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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間/향기로운 시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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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 노랫말 '시월' 심수봉이 부른다 심수봉의 신보에 기형도시인의 노랫말이 있다. 기형도 시, 심수봉이 부른다에 보면 19년전에 작곡한 곡이지만 지금에야 음반에 수록되었다고 한다.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 - 질투는 나의 힘 시월 - 심수봉 시월 - 기형도 1 흩어지는 그림자들, 모두 한곳으로 모이는 그 어두운 정오의 숲속으로 이따금 나는 한 개 짧은 그림자가 되어 천천히 걸어 들어간다 쉽게 조용해지는 나의 빈 손바닥 위에 가을은 둥글고 단단한 공기를 쥐어줄 뿐 그리고 나는 잠깐 동안 그것을 만져볼 뿐이다 나무들은 언제나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작은 이파리들을 떨구지만 나의 희망은 이미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너무 어두워지면 모든 추억들은 갑자기 거칠어진다 내 뒤에 있는 캄캄하고 필연적인 힘들에 쫓기며 나는 내 침묵의 심지를 조금 낮춘다 공..
잊고있던 책 한 권 : 강철군화 다른 이유로 인터넷을 기웃거리던 중 눈에 띄는 포스트를 발견하였다. 강철군화, 독점자본주의의 미래였다. 아 '강철군화'라는 것이 있었지 하고 책을 뒤져 보았다. 책의 내용도 잘 기억이 없다. 포스트에 나온 내용처럼 내가 가지고 있는 책은 한얼에서 나온 87년 7월 초판이다. 책이 꽤 팔린 모양이다. 90년 5쇄까지 인쇄를 하였다니.. 그 이후로 얼마나 찍었을까 과연 이런 책이 팔릴까? 2007년 12월 19일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아쉬움의 연속이다. 내가 가입한 독서클럽에 이 책을 읽고자 한다면 같이 볼까? 의문이다. 연말이 가기전에 나라도 다시 읽어 보아야 겠다. 첵의 내용은 도무지 기억이 없다. 덧붙임_ 내가 이 책을 다시 읽는다고 뭐가 달라질까? 세상이 변할까? 내가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를 모..
그 사람이 없는 것은 세계를 잃는 것 기억 - 문정희 한 사람이 떠났는데 서울이 텅 비었다 일시에 세상이 흐린 화면으로 바뀌었다 네가 남긴 것은 어떤 시간에도 녹지 않는 마법의 기억 오늘 그 불꽃으로 내 몸을 태운다 빈자리의 아쉬움이 커지고 있다. '서울이 텅 비었다'는 시인의 말처럼 아무도 없다. '내 몸을 태'우며 떠난 '한 사람'을 그리워 한다. 세계를 한 사람으로 축소하는 것이 사랑이라고 했다. 그러면 그 사람이 없는 것은 세계를 잃는 것 아닌가. 그러나 영원에 버금가는 기억이라는 것이 있다. 그가 떠나고 남긴 것은 마법의 기억, 그것만으로 다시 세계를 되찾는 것이 시인의 기억이다. 어쩌면 그 기억이 한 사람의 존재보다 더 크고 뜨거운 불꽃이 되지 않으리오.
'차라리 시를 가슴에 묻'을 수만 있다면 : 정희성을 생각하면서 나는 나의 말로부터 해방되고 싶고, 가능하다면 나 자신으로부터 해방됐으면 싶다. "신동엽의 노트를 열다"을 포스팅하면서 신동엽을 생각하고 다시금 시집을 꺼내 보았다. 먼지가 뽀얐게 묻어있는 시집들이 안타까워 보였다. 한때는 '詩의 시대'라고 하였던 시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詩는 찾아 볼 수가 없다. 정희성. 그를 알게 된지가 벌써 20년하고도 수년이 지났다. 지금까지 시집 4권을 내었다. "답청(1974- 재간 1997)", "저문 강에 삽을 씻고(1978)",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1991)" 그리고 "詩를 찾아서(2001)"이다. 詩를 찾아서 정희성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정희성이 나에게 준 가장 강한 두가지 인상은 74년 받은 것이다. 그 첫째는 어느 고등학교에 근무하던 그가 대학원을 수료하..
소록도 : 당신들의 천국 신문을 보다 소록도에 관련된 기사를 보았다. 나에겐 소록도는 이청준의 소설 '당신들의 천국'과 한하운 시인 밖에는 다른 기억이 없다. 어디에 있는지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아니 아직도 소설속의 그들이 그렇게 살고 있는지 아무런 관심도 없는 '이방인'의 나라이었다. 참 조 : 바다와 편견에 갇힌 섬 소록도 섬 모양이 ‘아기 사슴’을 닮아 소록도(小鹿島)라고 불리는 섬. 여의도의 1.5배, 섬 둘레 14km의 자그마한 이 섬에 들어가면 한편으론 놀랍고, 한편으론 불편하다. 섬은 1916년 일제강점기에 한센병 환자들을 집단 수용하면서 문을 닫아걸었다. 거의 날것 그대로인 이곳의 자연은 그 덕분이다. 중앙공원엔 아름드리나무 빽빽하고 바닷가엔 소나무 숲 울창하다. 여기저기 노니는 사슴 떼가 한가롭다. 아름다움..
읽는 것이 힘이다 스테디셀러라고 하고 꼭 좋은 책은 아니다. 하지만 읽어 볼 만한 책일 것이다. 얼마나 읽었나 보니 10개중에서 안도현의 '연어', '향수' 그리고 '상실의 시대'를 읽어 보지 않았다. 왠지 일본작가의 책은 읽어 본 기억이 거의 없다. 영화도 마찬가지이다. 나만의 엘러지일지도 모른다. 낙원구 행복동에 살던 우리의 난장이는 어디로 갔는가? 좋은 책은 시간을 뛰어넘는다 ◆읽는 것이 힘이다◆ `100쇄 돌파`는 책에 주어지는 커다란 영광이다. 100쇄를 돌파했다는 건 100번을 인쇄기에 걸었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오래 사랑받았다는 증거다. `쇄`와 판매부수는 다르다. 1쇄에 찍는 부수는 책의 종류나 출판사마다 다르기 때문에 쇄가 많다고 무조건 부수가 많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쇄를 거듭했다는 건 그만큼 꾸준한 ..
아내가 결혼했다 - 발칙한 상상 아내가 결혼했다. 문학상 당선작이고 제목이 발칙하여 호감이 간 책이다. 토요일에 사서 일요일에 다 읽었으니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린 것은 아니다. "아내가 결혼했다"는 제목의 낚시질과 세간에 떠도는 말 때문에 샀는데 다른 사람들의 인식은 별반 좋지 않다. [사진 출처 : 재능세공사의 아지트 - 열정재능연구소 ] 아내가 결혼했다 남자가 두 여자를 사랑하는 것을 許할 수 있을까? 여자가 두 남자를 사랑하는 것을 許할 수 있을까? 내가 그 남자라면 그 상황을 허용할까? 일반적으로 중혼이란 남자가 두 여자를 거느리는 상황이다. 이것은 반대이다. 여자가 두 남자를 거느린다.(?) 발칙한 발상은 좋다. 한번쯤은 짚고 넘어가야 할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란 생각이 자꾸 든다. 어찌보면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늘 남자의..
가난한 사랑 노래 - 신경림 가난한 사랑 노래 -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 농무 - 신경림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 대원의 호각 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 없이 뇌어 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 소리도 그려 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
깊이 잠든 이끼의 샘 - 『꽃과 그늘』- 김지하 『꽃과 그늘』- 김지하 「후기」 깊이 잠든 이끼의 샘 출처 : http://www.artnstudy.com/kimjiha/Literature/Poem/Poem_form_07.asp?page=01 1 내 생애에 시나 글에 관한 얘기를 처음으로 들은 것은 언제였고 또 그 내용은 무엇이었을까? 몇 가지 금세 떠오르는 기억들이 있긴 있다. 그런데 그것은 과연 나의 시와 참으로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 "글을 쓰려거든 똑 이렇게 써야 한다. 백두산 꼭대기에서 어떤 놈이 방귀를 뻥 하고 냅다 뀌면 한라산 꼭대기에서 다른 한 놈이 ‘어이 쿠려!’ 이렇게! 또 이렇게! 영광 법성포 칠산바다에서 조기가 한 마리 펄쩍 하늘로 뛰어올라 강릉 경포대 앞바다에 가서 풍덩 하고 떨어진다. 뭐 이렇게! 알겄냐?” 내가 일곱 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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