐 아니라 오히려 한국문학의 미래에 대한 순정한 두려움으로 우리를 기대케 한다.흔히 '낭만주의'라고 불리는 그의 문학에 대한 단.. 더보기
과거의 사건이 오늘날 우리가 사는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세계사를 바꾼 헤드라인 100》 책을 보니 "신문 첫 꼭지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첫 꼭지에 올랐다는 것은 좋든 나쁘든 그때 그 땅에 살고 있던 많은 인민에게 영향을 주었다는 방증이다. 그렇다면 지나간 사건인 헤드라인이 지금 사는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되짚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는 저자의 의도이기도 하다.1840년 "1페니 우표의 그림 Penny Postage Picture"부터 2011년 "스티브 잡스 죽다 Steve Jobs Dead"까지 약 170여 년에 걸친 100대 사건이다. 근현대사의 중요한 사건을 뽑았다. 저자도 말했듯이 헤드라인과 사건이 세상을 바꾼 것은 명백하다. 몇몇 헤드라인은 상대적으로 그 파장이 적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