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종말론은 마야력에 따른 것이다. 마야력은 360일을 1툰, 7,200일을 1카툰, 144,000일이 1박툰이라 부른다. 13박툰에 해당하는 1,872,000일을 하나의 거대한 주기로 생각했다. 전문가를 따르면 기원전 3114년 8월 11부터 제1박툰일이 시작한다고 한다. 13박툰이 끝나는 날이 2012년 12월 21일이다. 이 거대한 주기가 끝나는 것을 두고 많은 사람이 2012년 종말론을 말한다. 하지만 12월 22일 새로운 해가 떴다.
2012년 12월 22일은 마야력의 한 주기가 끝나고 새로운 주기가 열리는 날이지 세상의 종말을 뜻하는 게 아니다. 지금은 회갑잔치를 하지 않지만 회갑은 인생의 새로운 주기의 시작이라는 의미에서 잔치를 열고 새로운 주기를 맞이하는 날이었다. 끝이 꼭 마지막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이 땅, 대한민국에 2012년 12월 19일은 종말을 경험한 날이다. 마치 21일 종말을 예고하듯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21일 종말을 끝내고 이제 22일 새로운 시작을 맞아야 한다. 시인 정희성은 <병상에서>에서 "실패한 자의 전기를 읽는다 /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 새로운 실패를 위해"서라고 노래했다. 병상에서 일어나 새로운 실패를 준비해야 한다. 오늘은 절망의 시작이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위한 새로운 시작이다.
이진경이 레닌에 대해 말한 실패를 오늘 다시 곱씹어야 한다. '실패로 귀착된 성공 요인을 찾'아야 한다. 실패를 넘어 진정한 성공이 성공일 수 있는 그 날을 위해.
그 실패 속에서 실패를 사유한다. 그렇지만 실패를 사유한다는 것은 단지 그 실패의 원인을 찾는 것도, 그 실패의 책임자를 찾는 것도 아니다. 거꾸로 실패를 사유한다는 것은 실패로 귀착된 어떤 성공의 요인을 찾는 것이다. … 실패가 진정 실패인 것은 그것이 거대한 성공 끝에 온 것이기 때문이고, 성공이 진정 성공일 수 있는 것은 그런 실패를 넘어설 수 있을 때이기 때문이다.
해우소
2012년 12월 19일 그리고 12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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