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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각의 링과 삶의 정글은 다르지 않다 : 레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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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루크가 맡은 퇴물 레슬러 '더 램' 이 연기인지 실제 미키 루크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 미키의 연기가 뛰어나 영화에 몰입할 수 있다. 이것이 영화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영화 전반에 미키밖에 보이지 않는다. 미키를 위한 영화다. <신 시티>에서 자신의 존재를 알린 이후 아직도 존재함을 알려준 영화다.

미키에게는 좋은 영화이지만 영화를 보는 나에게는 영화의 완성도에 고개를 가우뚱하게 한다. 하지만 그러한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꼭 봐야한다고 말하고 싶다. 퇴물 레슬러의 애환, 외로움 등을 나의 모습으로 투영되어 보여준다. '더 램' 이 몇 년 후 나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레슬링 장면의 카메라 워크는 울렁증을 느끼게 한다. 내가 레슬러의 시야에서 서로 상대방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퇴물 레슬러의 시각으로 영화를 전달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아무도 옆에 없는 - 몰론 그 이유가 자신의 원인 제공에 의한 것이지만 - 혼자만이 세상이 동떨어져있다. 그러한 외로움은 그 만이 느끼는 것이 아니고 모든 이가 느끼는 감정이다. 불현듯 돌아보니 내 곁에는 아무도 없음을 느꼈을때의 공허함이란 이루 말 할 수가 없다. '더 램' 은 누구보다도 그것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또 그가 내가 아닐까하는 생각에 묘한 기분이 들었다.

'더 램'이 여타한 사정으로 레슬러를 그만두고 마트에 일자리를 구하고 처음 들어가는 장면은 이 영화의 압권이다. 아우성치는 함성은 '링' 만이 사투를 벌이는 경기장이 아니라 살아가는 모든 것이 '링' 과 동일함을 보여준다. 그를 통하여 삶의 정글이 존재함을 일러준다.

어찌보면 마무리가 아쉬운 점도 있다. 하지만 '사각의 링' 과 '삶의 정글' 이 다르지 않음을 우리에게 보여주려고 함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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