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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間/밥 먹여주는 경제경영

리더는 business를 해야지 busyness를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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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아래 캐논코리아)의 안산공장을 다룬 책이다. 책을 보면 외형적으로도 성장을 많이 한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내가 보고자 하는 내용이 아니니 생략하기로 하자. 한참 전에 도서관에서 이 책을 보고 제목에서 '포장마차'가 주는 느낌이 '현장경영'을 연상하게 하여 읽지 않은 책이다. 우연히 다시 잡아 읽었다. 개인적으로는 제목이 책의 내용을 임펙트하게 표현하지 못했다. 제목보다는 내용이 더 좋은데 그 점을 잘 살리지 못한 면이 있다.

안산공장에 국한된 이야기이므로 본사 캐논코리아도 이와 같은 것인지는 모른다. 따라서 캐논코리아가 좋거나 또한 나쁘다고 말할 수 없다. 책에서 접한 안산공장에 대한 생각을 기술한다. 이런 이야기를 서두에 적는 이유는 책이라는 일방적인 도구에 기술된 내용들이 실제 회사 내부와는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안산공장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잘 모른다는 뜻이다. 좋은 점만 받아들이자는 뜻에서 언급한 것이다. 오해없기를 바란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다. "종업원에서 구성원으로"라는 생각이다. 일반적으로 말로는 종업원 또는 직원을 가족같이 생각한다는 입에 발린 소리를 많이 한다. 가족처럼 생각한다는 말이 좋은 말처럼 들리지만 직원은 가족이 아니며 결코 가족이 될 수 없다. 각자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모여 같은 방향으로 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구성원'이라는 말이 맘에 든다. 회사를 구성하는 주주와 같은 구성원을 지칭한다.  즉 "구성원을 회사의 고객으로서 가치를 제공하는 동반자 혹은 파트너로 대우해야 한다"는 것이다.

직원을 가족처럼 생각한다는 회사나 아니거나 일반적으로 회사는 권한 위임이 안된다. 특히 예산에 관련된 부분이 그렇다. 팀장은 얼마까지, 이사는 얼마 ... 이런 식으로 규정되어져 있다. "권한위임이 안되는 이유는 예산을 '돈'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기 때문"이다. 안산공장에서는 돈의 액수가 아닌 (생산공장의 특수성 때문인지 모르지만) 수량적으로 접근해 위임을 대폭 아래로 내려주었다. 책에서 예로 10억을 들었다. 10억은 크지만 10만원짜리 1만대이면 10억이 된다. 10억이라 생각하지 말고 1만대라고 생각하고 권한을 위임했다는 것이다. 이 점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어차피 임원이나 대표이사까지 결재를 맡아도 책임지는 선은 아랫선이다.



예산과 권한위임에 관한 에피소드 한 가지.

만일 구성원에게 1달에 배정된 장갑이 10켤레라면 그 배정된 장갑은 받는 사람의 몫이고 당연히 관리의 책임도 그 사람에게 있다.
그것을 아끼려 또 관리하지 말라. 이미 배정된 비용이고 그것을 절약한다고 다음달 배정된 장갑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배정된 장갑으로 책정된 예산은 모두 반영된 것이다. 물론 조금 더 아끼면 좋겠지만 예산 책정시 다 소비될 것을 예상한 것이다. 그걸 아끼려면 관리하는 비용이 더 든다. 대부분 회사가 어려워지면 제일 먼저 소모품을 줄인다. 이면지 사용 등... (개인적으로 이면지 사용은 좋다. 그것이 비용절감이라는 미명이 아니라면) 직원들에게 아껴쓰기를 강조한다. 그보다는 큰 돈이 나가는 관리비용, 불필요한 회사의 지출이나 임원들의 비용을 줄이는 것이 경제적이며 직원 사기를 위해 낫다. 좁쌀 열 바퀴 굴러봐야 호박 한 바퀴 구르는 것보다 못하다.

항상 문제가 생기면 직원에게 책임을 묻는다. 하지만 "구성원은 '물'이다. 어디에 담느냐에 따라 형태가 달라진다. 바가지에 있는 물이 세면 물을 탓해야 할까. 바가지를 탓해야 할까. 구성원을 탓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그것을 담는 물의 용기, 즉 회사 시스템 문제이다."

헨리 데이빗 소로는 "바쁘고 안 바쁘고 하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무엇을 위해 바쁘냐' 하는 것"이라 말했다. 안산공장은 이 점을 "현장 구성원들이 일을 열심히 하는지 안 하는지 감시하고 집적거리고 지적하는 것이 관리가 아니다. 아랫사람들을 감독하고 통제하면서 스스로 일을 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관리자의 모습에서 반드시 벗어나야 한다. busy하기만 하고 정작 관리자로서 business는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야 한다. 리더는 business를 해야지 busyness를 해서는 안 된다. 쓸데없는 busyness로 인해 business를 놓쳐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리더만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저자는 안산공장의 예를 보여주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꿈꾸는 기업들은 다음 5가지 사항을 진지하게 고민하라고 일러준다.
첫째, 업의 본질을 고객가치 중심으로 리모델링하라.
둘째, 경영 기준은 성과목표와 전략 중심으로 선택하고 집중하라.
셋째, 경영 형태를 최고경영층과 상사 중심의 통제와 관리에서현장과 고객접점, 실무자 중심의 자율책임경영으로 확산하라.
넷째, 기업을 주주만의 회사가 아닌 상호공동체 모델로 혁신하라.
다섯째, 구성원들 끼리 경쟁시키지 말고 외부와 경쟁하게 하라.

고스톱이 재미있는 이유를 아는가. 그 이유는 자기주도적이기 때문이라 말한다. Go와 Stop의 선택을 게임하는 당사자가 결정할 수 있기 떄문이다. 판의 흐름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주도적 의사결정권이 당사자에게 주어져 있다. 판의 흐름을 결정하는 것이 구성원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흥이 나서 게임처럼 몸이 피곤해도 열심히 일한다. 이것이 책에서 말하는 결론이다.


캐논코리아의 혁명은 포장마차에서 시작되었다
류랑도 지음/랜덤하우스코리아




덧_
책 날개에 소개된 "캐논코리아의 일하는 방식 혁명"이다. 마지막 3번째가 가장 맘에 든다.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시도 할만한 가치가 있어 보인다.
1. 구성원의 숨겨진 역량 70퍼센트를 발굴하라
2. 자율경영의 아이콘, 셀 방식과 기종장제도
3. 구성원 각자를 스스로 성장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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