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아라파호족)
산책하기에 알맞은 달(체로키족)
기러기 날아가는 달(카이오와족)
많이 가난해지는 달(모호크족)
빛 고운 사랑의 추억이 나부끼는 달(정희성)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빛 고운 사랑의 추억이 남아 있네
그대와 함께한 빛났던 순간
지금은 어디에 머물렀을까
어느덧 혼자 있을 준비를 하는
시간은 저만치 우두커니 서 있네
그대와 함께한 빛났던 순간
가슴에 아련히 되살아나는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빛 고운 사랑의 추억이 나부끼네
* 아메리카 원주민 아라파호족은 11월을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이라 부른다.
[출처 :<돌아다보면 문득> - 정희성]
정희성의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을 배달하며
인디언들은 열두 달의 이름을 재미없는 숫자 대신 계절의 변화나 마음의 정감을 담아 불렀답니다.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아라파호족)이기도 하고, ‘산책하기에 알맞은 달’(체로키족), ‘기러기 날아가는 달’(카이오와족)이기도 합니다. 이 시에서처럼 사랑의 추억을 떠올리며 산책하기에 좋은 달이예요. 몇 장 남지 않은 이파리 위로 기러기떼 날아가고, 스산한 바람에 마음은 텅 빈 것 같겠지요. 그래서 모호크족은 10월을 ‘가난해지기 시작하는 달’, 11월을 ‘많이 가난해지는 달’이라고 불렀나봐요. 이밖에도 인상적인 이름이 아주 많아요. 카이오와족은 10월을 ‘내가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말하는 달’이라 불렀대요. 그럼, 시인에게 11월은 무엇일까요. ‘빛 고운 사랑의 추억이 나부끼는 달’. 10월보다 11월이 추운 것은 그래서예요.
인디언들은 열두 달의 이름을 재미없는 숫자 대신 계절의 변화나 마음의 정감을 담아 불렀답니다.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아라파호족)이기도 하고, ‘산책하기에 알맞은 달’(체로키족), ‘기러기 날아가는 달’(카이오와족)이기도 합니다. 이 시에서처럼 사랑의 추억을 떠올리며 산책하기에 좋은 달이예요. 몇 장 남지 않은 이파리 위로 기러기떼 날아가고, 스산한 바람에 마음은 텅 빈 것 같겠지요. 그래서 모호크족은 10월을 ‘가난해지기 시작하는 달’, 11월을 ‘많이 가난해지는 달’이라고 불렀나봐요. 이밖에도 인상적인 이름이 아주 많아요. 카이오와족은 10월을 ‘내가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말하는 달’이라 불렀대요. 그럼, 시인에게 11월은 무엇일까요. ‘빛 고운 사랑의 추억이 나부끼는 달’. 10월보다 11월이 추운 것은 그래서예요.
돌아다보면 문득 정희성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