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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間/밥 먹여주는 경제경영

애플은 전보다 덜 불가사의하게 됐다 : 《인사이드 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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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에 있는 모든 이는 밖으로 나가기를 원한다. 그리고 밖에 있는 모든 이는 애플 안으로 들어가기를 원한다.


애플이 애플일 수 있는 이유는 단 한가지이다. 스티브 잡스가 있기 때문이다. 잡스가 떠나고 애플이 계속 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많다. 이 책은 그러한 우려와 애플의 비밀스러움에 관한 이야기이다.

애플이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방법은 다른 회사와 달라 사람들은 그들이 호박벌 같다고 말해왔다. 호박벌은 공기역학 구조상 날 수 없는 데도 실제로는 날아다녀 불가사의한 존재로 여겨진다. 이처럼 애플은 앞으로도 계속 하늘 높이 날 것이다. 하지만 애플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 하는 점은 전보다 덜 불가사의하게 됐다.

잡스의 애플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애플이 잡스이고 잡스가 곧 애플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잡스가 없는 애플은 그저 좋은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될 것이다. 왜냐하면 잡스가 없기 때문이다. 잡스의 애플시절 '훌륭할 뿐'인 것은 실망스러운 모습이었다. 애플은 '비상식적으로 휼륭'해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저 훌륭한 제품을 계속 구매할 뿐이다.

포스트 잡스는 일단(?) 팀 쿡이다. 아직은 잡스에 대한 추억이 남아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다. 애플은 과연 5년 후에도 지난 15년 동안 보여줬던 놀라운 혁신과 성장을 이어나가며 세계 최고 기업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계속해서 애플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잡스의 일화이다. 자기 사무실의 휴지통이 며칠째 비워지지 않아 청소부에게 물었다. 왜 내 휴지통을 지우지 않았지요? 청소부는 머뭇거리며 사무실 자물쇠가 바뀌었는 데 아무도 자기에게 열쇠를 주지않았다고 했다. 청소부에게 열쇠를 주면 된다는 손쉬운 해결방안이 있는 것이다. 잡스는 이 이야기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이유가 중요합니다. 당신이 청소부인데 CEO에게 휴지통을 비우지 못한 이유를 말하지 못한다면 당신은 루비콘 강을 건넌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잡스는 요다의 말을 빌어 다시 말한다. "하거나 말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그냥 해보겠다는 것은 없습니다. Do or do not. There is no try."

잡스가 제리 양의 초청으로 야후 간부들에게 강연 내용의 일부이다. "전략이란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입니다.", "멋지게 해낼 수 있는 것 하나만 선택하십시오." 야후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잡스도 애플컴퓨터에서 쫒겨나지 않았었다면 아마도 야후와 같은 길을 걷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애플은 자신하고 있다.
"애플은 딜레마는 없습니다. 다급한 상황일 경우, 어떤 일을 신속하게 처리해야 한다면 그날 오후나 다음 날 바로 미팅을 합니다. 따로 멀찌감치 미팅 날짜를 잡고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잡스라면 어떻게 했을까가 존재하는 한. 하지만 애플에게 잡스가 약이 될까 독이 될까.

애플이 가진 패러독스에 대해 더 큰 놀라움을 느낌과 동시에 애플의 미래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될 수 있다. 투명경영, 권한이양, 지역거점분산형 경영, 정보굥유 등을 강조하는 현대 경영학 이론을 애플은 모든 면에서 거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애플이 이런 독특한 문화를 유지하면서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기업이 될 수 있었던 것이 스티브 잡스라는 걸출한 천재의 힘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될 것이다.


인사이드 애플 Inside Apple
애덤 라신스키 지음, 임정욱 옮김/청림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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